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불명예 퇴진 용납 못해"…소송전 번진 사모펀드 CEO 중징계 사태

김동필 기자 2023. 12. 2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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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정림 전 KB증권 사장과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지난달 금융위원회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은 CEO들이죠. 

이들은 최근 금융당국을 상대로 법원에 잇따라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스스로 명예 회복에 나섰습니다. 

일단 법원은 두 CEO가 제기한 중징계 처분 집행정지 요구를 받아들였습니다. 

당국의 입장이 굉장히 난처해진 모양새인데요. 김동필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박정림 전 대표 상황부터 짚어보죠. 법원이 박 전 대표의 손을 일단 들어줬죠? 

[기자]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21일 박 전 대표가 금융위를 상대로 "직무정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에 대한 금융위의 징계 처분은 직무정지 처분 취소 청구의 본안소송 판결 이후 30일까지 효력이 정지됩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표의 주장은 소송을 통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면서 "징계처분 효력을 정지하지 않으면, (박 전 대표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말 금융위는 박 전 대표에게 라임펀드 사태 당시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을 이유로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내린 바 있는데요. 

특히,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로 라임 펀드에 레버리지 자금을 제공하며 펀드의 핵심 구조를 형성한 책임이 크다고 봤습니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최고 해임권고 등 5단계로 나뉘는데요. 

문책경고부터는 3년 이상 금융사 임원 취업이 제한돼 중징계로 분류됩니다. 

[앵커] 

정영채 대표도 행정소송을 제기했는데, 현재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죠? 

[기자] 

지난 27일이 징계 처분 집행정지 신청 첫 심문 기일이었는데요. 

재판부는 이날 심문에서 양측의 의견을 각각 청취했습니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 11일 금융위의 문책경고 징계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청구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는데요. 

증권가 안팎에서는 법원이 박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준 만큼 정 대표에 대해서도 손을 들어줄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사모펀드 사기 사건에 대한 금융당국의 증권사 CEO 중징계 처분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지는 게 여러모로 아쉽다는 반응도 적지 않습니다. 

[김대종 /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 (라임펀드는) 횡령이 발생했던 게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전 엄하게 처벌해야 되겠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앵커] 

처벌이 과하다는 증권사 사장과 중징계가 타당하다는 당국, 양측의 의견이 첨예한 상황인데, 본안 소송도 치열하겠어요? 

[기자] 

만약 법원이 정 대표에 대한 징계 효력도 정지할 경우 본안소송, 징계 처분 자체가 적합한 지 여부에 대한 법리 다툼이 중요해지는데요. 

금융위는 준비를 철저히 해 본안 소송에 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금융위는 이번 제재안을 확정하기까지 14차례가 넘는 안건 검토 소위원회를 열었던 만큼, 이들 CEO에게 중차대한 잘못이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박 전 대표 측은 내부통제 기준이 실질적으로 다 마련돼 있음에도 금융사고 이후 사후적 기준으로 이를 평가해 처분 사유의 근거로 삼았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정 대표 측도 옵티머스 사태 이후 검찰에 자진신고를 하는 등 사후 수습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중징계 처분에 대한 아쉬움을 적극적으로 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한편 CEO 중징계 처분을 가까스로 면한 인물도 눈길을 끌고 있죠? 

[기자] 

바로 대신증권 양홍석 부회장인데요. 당초 양 부회장도 3년 전 감독당국의 제재심에서 '문책경고'로 결정하면서, 금융위 최종 판단에서도 중징계가 유력했습니다. 

다만 금융위는 제재 수위를 경감해 '주의적경고'에 그쳤는데요. 

사건 당시 양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지 않아 직접적인 결정권자가 아니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또 대신증권은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과 달리, 총수익스와프, TRS 상품 거래 구조 설계 등에 관여한 바가 없어서 경감된 점도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 3월 처음으로 이사회 의장에 오른 양 부회장은 선임 1년 만에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는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앵커] 

이런 양 부회장과 그 일가가 최근 주식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고요? 

[기자] 

일단 큰 위기는 넘겼다고 보는 걸까요? 

자녀 3명과 함께 이달 들어 회사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는데요. 

대신증권은 지난 6일을 시작으로 22일까지 모두 6번에 걸쳐 최대주주 보유지분 변동 내역을 공시했습니다. 

특히, 이틀에 한 번 꼴로 관련 공시가 올라오면서 이례적이란 평이 많았습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3남매 중 첫째가 11만 주, 둘째와 셋째가 각각 3만여 주를 갖고 있었는데요. 

최근 6억 원가량을 들여 장내매수로 거듭 지분을 사들이며 첫째가 13만 6천700주(0.27%), 둘째와 셋째가 각각 4만 여주까지 보유 지분을 늘렸습니다. 

이를 두고 선제적 증여, 경영권 방어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데요. 

대신증권 측은 회사 차원의 결정이 아닌, 개인적인 투자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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