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사재 출연·SBS 지분 매각 등 고강도 자구해야"(종합)

이효정 2023. 12. 2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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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일 채권단협회의 논의…상거래채권은 모두 상환키로
태영건설 PF 사업장 60곳 옥석 가려 시공사 교체·매각
금융권 익스포저 4.6조...시장안정프로그램 가동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정부가 태영건설 대주주의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전제로 채권단의 지원을 유도할 방침이다. 태영건설 측은 이미 일차적인 자구 계획을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그러나 내년 1월 3일 열리는 채권단협의회에서 추가 자구를 요구하고, 태양건설이 받아들여야 11일 워크아웃이 개시될 전망이다.

태영건설은 계열사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소유 골프장 담보 대출을 통해 1조원 정도의 자구를 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사채 출연 규모와 에코비트 매각·SBS 지분 매각도 필요하다고 보고, 태영 측과 협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추가 자구안이 채권단을 만족시킨다면 내달 11일쯤 법적 효력을 가진 워크아웃이 시행될 전망이다.

건설사 워크아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위기 직후인 2009년 금호산업이 실시한 이후 약 10여년 만이다.

◇60개 PF 사업장 재평가…회생 불능 사업장 시공사 교체

당국과 주채권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 60곳에 대해 사업상에 따라 판단해 옥석 가리기에 돌입한다. 사업 진행이 어려운 곳은 시공사 교체나 매각하고, 아파트 분양 계약자들을 위해선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을 통해 보호 조치를 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 부처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한 방안 등을 논의해 발표했다. [사진=금융위원회]

태영건설은 당장 29일부터 돌아오는 상거래채권 모두를 결제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채권자협의회를 개최하는 내년 1월 3일 태영건설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고 1월 11일까지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절차를 진행한다. 이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주도로 태영건설에 대한 실사와 기업개선계획 작성에 들어가는데 이 과정에서 최장 4개월이 걸릴 수 있다. 기업개선계획이 의결되면 채권단과 태영건설이 이행약정을 체결하고 이행 여부를 점검하게 된다.

◇HUG 분양보증 사업 진행 안 되면 분양 대금 환급

태영건설의 PF 사업장 현황과 대응 방안 [자료=금융위원회]

당국은 태영건설의 PF 사업장 60곳에 대해 사업 유형이나 진행 상황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거나 정리할 방침이다. 주택 사업장 중 분양이 진행된 사업장 22곳(1만9869가구) 중 14곳, 1만2395가구는 HUG 분양보증에 가입돼 있다. 사업 진행이 어려우면 분양 보증을 통해 분양 계약자에게 기존에 납부한 분양 대금(계약금 및 중도금)을 환급할 수 있다.

태영건설이 진행하는 공사 140건의 협력업체는 581개사로, 1096건의 하도급 계약이 있다. 이 중 1057건(96%)이 건설공제조합의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가입 또는 발주자 직불 합의가 돼 있어 하도급 대금을 받지 못하면 보증 기관을 통해 대신 하도급 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태영건설에 대한 매출액 의존도가 높아(30% 이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하도급사는 먼저 금융기관 채무를 일정 기간(1년) 상환 유예 또는 금리 감면 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일시적 유동성 부족에 처한 협력업체는 신속 지원(Fast Track) 프로그램을 우선 적용한다.

◇금융권 익스포저 4.6조…비상 상황에 대비

금융권의 태영건설 관련 금융권의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4조5800억원으로 집계됐다. 태영건설 직접 대출한 여신이 5400억원, 태영건설이 자체 시행중인 PF 사업장(29개)의 익스포져 4조300억원이다.

권 상임위원은 "비금융회사 익스포져도 여러 곳에 분산돼 있어 금융회사에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태영건설의 높은 자체 시행 사업 비중, 높은 부채비율(258%)과 PF 보증(3조7000억원) 등 태영건설 특유의 요인을 고려하면 이번 워크아웃이 건설업이나 금융 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시장 안정 조치를 확대해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정부는 덧붙였다.

건설업계를 위해 25조원 규모의 HUG‧주금공 'PF 사업자보증'을 공급과 함께 '대주단 협약', 'PF 정상화펀드' 등을 통해 PF사업 재구조화도 유도한다. 비아파트 사업장에 6조원 규모의 건설공제조합 건설사 보증 등 기존에 마련한 부동산 PF 관련 대책을 차질 없이 이어가기로 했다.

건설사 발행 회사채·CP와 건설사 보증 PF-ABCP에 대한 차환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PF-ABCP를 장기 대출로 전환하기 위한 보증 프로그램도 증액한다. 저신용 기업들의 시장성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P-CBO 프로그램의 규모도 늘린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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