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태영건설, SBS 매각 가능성은…금융위 “대주주 판단”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피에프)이 방아쇠(트리거)가 돼 건설업과 금융시장으로 불안감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 등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태영건설의 유동성 위기에 기업 특수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시장 전반으로 위기가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의 브리핑 답변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까지 가게 된 배경은 뭔가.
“부동산 시장 호황과 저금리 시대에 태영건설이 외형을 많이 늘렸는데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피에프 사업장의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유동성 문제가 발생했다. 도급계약 위주인 다른 건설사에 비해 태영건설은 자체 시행을 많이 한 것으로 본다. 그 과정에서 사업이 진전이 안 되면서 우발채무가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했다. 태영건설 특유의 문제로 인해 어려움이 커진 만큼 건설업 전반의 문제로 보기 곤란하다.”
—태영건설 외에 다른 건설사로 위기가 전이되는 것은 아닌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때처럼 시장이 출렁이진 않을지 우려가 있다.
“글로벌 거시경제 상황은 레고랜드 사태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안정적이다. 시장 불안심리가 확산하면 건실한 기업도 살아남기 어렵다. 심리를 관리해 나가면서 양호한 사업장에는 적극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피에프 사업장 자체의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태영건설 리스크는 다 노출된 리스크이기 때문에 충분히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건설업 불안 확산 방지를 위해 추가적인 건설업 종합지원 대책도 내놓을 예정이다.”
—태영건설의 자구책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도 관심이 많다. 계열사 매각이나 대주주의 사재 출연 등이 언급되는데.
“올해 초 태영건설이 1조원 규모로 자구 노력을 했지만 시장의 신뢰를 받지 못한 면이 있다. 이번에 추가 자구책을 산업은행에 제출했고 이를 바탕으로 절차가 진행 중이다.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추가 노력과 사업장 정리 등을 거쳐 내용이 나올 것으로 안다. 태영인더스트리 지분, 골프장 매각 금액 등 대주주가 일부 사재 출연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에스비에스의 매각 가능성과 관련해선 대주주의 판단이라 이야기하기 적절하지 않다.”
—금융당국이 앞서 ‘옥석 가리기’를 언급한 바 있다. 태영건설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리에 나서는 것인가.
“금융당국에서는 일관되게 피에프와 건설업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표현의 문제일 뿐, 옥석 가리기나 구조조정 모두 연착륙이다. 정부 입장이 특별하게 바뀐 것은 없지만 시장에서 정리나 재구조화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경착륙(하드랜딩)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업계 전반으로의 위기 확산 우려가 크지 않다고 강조하는데, 그렇다면 특정 회사만 정부가 도와주는 꼴이 되는 것은 아닌지.
“한국의 금융시스템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으로 봐야 한다. 워크아웃이라는 것은 회사가 자구안을 제출하는 것이므로 기본적으로 태영건설이 돈을 내고 채권단이 시간을 주는 것이지, 세금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관계자들이 시장 원칙과 상식에 기초해 정상화하는 것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허그)의 지급 보증은 시장 안정 노력의 일환이다. 정책금융기관들이 늘 부여받은 임무고 기관 여력도 있다. 특별히 세금 넣어서 진행한다고 보는 것은 오해고,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채권단 협의 과정에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워크아웃의 전제 조건은 △충분한 자구 노력 △채권단의 협의와 협조 △시장의 신뢰 △전반적인 경제 회복 등이다.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오늘 워크아웃 신청을 한 건에 대해서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를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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