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노인 4만2000명, 한 달에 얼마나 벌까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가는 이른바 ‘폐지 줍는 노인’이 전국에 약 4만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28일 나타났다.
이들은 하루 평균 5.4시간, 주 6일 일하는데도 한 달에 약 15만9000원을 버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간당 최저임금(9620원)의 12.7%인 1226원을 버는 것이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의뢰해 올해 6월부터 12월까지 전국의 폐지 수집 노인 10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폐지 수집 노인 실태조사’ 결과다.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내년엔 ‘폐지 수집 노인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노인 일자리 사업을 연계해 이들에게 최대 월 76만원의 소득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전국의 폐지 수집 노인 규모는 약 4만2000명으로 추산됐다. 평균 나이는 76세로, 남성(57.7%)이 여성(42.3%)보다 많았다.
이들이 폐지 수집을 하게 된 이유는 생계비 마련(54.8%), 용돈 마련(29.3%) 등 대부분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었다. 실제 폐지 수집 노인의 월평균 개인 소득은 기초연금 등을 더해도 총 74만2000원, 가구 소득은 113만5000원에 그쳤다. 2020년 노인 실태조사 결과 전체 노인의 개인 소득(129만8000원), 가구 소득(252만2000원)과 비교해봐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조사에 응한 폐지 노인의 85.3%가 ‘필요한 지원’으로 ‘현금 지급 등 경제적 지원’을 꼽았다. 다음으로는 식료품 지원(36.9%), 생활용품 지원(26.9%), 일자리 지원(18.6%), 기초생활수급자 선정(12.6%) 등이 뒤를 이었다.
건강 상태도 나빴다. 폐지 수집 노인 중 ‘우울 증상’을 보이는 이들이 39.4%로, 전체 노인 중 우울증 비율(13.5%)에 비해 2.9배 높았다.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내년 초부터 지자체와 함께 ‘폐지 수집 노인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관리 체계를 구축해 노인 일자리 사업과 복지 서비스 연계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폐지 줍기보다 소득이 높은 다른 일자리로 연결해주겠다는 것이다.
75세 이상 노인 등 약 2만2000명은 학교 앞 교통 도우미나 환경 정비 활동 등으로 월 29만원까지 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또 근로 능력이 높거나 소득 활동 욕구가 큰 노인 약 1만1000명은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안전요원, 아동 시설 안전점검원 등으로 일하게 해 월 76만원까지 소득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전국 폐지 수집 노인 4만2000여명이 모두 노인 일자리 사업 연계를 받으려면 약 925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복지부는 “노인 일자리 연계를 원하지 않고 계속 폐지를 줍겠다고 하는 노인들은 ‘(가칭) 폐지 수집 시장형 사업단’으로 연계해 월 37만원 이상 소득을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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