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한국 바둑은 신진서 천하···통산 5번째 MVP 수상
올해도 어김없는 ‘신진서 천하’였다. 한국 바둑의 최강자 신진서 9단이 통산 5번째 바둑대상 최우수기사상(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신진서는 28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2023 바둑대상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52.19%, 네티즌 투표 87.26% 등 합계 62.71%의 지지로 MVP에 올랐다. 신진서는 2018년 첫 수상을 시작으로 2020년부터 올해까지 MVP 4연패를 달성하며 통산 5번째 수상에 성공했다. 신진서는 이 밖에 다승상, 승률상, 연승상에 네티즌들이 뽑는 인기기사상까지 거머쥐며 2023년을 자신의 해로 각인시켰다.
신진서의 2023년은 대단했다. 지난 8월 제9회 응씨배 결승에서 셰커 9단(중국)을 꺾고 우승, 14년 만에 한국에 응씨배 우승 트로피를 안겼고 10월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금메달, 그리고 이달에 열린 LG배에서 결승에 오르는 등 국제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여기에 국내무대에서도 6관왕을 차지하며 48개월 연속 랭킹 1위라는 기염을 토했다.
그 과정에서 따라온 기록들도 대단했다. 신진서는 올 한 해에만 무려 111승(15패)을 기록, 역대 최초로 단일 시즌 100승을 달성한 기사가 됐다. 여기에 모두가 지켜봤던 승률 90%는 아깝게 놓쳤지만 88.10%의 승률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연승 또한 29연승으로 다른 기사들과 비교를 불허했다.
신진서는 “올해 아쉬웠던 순간들도 많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접어두겠다”며 미소를 지은 뒤 “내가 바둑을 처음 시작할 때 목표는 이창호 사범님이었다. 하지만 그 목표는 잠시 접어두고, 팬들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바둑을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최정 9단과 김은지 9단의 대결로 압축됐던 여자기사상에서는 최정 9단이 수상에 성공했다. 10년 동안 여자랭킹 1위로 군림하고 있는 최정은 올해 여자 세계대회인 센코컵과 오청원배를 모두 따냈으며, 여자국수전과 닥터지 여자최고기사결정전, IBK기업은행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여기에 남녀기사 모두 우승을 다투는 종합기전인 GS칼텍스배에서도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은지는 여자기사상은 최정에게 내줬지만 여자 다승상과 승률왕을 거머쥐며 ‘포스트 최정’의 선두주자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이 밖에 생애 한 번만 받을 수 있다는 최우수신인상은 남자부에서는 명인전에서 신진서를 제압해 화제를 모았던 박지현 6단이, 여자부에서는 박소율 3단이 차지했다. 평소 바둑계 발전에 힘쓴 이들에게 수여하는 공로상은 정우택 국회부의장과 엄민용 스포츠경향 선임기자가 수상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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