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태영건설은 특수한 상황…전체 건설업 문제 아냐"

김남이 기자 2023. 12. 2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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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금융당국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대응방안'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태영건설 측의 철저한 자구노력을 유도하겠다"며 "위험요인들을 정밀 관리하면 부동산PF 및 건설업 불안요인을 슬기롭게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등이 배석했다. /사진=임한별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8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은 분양계약자와 태영의 협력업체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태영건설은 부채비율이 높고, 자기자본 대비 PF 보증도 과도하다는 점 등 태영건설 특유의 문제로 어려움이 커진 것"이라며 "건설업 전반의 문제라 보기 어렵고, 시장도 이미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시장도 미국 FOMC 이후 안정된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과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이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된 상태"라며 "슬기롭게 건설업 문제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권대영 상임위원의 질의응답 내용이다.

-태영건설이 어려움에 봉착한 이유는 무엇인가.
▶(권대영)태영건설의 어려움은 재무적인 어려움으로 판단한다. 부동산 호황기와 저금리 시대에 태영건설이 외형을 많이 늘렸는데 글로벌 긴축과 금리 인상기에 PF 사업장의 사업성이 떨어지니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다. 다른 건설사들은 통상 도급계약만 하는데 여기는 자체 시행을 좀 많이 했다. 자기가 땅을 사서 인가받아 PF를 하는 방식이다.

그런 상황서 PF 사업장이 잘 안 돌아가니 우발채무가 많아졌다. 이런 상황이 대부분 건설사보다는 태영건설의 특수한 상황이다. 본PF는 3~5년씩 걸리는데 ABCP를 3~5개월로 운영하다가 이 부분이 잘 안 돌아가면서 유동성 문제가 생겼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워크아웃 신청한 것으로 본다. 이런 특수성 때문에 다른 건설사와는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태영건설의 자기자본 대비 PF 보증이 374%로 다른 건설사들이 통상 100%인 것과 비교하면 3배 정도 높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이유는 무엇인가.
▶(권대영)태영부실의 원인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태영건설이 1조원 정도 자구노력했지만 시장에서 걱정 많았다. 이렇게 하기보다는 시장과 소통하며 모든 정보 제출하고, 추가적인 자구노력 통해 채권단에 금융채무에 시간을 벌기 위해 워크아웃 신청한 것으로 본다. 1485억원 규모의 상거래채권 막고, 금융채무 만기연장하거나 신규자금을 넣어 살리는 것이다. 워크아웃 신청했기 때문에 상거래채권은 결제 이뤄질 것으로 판단한다.

-채권단이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할 것으로 보는가.
▶(권대영)△충분한 자금흐름 △채권단 협의와 협조 △시장의 신뢰 △전반적인 건설이나 경제 개선 등 4가지가 들어맞아야 한다. 자구계획을 바탕으로 정상화하는 게 이익인지, 깨는 게 이익인지 판단할 것이다.

-태영건설의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얼마 정도로 보고 있는가.
▶(김주현)구체적인 자금의 규모 등은 채권단과 태영이 서로 협의해 가면서 논의가 될 것이다. 앞으로 태영이 어떤 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기존에 있는 자금에 더해 대주단, PF 채권들은 어떻게 관리하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협의하는 과정에서 어쨌든 채권단도 납득돼야 하니 태영측에서 잘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대주주 자구노력과 관련해서 오너일가의 사재출연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는가.
▶(권대영)계열주가 지금 자구노력을 1조원을 했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과 골프장 담보로 대출, 태영건설의 주주인 TY홀딩스가 에코비트를 판 자금도 있다. 지난 3월에 태영건설과 한투증권이 2800억원 조성했고, 9월에 담보대출로 1900억원, 지주사 주주들이 3000억원을 넣었다. 이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이 들어오면 상거래채권을 갚을 것이다. 이외에 말고 추가적인 자구안을 산은에 제출했다.

계열주가 태영인더스트리와 골프장 매각할 때도 개인지분도 함께 매각했다고 들었다. 사재출연도 일부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강도높고 충분한 자구노력이 대전제가 돼야 한다. (SBS매각 가능성은) 계열주들의 판단 사항으로 봐야지 제가 얘기하기엔 적절치 않다.

