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 ‘지리산 약초탑’, 英 왕실별장에 보존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3. 12. 2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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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원작가가 지리산에서 영감을 받아 조성한 정원 속 구조물이 영국 왕실 별장에 보존된다.

28일 황 작가는 영국 정원·원예 박람회 '첼시 플라워쇼'에서 금상을 수상한 정원 내에 있던 5m 높이의 '지리산 약초 건조탑'이 찰스 3세 국왕의 샌드링엄 영지에 설치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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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유명 정원 박람회서
찰스 3세 국왕 관심 보이자
한영 수교 140주년 기념해
기증 의사 전달…英은 수용
“한영관계 중시한다는 뜻”
지난 5월 ‘첼시 플라워쇼’에서 금상을 받은 황지해 정원작가의 작품 ‘백만년 전으로부터 온 편지’. 멀리 내년 3월쯤 영국 왕실 별장에 설치가 완료되는 ‘지리산 약초 건조탑’이 보인다. [사진=황지해 작가 공식 홈페이지]
한국의 정원작가가 지리산에서 영감을 받아 조성한 정원 속 구조물이 영국 왕실 별장에 보존된다.

영국 대표 정원 박람회에서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관심을 보인 작품으로, 정원을 디자인한 황지해 작가가 기증 의향을 전했고 받아들여진 결과다.

28일 황 작가는 영국 정원·원예 박람회 ‘첼시 플라워쇼’에서 금상을 수상한 정원 내에 있던 5m 높이의 ‘지리산 약초 건조탑’이 찰스 3세 국왕의 샌드링엄 영지에 설치된다고 밝혔다. 내년 3월쯤 설치가 완료된다.

샌드링엄 영지는 영국 동부 노퍽주 해안가에 위치한 영국 왕실의 별장으로, 왕실 일가가 성탄절마다 모일 만큼 영국 왕실이 사랑하는 장소다. 올해도 찰스 3세 부부와 윌리엄 왕세자 가족 등이 샌드링엄에서 성탄절 예배를 보고 점심식사를 했다.

황 작가는 지난 5월 지리산 동남쪽 약초 군락을 모티브로 한 정원 ‘백만년 전으로부터 온 편지’로 쇼 가든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토종 식물과 바위 등으로 지리산의 원시성을 표현했는데, 특히 지리산의 약초 건조장을 참고해 만든 탑이 주목을 받았다.

황 작가는 스코틀랜드 출신 장인이 자연 채취한 점토와 짚, 모래, 말똥 등을 재료를 쓰고 한국과 영국의 전통 방식을 동원해 건조탑을 제작했다.

탑 내부에는 가시오가피, 오미자 등 한국의 산약초가 매달려 있고 차 마실 공간도 마련돼 있다.

황지해 정원작가가 지난 5월 ‘첼시 플라워쇼’에서 자신이 조성한 정원을 둘러 본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황지해 작가 제공]
찰스 3세 국왕은 박람회의 12개 쇼 가든 작품 중 3개만 둘러봤는데, 황 작가의 정원을 가장 먼저 찾았다. 그는 예정에 없던 행동으로 건조탑 안에 직접 들어가 보고, 황 작가의 제안에 따라 포옹도 했다. 왕실 인사가 악수 이외의 신체 접촉을 하는 일은 드물어 화제가 됐다.

황 작가는 이후 한영 수교 140주년을 기념한다는 의미에서 왕실에 건조탑을 기증하고 싶다고 했고, 영국 왕실은 이를 수용했다.

황 작가는 “(영국 왕실이) 한국의 약초 건조탑을 왕실 별장에 설치하는 것은 한영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며, 지리산 등 한국 산야가 가진 저력과 한국의 생태관에 공감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어 “찰스 3세 국왕으로부터 ‘개인적으로 의미가 큰 장소에서 약초 건조탑이 새롭고 지속가능한 목적을 찾게 됐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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