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팔달] 4연임 '산 넘어 산'…고민 깊어지는 KT&G 백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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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T&G 백복인 사장의 거취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9년째 회사를 이끌며 최장수 CEO 타이틀을 얻었는데, 4연임은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전서인 기자 나왔습니다.
백 사장의 연임 도전 여부가 관심이죠?
[기자]
내년 3월에 백 사장 임기가 마무리됩니다.
평사원으로 시작해 2015년 CEO에 올랐고, 9년째 자리를 유지 중입니다.
아직 백 사장 본인이 직접 의사 표명을 한 적은 없지만, 업계에서는 연임 의지가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다만 사회적 분위기가 변수입니다.
현 정부가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선진화를 요구하고 있고, 대표적인 예로 특정 CEO의 장기 집권의 발판을 마련해 주는 '황제 연임'을 문제점으로 콕 집어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상황을 보니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 같아요?
[기자]
여기에 더해 KT&G 이사회가 이달 초 현직 프리미엄을 삭제했습니다.
그동안은 경영 능력에 심각한 결격 사유가 없다면, 경영 연결성 등을 고려해 가급적 연임의 길을 열어줬지만, 오히려 경영환경을 더 폐쇄적으로 만들고 경쟁을 저해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현직 프리미엄을 없애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KT&G도 한 번도 실행해보지 못한 채 폐지했습니다.
수혜자 입장이던 백 사장에게는 안전장치 하나가 없어진 셈입니다.
백 사장도 폐지에 찬성을 한 것인지 아님 이사회의 자체적인 결정인 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공교롭게 비슷한 시기에 행동주의펀드가 관련 서한을 발송한 것이 알려지면서 외부 시선을 고려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이상현/행동주의펀드 FCP 대표 : 일단 현직 사장을 영구 연임시킬 수 있는 조항이 있었다는 자체가 놀라운 거고요. (후보를 선출할) 사외이사들의 중립성을 믿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가 요구한 사장 선정 과정의 3가지 원칙이 상식, 공정, 투명인데 원칙이 지켜지는지 주총 때까지 계속 목소리 내며 지켜볼 예정입니다.]
[앵커]
백 사장이 연임 의사를 밝힌다면, 전망은요?
[기자]
대내, 대외 상황을 분리해서 보면 대외 여건은 불리합니다.
앞서 KT 사례를 보면 비슷하게 현직 우선 심사제를 폐지한 KT는 대표이사가 교체됐습니다.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 의사를 밝혔고, 이사회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지만 국민연금의 반대로 가로막혔습니다.
백 사장도 연임 의사가 있다곤 하더라도, KT 선례도 있고 '황제연임' 타파에 앞장서고 있는 국민연금이 버티고 있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인데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올해 최대 주주가 된 중소기업은행은 2018년 백 사장의 연임을 반대한 이력이 있습니다.
중소기업은행은 당시 외부인사를 후보자격에서 배제하고 공모기간도 짧아 추천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앵커]
KT&G 내부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불리한 상황을 모두 이겨내기 위해서는 내부경영 실적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백 사장이 이끄는 동안 매출은 1조 원 넘게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쪼그라들며 내실 없는 성장이란 비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실적 전망도 매출은 늘지만, 영업익은 7%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백 사장이 공채 출신이라 내부 신임이 두텁고 든든한 사내 우호 지분이 11%에 달해 표대결로 가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백 사장 입장에선 고민이 많은 대목이네요.
조만간 절차가 진행되죠?
[기자]
사장 후보 검증은 지배구조위원회와 사장후보추천위원회 이사회 3단계 순서로 진행됩니다.
지배구조위원회가 개시되면 이 과정에서 백 사장의 연임 도전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Kt&G 사장 선임 절차의 근본적인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지배구조위원회가 적극적으로 후보를 물색하는지 감시해야 하고, 후보와 심사기준이 정해지는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서지용 /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 : 연임에 대한 조건이 명확하게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적이 어느 정도 개선이 됐다던가 경영혁신 차원에서 실적치가 있다던가 눈에 보이는 개량 실적을 근거로 해서…. 굳이 회사 목적상 연임이 필요하면 가이드라인이 있어서 충족됐을 경우에 한해서 (연임을 허용하게….)]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 백 사장이 막판까지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데요.
지배구조위원회가 개시된 이후 며칠 안에 백 사장의 연임 도전 여부와 함께 타 후보자들의 윤곽도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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