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팔경 제1경 ‘삼척 죽서루’ 국보 문화재로 승격

강원도 삼척을 대표하는 문화재인 ‘죽서루’가 국보로 승격됐다.

삼척시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죽서루가 역사적·문화적·건축적·건축사적·경관적 측면에서 탁월한 가치를 인정받아 국보로 승격됐다고 28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지난 10월 27일 죽서루를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로 지정 예고한 바 있다.

삼척 죽서루 전경. 삼척시 제공

죽서루는 관동팔경 가운데 제1경이자 자연주의 건축 백미로 평가받는 건축물이다. 처음 세워진 시기에 대한 명확한 기록은 없다. 고려시대 문인 김극기가 죽서루에 올라 지은 시가 전해지는 점을 근거로 12세기 경 창건됐다고 추측할 뿐이다. 이후 조선 태종 3년(1403년)에 중건된 후 중종 25년(1530년) 남측, 정조 12년(1788년) 북측을 중축해 현재 모습이 완성됐다.

이번 국보 지정으로 강원도는 13번째 국보를 갖게 됐다. 건축물로서는 1962년 지정된 강릉 임영관 삼문 이후 60년 만이다.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탄생한 첫 국보이자 관동팔경 중 유일한 국보 문화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삼척시는 2020년부터 죽서루 국보 승격을 위한 준비를 시작, 문화재 지정 연구용역과 학술 세미나 등을 개최했다. 2021년 12월에는 삼척 도호부 관아지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됨에 따라 죽서루가 관아의 부속 건물로서 완전성을 갖추게 됐다.

이 과정을 통해 삼척시는 죽서루 국보 승격 당위성과 국보 지정 가치성을 재확인했다. 2022년에는 강원도 사전심의를 거쳐 문화재청에 국보 지정을 신청했고, 문화재청은 2023년 3월 죽서루 현지를 실사했다.

삼척 죽서루 전경. 삼척시 제공

삼척시는 죽서루 국보 승격을 위한 범시민 운동을 전개, 3만6000명에게 서명을 받아 문화재청에 전달했다. 또 국보 승격 분위기 조성을 위해 죽서루 경내에서 생생 문화재 활용사업, 이승휴 백일장·사생대회, 죽서루 답사 프로그램 등 각종 문화예술 행사를 꾸준히 진행했다. 이를 통해 죽서루의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창조하는 한편 시민을 위한 문화공연 공간 등으로 활용함으로써 도심 속 역사문화공원으로 자리 잡도록 노력해왔다.

지난달 23일에는 강원대 삼척캠퍼스 그린에너지연구관에서 강원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와 전통문화연구소 주관으로 죽서루 국보 지정 염원을 담아 ‘삼척학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서는 죽서루의 건축적 특성을 고찰하는 기획 주제를 바탕으로 전문가 발표와 토론이 펼쳐졌다.

삼척시는 죽서루 국보 승격을 기념해 이날 오후 2시 죽서루 경내에서 최응천 문화재청장, 김명선 도 행정부지사, 박삼수 삼척시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를 열었다.

박수옥 삼척시 문화홍보실장은 “앞으로 죽서루를 활용한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를 개최해 삼척시민들의 문화적·지역적 자부심과 긍지를 높일 수 있도록 죽서루를 역사와 문화가 늘 함께하는 문화유산으로 활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척=배상철 기자 b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