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병간호’ 힘들다 털어놨더니”…SNS서 만난 미모女의 정체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3. 12. 2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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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상에서 만난 미모의 여성이 알고보니 암호화폐 사기 행각을 벌인 중국 범죄단 일원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CNN방송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이날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현대판 노예제를 운영하며 미국 등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돈을 가로채는 중국 범죄 조직의 사기 실태를 소개했다.

CNN은 중국 범죄 조직이 미얀마 내전 등의 상황을 악용해 이 같은 초국가적인 사기 행각을 벌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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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페 투자 권유…초기 고수익으로 유인
그러던 어느날 계정 폐쇄 후 돈 사라져
미얀마서 체포된 온라인사기 범죄조직원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온라인상에서 만난 미모의 여성이 알고보니 암호화폐 사기 행각을 벌인 중국 범죄단 일원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CNN방송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이날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현대판 노예제를 운영하며 미국 등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돈을 가로채는 중국 범죄 조직의 사기 실태를 소개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50대 남성 CY(54)는 지난 2021년 10월 미모의 중국계 여성으로부터 왓츠앱 메시지를 받았다.

자신을 ‘제시카’로 소개한 이 여성은 CY를 만난 적이 있다며 친한 척을 했고, 그는 이 여성을 만난 기억이 없었지만 채팅을 이어가며 친분을 쌓아갔다.

뉴욕에서 호화생활을 하는 장면을 찍은 자신의 사진을 공유한 제시카에 아버지를 병간호하는 것이 힘들다고 CY는 고민을 털어놨다.

그러자 제시카는 몇 주 후 CY에게 아버지 병간호비 마련을 위해 암호화폐에 투자하라고 권유했다. 제시카의 권유를 받아들여 암호화폐에 투자한 CY의 초기 수익은 놀라웠다. CY는 자신이 암호화폐로 수십만달러를 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날 CY의 암호화폐 계정이 잠기고 백만달러 이상이 사라졌다.

중국 범죄조직이 인신매매를 동원해 벌인 금융사기에 CY가 걸려든 것이다.

조직원들은 젊은 여성을 가장해 피해자에게 접근하고, 몇 주간 친해진 다음 가짜 암호화폐 플랫폼에 투자하도록 꼬드긴다.

처음엔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며 계속 돈을 투자하도록 하는데, 결국 투자금은 사기꾼과 함께 사라져 버린다.

FBI에 따르면 2020년 9억700만달러(약 1조1000억원)였던 이 사기 범죄의 규모가 올해 들어서는 11월까지 29억달러(약 3조7000억원)로 3배나 늘었다.

제임스 버나클 FBI 돈세탁 전담반 국장은 ‘사기 서비스의 전문화’라며 더 많은 미국인과 전 세계인들이 여기에 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를 속인 사기꾼은 젊은 여성이 아니다. 인신매매돼 수용소에 갇힌 현대판 노예들이다. 조직적인 범죄를 위해 중국 범죄단은 미얀마 동부 등지에 거대한 건물을 지어놓고 ‘일자리를 주겠다’는 말로 수천명을 꼬드겨 이곳에 가뒀다. 범죄단은 그 후 이들에게 암호화폐로 수백만 달러를 훔치도록 윽박지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유엔은 미얀마 전역에 12만명, 캄보디아 등 다른 지역에 10만명이 갇혀 사기 행각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CNN은 중국 범죄 조직이 미얀마 내전 등의 상황을 악용해 이 같은 초국가적인 사기 행각을 벌였다고 분석했다. 미얀마는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치안이 악화하고, 외곽 지역에서는 온라인 사기뿐 아니라 마약 밀매 조직이 활개 치는 등 극심한 혼란에 빠져있다.

전 세계 국가들이 이 같은 사기와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도우려 하고 있지만, 미얀마 군정은 인신매매를 막기 위해 거의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의 제레미 더글러스 아시아태평양 지역국장은 “무장 단체들은 수익의 일부를 받는 대가로 (범죄조직에게) 땅과 보호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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