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트를 탈 때 제일 행복한 선수 이규민 “롤모델은 곽윤기…즐거워하는 모습 닮을래요”[토토도네이션]
유독 운동을 좋아했던 안양 덕천초 이규민(11)이 쇼트트랙을 시작하게 된 건 우연히 찾은 빙상장 때문이었다.
7살이 되기 직전 해인 2017년 12월, 부모님과 함께 찾은 빙상장에서 이규민은 한참을 놀았다. 그냥 스케이트를 타고 놀았을 뿐인데 서너시간이 훌쩍 지나갔고 부모님의 만류에 놀던 것을 멈추고 나오면서도 아쉬워서 엉엉 울었다.
그런 모습을 본 부모님이 “한번 배워볼래?”라고 제안을 했고 이규민은 그 때부터 쇼트트랙 선수로서의 꿈을 키웠다.
즐겁게 얼음 위를 타다보니 조금씩 결과도 나왔다.
지난해에는 제38회 회장배 전국남녀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대회에서 남자초등 3·4학년부 10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교보생명컵 꿈나무 체육대회에서는 500m 금메달, 전국남녀 꿈나무 선수권대회 1000m 금메달, 1회 국무총리배에서는 1500m, 500m 등 금메달 2관왕을 달성했다.
올해에도 전국체전, 국무 총리배, 회장배, 교보생명컵 등 같은 대회에서 활약을 이어갔다. 특히 국무총리배에서는 2대회 연속 1500m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돌이켜보면 이규민은 운동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일 수도 있었다. 이규민은 2012년에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 이혜은씨는 조리원에서 런던 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대표팀을 응원했다. 그리고 그 때 태어난 아들은 국가대표를 꿈꾼다.
하지만 막상 운동이란 게 마음만 먹는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었다. 쇼트트랙 같은 경우에도 마냥 스케이트만 탈 수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 레슨은 물론 대관비까지 지불해야 연습을 할 수 있었다. 스케이트가 날까지 포함하면 대략 3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고 연습복도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한 마디로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다.
빙상 연습장이 있는 서울 목동까지 왕래하는 시간이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 새벽 운동을 할 때나 오후 운동을 할 때 매번 그 시간을 들여서 오가야한다. 어머니가 계속 이규민의 뒷바라지를 하고 있어서 3살 어린 동생은 집에서 어머니가 차려둔 도시락을 홀로 먹기 일쑤다.
이런 고충을 어린 나이인 이규민도 잘 안다. 그는 “어머니가 정말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부상으로 인한 위기도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에는 2주 연속 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다. 처음에는 훈련을 하다 앞에서 달려가던 다른 선수가 넘어지면서 같이 넘어져 팔이 골절됐다. 그 다음 주에는 팔에 깁스를 한 상태로 스케이트를 타다가 다리를 다쳐 또다시 구급차에 몸을 실었다. 팔과 다리에 깁스를 한 이규민을 본 사람들은 “교통사고를 당했나”라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규민은 다시 얼음 위를 탈 날만 기다렸다. “언제 다시 탈 수 있냐”고 매번 물었다. 두 번의 부상을 잇따라 입어 트라우마가 생길법도 한데 깁스를 풀자마자 더 신나서 얼음 위에 올랐다. 이규민은 스케이트를 탈 때 가장 좋은 순간은 “1등 했을 때”라고 웃었다.
이규민의 롤모델은 오랫동안 국가대표로 활약한 곽윤기다. 곽윤기가 즐겁게 운동을 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했다.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치고 들어가는 곽윤기의 강점을 가장 멋있다고 생각한다. 이규민은 곽윤기의 경기 영상을 보면서 배우고 있다. 실제로 자신의 강점도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전환하는 능력이다.
쇼트트랙 선수들이 모두 목표로 삼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꿈의 목록 중에 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건 행복한 스케이터가 되는 것이다. 이규민은 “행복한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매일 의젓하게 말한다. 메달을 따면 행복해질 수 있겠지만 운동을 재미있게 하는 선수가 되었으면 하는게 그의 바람이다. 신나게 얼음 위를 타는 이규민의 꿈이 무럭무럭 자란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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