-태영건설 하도급사에서도 금융채무 만기연장이나 금리감면 해준다고 했는데, 전체규모는 어느전도 인가.
▶(권대영)158개사고 대부분 외감대상이기 때문에 금감원에서 파악중이다. 대출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경, 인테리어 등 작은 하도급업체이다.

-다른 건설사도 위기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주현)F4 회의 중심으로 관리하고 있고, 건설사도 어려움이 있다는 것 알고 있다. 경제부총리께서 새로 취임하시면 관계부처 협의 거쳐서 건설사 지원대책도 따로 마련해서 갈 것이다. 부동산 문제 해결 양대 축으로 우선 시장 불안심리를 줄이면서 시장에서 괜찮다고 하는 데 자금지원이 안 되는 곳은 적극적으로 자금지원 해 나갈 계획이다. 또 한축으로는 PF사업장 자체에 사업성을 높일 방안과 실행 가능하고 조금 더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 나가려고 한다.

어려운 상황이란 건 알지만 자금지원과 PF사업 정상화 계획이 같이 가면 조금 나아진다고 본다. 금리 상황이라든가 매크로 상황이 개선되면 조금 더 저희가 생각했던 대로 연착륙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제일 중요한 단어가 '연착륙'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와 같은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권대영)글로벌 상황이 바뀌었다. FOMC 통해 고금리의 끝이 보이고, 국내도 금융시장 자체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때 레고랜드는 저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벤트였고, 지금은 저희가 다 알고 있다. 다 알고 있는 리스크는 리스크가 아니다. 충분히 알고 있고 충분히 대비해왔다.

-PF 관리에서 토지담보대출(토담대) 부실 등이 숨어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권대영)대한민국 전체 부동산 PF는 133조원으로 발표했는데 거기에는 새마을금고와 브릿지론 단계 토담대 빠져있다. 토담대는 일반적으로 토지 담보로 대출해줬는지 PF사업을 했는지는 모호하다. 정부가 이걸 관리하고 연착륙시키는 건 전체를 다 보고 있다.

보기에 따라 다른데 전체 규모 중 통상 80%는 제가 알기로는 본PF 넘어갔다. 넘어간 건 토지매입이 됐고, 인가가 됐으니 잘 굴러갈 것으로 본다. 브릿지론 상태는 토지만 매입한 상태라 재구조화한다든지 기다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브릿지론은 규모 자체가 크지 않고, 분양자도 없는 토지상태라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 그 자체가 한꺼번에 정리되는 건 아니다. 그래서 시간 두고 재구조화할 계획이다.

-시장에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권대영)유동성은 저희가 매일 점검하고 있다. 전반적인 회사채나 ABCP 쪽으로도 관심 있지만 단기자금시장 말씀하셨는데 관계기관과 협력해서 필요하면 과감히 선제적으로 조치하겠다.

-이번 위기가 태영건설 특수한 상황이라고 했는데, 세금이나 금융지원으로 특정 건설사만 도와주는 것은 아닌가.
▶(권대영)이 부분은 금융시스템을 건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비용으로 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자구노력을 통해서 태영이 돈을 내는 것이다. 그 돈을 채권단이 판단해 만기를 연장하는 게 워크아웃이다. 세금이 들어가는 게 아니다. 시장 원칙과 시장 참여자들이 서로 간의 상식에 기초해서 정상화하는 거지 세금 들어가는 게 절대 아니다. 다만 이 과정서 시장 참여자들이 불안해할 수 있으니 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거다.

-건설사가 워크아웃은 얼마 만에 처음인가.
▶(권대영)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우건설이 금호산업에 팔렸고, 금호산업을 워크아웃으로 정리했다. 정리했던 팀들이 지금 산은에서 이 업무를 하고 있다. 부동산이 2016, 2017년부터 5~6년간 호황기였다. 건설사들이 큰 어려움은 없던 거 같다. 호황기에 벌어놨던 건설사들이 상당한 체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이 어려운 시기 버티고 있고 시간과의 싸움이다. 최근 50위 안에 건설사가 문제가 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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