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중동戰에 전세계 무기 주문량 '사상 최고'…韓 기업 수혜 1위

2년만에 약 100조원↑…한화에어로 신규 주문 급증
세계 방위비도 최고치 경신…공급이 수요 못 따라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올해 전세계 무기 주문량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주요 방산업체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신규 주문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자료를 자체 분석해 "세계 최대 방산업체들의 수주액이 2년만에 10% 이상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SIPRI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영국의 BAE시스템스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15개 방산업체들의 수주 잔액은 2020년 7012억 달러(약 904조원)에서 7776억 달러(약 1003조원)로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정부들의 방위비 역시 3.7% 증가한 2조2400억 달러(약2889조원)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올해도 이어졌다. 올 상반기 이들 업체의 수주 잔액은 총 7640억 달러(약 985조원)로 기록됐다.

FT는 "유럽의 군사비 지출은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고갈된 자국 무기 비축량을 보충하는 차원에서 30년 만에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의 무기 수출 규모는 2000년 전 세계 31위에서 지난해 세계 9위로 크게 올랐다. 이는 지난 2년간 동유럽 국가에서 K9 자주포 등 국산 무기를 대거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규 주문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수주 잔액이 2020년 24억 달러(약 4조원)에서 지난해 152억 달러(약 19조원)로 급증했다.

이외에도 우크라이나에 대거 공급된 레오프르트 전차를 만드는 독일 라인메탈의 수주 잔액도 2020년 148억 달러(약 20조원)에서 2022년 279억 달러(약 36조원)로 증가했다.

한편 이런 주문량 증가에도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FT는 유럽과 미국의 일부 방산업체들이 공급망 차질과 노동력 부족 등으로 공급량을 크게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SIPRI가 상위 1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 무기 판매 수익은 지난해 총 5970억 달러(약 770조원)로, 실질 매출 규모 기준을 감안했을 때 2021년 대비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