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수집 노인, 주 6일 일해야 15.9만원 벌어…최저임금 13% 수준
지자체 전수조사 통해 노인일자리 연계…복지 현황 점검하고 위기 지원
(세종=뉴스1) 김유승 기자 = 폐지 수집 노인들은 평균 하루 5.4시간씩 주 6일 일해 월 15만9000원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수입은 1226원으로 최저임금의 13% 수준이었다.
폐지수집 노인의 월 평균 가구 소득은 113만5000원으로 전체 노인 가구소득인 252만2000원의 절반에 못 미쳤다. 우울 증상 보유 비율은 39.4%로 전체 노인의 약 3배에 달했다.
보건복지부는 28일 폐지수집 노인의 현황, 활동 실태 등이 담긴 '2023년 폐지 수집 노인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폐지 수집 노인 1035명을 대상으로 1대1 대면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폐지노인 주 6일 일해 16만원 미만 벌어…'우울 증상' 전체 노인 3배 수준
폐지수집 노인의 평균 연령은 76세, 남성 비율은 57.7%로 나타났다.
폐지 수집 노인은 평균적으로 일 5.4시간, 1주 평균 6일의 폐지수집 활동을 통해 월 15만9000원을 벌었다. 시간당 수입으로 환산하면 1226원으로 최저임금의 13% 수준이다.
폐지 수집 활동을 하는 목적은 '생계비 마련'이 54.8%로 가장 많았다. 이외 '용돈이 필요해서' 29.3%, '건강 관리' 9.1% 순이었다.
시작 동기는 '타 직종 구직 곤란'이 38.9%로 많았고, '현금 선호'(29.7%), 자유로운 활동(16.1%) 등이 있었다.
향후에도 폐지 수집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88.8%였다. 다만 건강 상 문제로 중단할 수 있다는 응답은 72.5%, 납품 가격 하락으로 그만 둘 수 있다는 응답은 8.0%였다.
폐지 수집 노인들의 애로사항은 '폐지 납품 단가 하락'이 81.6%로 가장 높았다. 이어 '폐지수집 경쟁 심화'(51%), '날씨'(23%) 등이 뒤를 이었다.
필요한 지원으로는 현금 지급 등 경제적 지원을 85.3%가 꼽았다. 식료품 지원(36.9%)이나 생활 용품(26.9%), 일자리 지원(18.6%), 기초생활수급자 선정(12.6%) 등 응답 비율도 높았다.
폐지 수집 노인의 월 평균 개인소득은 74만2000원, 가구 소득은 113만5000원으로 조사됐다. 2020년 노인실태조사를 통해 조사된 전체 노인의 개인소득 129만8000원과 가구 소득 252만2000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들의 93.2%는 기초연금을 받고 있었다. 공적연금 수급자는 24.9%,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는 12.7%였다.
폐지 수집 노인의 주된 소득원은 기초연금이 49.9%로 절반이었고, 폐지 수집 활동 15%, 공적연금 13.9%, 기초생활보장급여 9.6% 순으로 집계됐다. 총 소득에서 기초연금과 폐지수집 활동 수입의 비중이 65%에 이르는 셈이다.
폐지 수집 노인 중 스스로 건강하다고 인지하는 비율은 21.4%, 건강하지 않다고 인지하는 비율은 32.7%였다. 전체 노인의 응답 비율이 56.9%, 14.7%라는 점에서 폐지 수집 노인은 전체 노인보다 덜 건강하다고 인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울 증상 보유 비율은 39.4%로 전체 노인(13.5%)보다 2.9배 높았다.
노인일자리 사업을 알고 있는 비율은 79%, 노인일자리 참여 의향이 있는 비율이 47.3%였다. 반면 현재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비율은 9%에 그쳤다.
미참여 사유는 '폐지수집이 익숙해서' 37.9%, '즉시 현금 수입' 14.8%, '혼자 일하기 선호' 12.6%로 나타났다.
◇정부 "노인일자리 연계하고 기존 복지서비스 연계"
보건복지부는 이번 실태조사를 위해 확보한 고물상 명단을 시군구에 공유하고, 시군구는 고물상을 방문해 폐지 수집 노인의 인적 사항을 확보하는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폐지 수집 노인 지원 표준 조례안을 마련해 지자체에 안내하고, 지자체가 조례 제·개정을 통해 체계적으로 폐지 수집 노인을 지원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시군구는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폐지 수집 노인의 연령, 역량, 근로 욕구 등에 기반한 맞춤형 노인일자리를 연계할 예정이다.
75세 이상 활동 후기 고령층은 연령·건강 등을 고려해 공익활동형 참여를 유도하고, 높은 소득 활동 욕구가 있는 노인은 보다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사회서비스형으로 안내한다는 계획이다.
폐지수집 활동을 지속하려는 노인은 폐지수집 활동과 유사한 가칭 '자원 재활용 시장형 사업단'으로 연계해 행정관리 체계 내에서 안정적인 활동을 보장하기로 했다.
현재 운영 중인 폐지수집 활동 유사 시장형 사업단에 약 2500명의 노인이 참여해 월 평균 38만 원의 수입을 얻고 있는데, 정부는 이러한 사업단을 확대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외에도 폐지수집 노인에 연계된 보건복지 서비스 현황을 점검하고, 미신청 또는 누락된 제도를 추가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기초생활보장제도, 기초연금 등 공적 제도에서 누락된 경우 신청해 소득 보장을 받도록 하고, 가능한 경우 긴급지원제도 등 연계를 통해 위기 상황을 극복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 폐지수집 노인 가구원 중 우울증·치매 등 복잡한 문제를 가진 경우에는 시군구 희망 복지 사업단의 통합사례관리를 지원해 개별 보건·복지 욕구에 기반한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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