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분쟁 자초, 北 국가는 왜곡... 軍 정신전력 교재 오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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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28일 군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를 전량 회수하겠다고 밝힌 결정타는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으로 기술했기 때문이다.
교재는 "한반도 주변은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강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해외로 투사하거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쿠릴열도, 독도 문제 등 영토분쟁도 진행 중에 있어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기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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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28일 군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를 전량 회수하겠다고 밝힌 결정타는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으로 기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외에도 내용이 부실하고, 역사를 왜곡하고, 관점이 편향된 부분이 적지 않았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싸워서 이기는 것인데,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장병들에게 정신교육만 주입한 셈이다.
교재는 “한반도 주변은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강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해외로 투사하거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쿠릴열도, 독도 문제 등 영토분쟁도 진행 중에 있어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기술했다. 독도를 센카쿠, 쿠릴열도와 동일시하면서 영토분쟁이 진행 중인 지역으로 기술한 것은 '독도와 관련한 영토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에 정면 배치된다.
북한 국가를 ‘김일성 찬양가’라고 잘못 적시한 사실도 확인됐다. 교재는 “북한은 국가로 김일성 찬양가를 사용한다”는 문장을 담고 있으나 북한 헌법 제7장 국장, 국기, 국가, 수도 부분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가는 ‘애국가’이다”라고 규정돼 있다. 북한의 ‘애국가’는 우리의 ‘애국가’와 다르지만 가사에 김일성 찬양의 내용은 담겨있지 않다. 김일성이 이른바 ‘8월 종파 사건’ 등을 통해 권력을 완전 장악하기에 앞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북한 애국가를 작곡한 김원균이 ‘김일성 장군의 노래’를 작곡한 것과 연결시켜 사실을 부풀린 셈이다.
역사적 사실을 해석 없이 담아 사실상 잘못 서술한 부분도 있다. 교재 중 임진왜란 전후 인구 변화를 나타낸 시각물을 보면 1543년(중종 38년) 400여만 명이었던 인구가 1639년(인조 17년)에는 100여만 명이라고 돼 있다. 하지만 이는 이미 학계에서는 사실과 다를 가능성을 제기해온 내용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해당 통계에 대해 “1600년대의 통계치는 임진란 이후 호적 산일(散逸·흩어져 일부가 빠져 없어짐)로 인하여 초기에 비해 오히려 불완전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임진왜란 시기 일부 호적이 불타거나 분실되면서 통계의 신빙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의미다.
또한 교재는 독일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가 ‘법철학’이라는 책에서 “국민의 자유는 국가의 안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군대는 국민의 자유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서술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는 칸트의 발언을 짜깁기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칸트는 법철학이라는 제목의 책을 저술한 적이 없으며, 칸트의 법이론은 후에 ‘윤리 형이상학’이라는 저서의 1부가 된 ‘법 이론의 형이상학적 기초원리’라는 논문에서 집대성되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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