태영 사업장 60곳… 정부 "계약자 피해 최소화"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김경렬 2023. 12. 2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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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개 사업장 1만9869세대 공사
7400여세대 분양보증 가입안돼
<금융위원회 제공>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함에 따라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정부는 이날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등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한 분양계약자·협력업체 보호, 부동산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현재 관심은 현재 진행 중이 사업을 어떻게 '질서있게' 정리하느냐 여부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는 태영건설의 위기를 몰고 온 주범이다. 태영건설 관련 PF 사업장은 총 60개(올해 9월 말 기준)다. 정부는 각 사업장의 유형과 사업 진행상황에 따라 PF 대주단 협약과 PF 정상화 펀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주택금융공사 PF 사업자보증, HUG 분양보증 등을 통해 정리 수순을 밟도록 할 방침이다.

사업성과 공사진행도가 양호한 사업장은 주금공의 지원을 바탕으로 대주단과 시행사가 기존 계획을 진행한다. 이미 분양이 진행된 주택 사업장은 유사 시 HUG의 분양계약자 보호조치가 가능하다.

정상적인 사업진행이 어려운 사업장은 대주단과 시행사가 시공사 교체, 재구조화, 사업장 매각 등을 추진한다. 이 경우 PF 대주단 협약을 통한 원활한 의사결정, PF 정상화 펀드 등을 통한 재구조화 및 매각 지원 등이 이춰진다.

이미 분양이 된 주택 사업장 처리도 관건이다. 현재 태영건설이 공사 중인 주택사업장 중 분양이 진행돼 분양계약자가 있는 사업장은 22개(1만9869세대). 이 중 14개 사업장(1만2395세대)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에 가입된 곳이다. 다른 6개 사업장(6493가구)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진행하는 것이며 나머지 2곳은 신탁사나 지역주택조합보증이 시행하는 사업장이다.

태영건설은 이들 사업장에 대해 계속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워크아웃에 들어가도 공사는 계속 진행되며 현재 현장도 아무 문제 없이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HUG 분양보증에 가입된 사업장의 공사가 중단될 경우 HUG는 공사 진척 수준에 따라 시행사 역할을 대신해 남은 공사를 진행하고 수분양자를 입주시킬 수 있다. 그러나 HUG가 시행사 역할을 대신해 공사를 진행할 경우 공사 재개 지연 등으로 입주가 계약 당시 제시한 일정보다 지연될 수 있다.

만약 분양계약자의 3분의 2 이상이 희망하면 공사를 포기하고 그간 납부한 분양대금을 돌려주게 된다. 이는 납부한 분양대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원금만 지급하기 때문에 수분양자가 분양대금을 대출 등으로 조달해 이자가 발생했다면 이 부분은 손실이 된다.

정부는 LH가 시행하는 사업장 6곳도 태영건설이 시공을 계속하지 못할 경우 시공사를 교체해 사업을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디. 분양 이행을 통해 분양계약자가 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신탁사나 지역주택조합보증이 시행하는 사업장 2곳은 이해 관계자 간 공사 계속 여부, 시공사 교체 여부 등을 통해 협의하게 된다. 정부는 이 사업장에 대해서도 사업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하지만 태영건설의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돼 입주한다고 해도 아파트 브랜드 가치 하락 등에 따른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작년 레고랜드 사태 때와는 달리 국내 금융 시장이 안정돼 있고 태영건설 이슈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이 대비해 온 만큼 시장 충격은 크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불안 심리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 하에 현재 운영 중인 시장안정 프로그램들의 규모와 내용을 적시에 대폭 확대·보완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이번 워크아웃 신청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건설사 발행 회사채·기업어음(CP)과 건설사 보증 PF-ABCP에 대한 차환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하고, PF-ABCP를 장기 대출로 전환하기 위한 보증 프로그램도 증액한다. 저신용 기업들의 시장성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P-CBO 프로그램도 규모를 확대키로 했다.

금융권의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져는 4조5800억원(태영건설 직접 여신 5400억원, 태영건설 자체 시행중인 PF사업장 29개, 익스포져 4조300억원)이다. 익스포져를 보유한 금융회사 총자산의 0.09% 수준이다. 익스포져 대부분은 손실흡수능력이 양호한 은행·보험업권이 보유 중이다.

다만 정부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추진 상황에 따라 부동산 PF 시장 및 금융권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비하기 위해, 금융기관이 PF 사업장별 사업성 등을 감안해 충당금 적립을 당부할 계획이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이날 논의가 신속히 이행되도록 지난 12월 11일 설치한 관계부처 합동 종합 대응반을 통해 대응방안을 조속히 이행할 계획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향후 워크아웃 과정에서 태영건설의 철저한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채권단과의 원만한 합의와 설득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며, 이 과정에서 시장참여자의 신뢰와 협조가 필요하다"며 "정부도 부동산 PF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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