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대 누각 밀양 ‘영남루’...60년 만에 다시 국보됐다
조선시대 3대 누각(樓閣)으로 꼽히는 경남 밀양시 ‘영남루’(嶺南樓)가 국보로 재지정됐다. 국보에서 보물이 된 지 60년 만에 다시 국보로 승격했다.
밀양시는 보물 147호 ‘영남루’를 문화재청이 국보로 지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영남루는 조선시대 후기의 대표적인 목조 건축물로 꼽힌다. 신라 경덕왕(742년~765년) 때 신라 5대 명사 중 하나였던 영남사의 부속 누각으로 세워졌다. 화재, 전쟁으로 몇 차례 소실됐다가, 1844년 밀양부사 이인재가 중건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영남루는 특히 밀양강과 시가지를 내려다볼 수 있는 벼랑 위에 있어 경관이 매우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평양 부벽루(浮碧樓), 진주 촉석루(矗石樓)와 함께 조선시대 3대 누각으로 꼽힌다.
옛날부터 수많은 명사가 이곳을 찾았으며, 조선 선조 때 영남루에 걸린 시판(詩板·시를 새긴 현판)만 300여개에 이른다고 전해진다. 당대 최고의 인플루언서들이 핫플레이스를 찾았다가 일종의 ‘리뷰’를 남긴 셈이다. 현재 퇴계 이황, 목은 이색, 삼우당 문익점 등이 쓴 12개의 시판이 남아있다.
영남루는 일제 강점기인 1933년 보물로 지정됐다가 해방 후인 1955년 국보로 승격됐다. 이후 1962년 1월 제정된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를 재평가하면서 보물로 바뀌었고 지금껏 이어져 왔다.
유형문화재 중에서도 역사적·예술적으로 가치가 큰 것을 보물이라 한다. 이 중에서도 인류문화의 관점에서 볼 때 가치가 크고 유례가 드문 것을 국보로 지정한다.
밀양시는 영남루가 건축사적·인문학적으로 국보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보고, 지난 2014년부터 국보 승격을 위해 노력해왔다. 탐방로 설치, 전선 지중화 사업, 난립 건축물 매입 등 영남루 주변 정비사업을 진행했다. 또 지난해에는 영남루의 가치를 새롭게 정리한 학술 보고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하기도 했다. 그 결과 영남루는 보물이 된 지 60년 만에 다시 국보로 자리하게 됐다.
문화재청은 “경사지를 이용해 건물을 적절히 배치한 건물 자체의 조형미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주변 경관과 어우러진 모습은 다른 누정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저명한 인사들이 방문해 시문(詩文)을 남기는 등 학술적 가치도 높아 국보로 지정할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국보 지정의 이유를 밝혔다.
허동식 밀양시장 권한대행은 “이번 국보 지정까지 영남루를 사랑해 주시고 마음을 모아주신 시민 여러분 덕분에 영남루가 시민의 자랑이며 자긍심으로 자리할 수 있었으며 평가위원들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면서 “영남루가 밀양의 자부심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축문화유산인 만큼 소홀함 없이 보존하고 관리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밀양시는 영남루 국보 지정을 계기로 밀양 관아지와 읍성을 연계한 주변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영남루를 둘러싼 밀양읍성 등 주변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보존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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