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미추홀구청장 “사업 손실 375억원, 공무원 구상권 검토”…손실보전에 최선

28일 인천 미추홀구청 기자실에서 이영훈 미추홀구청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주안2·4동 도시개발사업과 관련, 손실보전에 힘쓰는 등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박귀빈기자

 

감사원이 최근 인천 미추홀구가 주안2·4동 도시개발사업 복합개발 시행자에 대한 특혜를 제공했다고 지적(경기일보 12월 19일자 보도)한 가운데, 구가 손실분 375억원에 대해 당시 사업 관계자들을 상대로 구상권 청구 등을 검토한다.

이영훈 미추홀구청장은 28일 미추홀구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당사자들의 잘못된 행정행위로 인한 손실에 대해 구 고문변호사 자문 등을 통한 손실보전 방법을 최대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SMC개발㈜로부터 환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당시 사건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회수조치 등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구는 지난 2012년 2월25일 단독응찰한 SMC개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도시개발1구역 복합개발사업 협약’을 맺으면서 협약이행보증금 50억원 중 45억원의 미납금을 면제해줬다. 구는 협약이행보증금이 사업 추진에 핵심적인 사항이 아니라는 것과 도시개발1구역에 있던 주안초등학교 이전 등이 지연하자 이 같이 결정했다.

또 구는 ‘미추홀구는 용지매매대금을 초과하는 용지조성비용을 구가 부담한다’는 내용으로 협약서를 변경하기도 했다. 도시개발1구역 도시개발사업은 구가 주안초등학교의 이전을 통해 상업·업무부지를 조성하고, SMC개발은 조성된 부지에 의료복합단지 및 상업시설 등을 건축·분양해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이다.

구는 당시 객관적인 판단 근거 없이 ‘초과사업비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임의 판단한 뒤, 구의회의 동의도 받지 않은 채 SMC개발의 초과사업비 부담의무를 해제했다. 이에 따라 구가 부지를 조성하면서 지출한 비용인 1천482억원과 SMC개발로부터 받은 부지매매수익인 1천107억원의 차액인 약 375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미 구는 SMC에 미집행한 비용과 지연손해금 등으로 375억원을 지급했다. 또 구는 해당 부지에 있는 주안초등학교에서 오염토가 나오는 등 토양오염 소송을 진행 중이다. 현재 전체 55억원 중 구의 책임비율을 70%(44억원)로 인정하기도 했다. 구는 법원의 결정이 나오는대로 교육청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약 28억원을 청구해 환수할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주민들이 낸 귀한 세금이 공직자들의 잘못된 행정행위로 인한 손실을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는 경제적으로 큰 손실이 예상됨에도 사업 협약을 변경해 주는 등의 방법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미추홀구 안팎에선 이 구청장의 이 같은 강력한 조치엔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정식 전 미추홀구청장이 이끌던 민선 7기와 정치적 및 법적 책임에 대한 선을 분명하게 긋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구청장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에도 민선 7기 미추홀구의 주안2·4동 도시개발사업 복합개발에 대해 특혜 등을 지적해왔기 때문이다.

한 구의 관계자는 이날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구청장의 민선 8기와 김 전 구청장의 민선 7기의 정책적 차이 등을 명확하게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공무원들의 잘못도 분명 있지만, 자칫 정치적 다툼에 당시 지시를 받고 일한 공무원들이 다칠까봐 걱정하는 내부 분위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