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첫 달 착륙선 발사 ‘초읽기’…다음달 8일 우주로
한 달여 비행 뒤 내년 2월23일 월면 착륙 시도
성공하면 국가 주도 우주개발 전환 계기
세계 첫 민간 달 착륙선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다음달 8일 미국 기업 애스트로보틱이 개발한 달 착륙선 ‘페레그린’이 지구를 출발해 내년 2월 월면에 내릴 계획이다.
페레그린이 달 착륙에 성공한다면 반세기 넘게 국가 중심으로 전개됐던 우주개발 방향이 민간이 참여하는 형태로 전환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 등은 27일(현지시간) 애스트로보틱이 개발한 무인 달 착륙선 페레그린이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대기 중인 ‘벌컨 센타우르 로켓’ 최상단에 실렸으며, 현재 최종 점검 단계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애스트로보틱에 따르면 페레그린은 다음달 8일 발사될 예정이다. 달 착륙은 내년 2월23일에 시도한다.
페레그린이 정상 발사돼 달 표면에 안착하면 사상 첫 민간 달 착륙선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다. 지금까지 달 표면에 자국 깃발을 꽂은 국가는 구소련과 미국, 중국, 인도 등 4개국인데 모두 정부 주도로 월면 착륙이 추진됐다. 페레그린이 달 착륙에 성공한다면 반세기 넘게 유지되던 정부 주도의 달 탐사와 우주개발 흐름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는 셈이다.
페레그린의 모습은 대형 식탁과 비슷하다. 높이는 1.9m, 폭은 2.5m다. 하단에 다리 4개가 달렸다. 알루미늄 소재 몸체를 지녔고, 꽁무니에 추진기가 달렸다. 달에 내릴 때 추진기를 켜 착륙 속도를 적절히 줄인다. 이를 통해 월면에 충돌하는 일을 피하게 된다.
페레그린 내부에는 첨단 분광기를 포함한 탑재체가 총 20개 실린다. 월면에서 얼음의 흔적을 찾고, 무인 탐사 차량도 운영할 계획이다. 페레그린을 달로 날려 보낼 벌컨 센타우르는 보잉과 록히드마틴이 함께 설립한 기업인 ULA가 제작한 로켓으로, 높이가 61m에 이른다.
민간기업의 달 착륙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일본 기업 아이스페이스는 달 착륙선 ‘하쿠토-R 미션1’을 달 근처까지 접근시켜 월면을 향해 하강시키는 데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월면 착륙을 눈앞에 둔 마지막 순간에 기계적인 이상이 생겼다. 이 때문에 하쿠토-R 미션1은 월면에 충돌했다.
이 착륙선 안에는 지름 8㎝짜리 공 모양 로봇과 함께 무인 탐사차량이 실려 있었지만, 모두 임무를 시작해 보지도 못했다. 앞서 2019년 이스라엘 기업 ‘스페이스일’의 ‘베레시트’도 엔진에 문제가 생기면서 월면에 충돌하며 달 착륙에 실패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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