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인재 유출로 ‘몸살’…러브프롬에 둥지 튼 탕탄 디자이너

[사진출처=연합뉴스]

애플의 주요 제품 디자인을 담당했던 탕 탄(Tang Tan) 부사장이 퇴사 후 러브프롬(LoveFrom)에 합류하면서 거취를 확정 지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애플워치 등 주요 제품 디자인을 주도했던 탕 탄 디자인 부문 부사장은 내년 2월 애플을 떠나 러브프롬에 합류할 예정이다.

러브프롬은 애플의 전설적인 디자이너였던 조니 아이브가 애플 퇴사 후 지난 2019년 설립한 디자인 회사다. 아이브는 아이폰과 아이팟, 아이패드 등 애플의 간판 제품을 디자인해온 천재 디자이너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탄 부사장은 러브프롬에서 조니 아이브와 함께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새로운 인공지능(AI) 하드웨어 프로젝트를 맡을 예정이다. 탄은 이 프로젝트의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이끌게 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탄이 작업할 제품이 현재 개발 초기 단계이며 탄은 프로젝트에서 신제품의 모양과 기능을 형성하는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이끌게 될 것”이라며 “아이브와 올트먼이 새로운 AI 하드웨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애플의 베테랑을 모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 소식은 애플 입장에서 디자인 인재의 유출을 뜻한다”며 “한때 아이브에게 보고했던 디자이너 중 약 6명만이 여전히 애플에 남아있으며 나머지는 모두 애플을 떠났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9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조니 아이브와 함께 오픈AI의 기술을 통합한 하드웨어 개발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올트먼은 오픈AI의 첫 소비자 기기를 아이브의 러브프롬을 이용해 개발하게 되며 이를 위해 두 사람은 당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앞으로 개발할 AI 기기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인재들로 회사가 채워지면서 샘 올트먼이 선보일 AI 기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AI 휴대기기의 구체적인 콘셉트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형태를 벗어난 목걸이나 안경 같은 기기가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애플 직원 20명 이상이 러브프롬으로 이직했다”며 “아직 초기 단계지만 인재 채용과 콘셉트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탄 부사장 등의 합류로 AI 휴대기기 개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시에 내년 AI를 탑재한 이른바 ‘AI폰’ 대전이 본격 개화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17일 미 캘리포니아에서 AI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 S24를 공개할 예정이다. 갤럭시 S24는 생성형 AI가 처음으로 탑재된 온디바이스 AI로 실시간 통화 통역, 이메일 요약 등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 역시 내년 9월 아이폰16에 생성형 AI를 탑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