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하마스 기습은 솔레이마니 암살 보복” 주장에···하마스 ‘화들짝’
하마스 “그렇지 않다” 반박
이란-하마스 견해차 드러나
이란 혁명수비대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10월7일 이스라엘 기습이 2020년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암살에 대한 보복이라고 27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이에 이란 지원을 받는 하마스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번 전쟁에 대한 이란과 하마스의 견해차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라메잔 샤리프 혁명수비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은 솔레이마니 사령관 죽음에 대한 보복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2020년 1월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했다. 지난 25일엔 솔레이마니 사령관 측근이었던 혁명수비대 고위 장성 라지 무사비가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시리아에서 숨졌다.
샤리프 대변인은 “무사비 암살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무사비 순교로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에 맞서는 혁명수비대 임무가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언급하며 “이는 솔레이마니 사령관 암살에 대한 보복”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복수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에 따르면 하마스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우리는 혁명수비대 대변인이 밝힌 (이스라엘 공격) 동기를 부인한다”고 반박했다. 하마스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에 가해진 이스라엘의 위협”이라며 “저항 세력의 모든 대응은 팔레스타인 주민과 성지가 점령당하고 침략당했기 때문에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 죽음과의 연관성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이란과 하마스는 오랜 기간 반이스라엘 전선에서 발을 맞춰온 협력 관계라는 점에서 이번 불협화음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베넘 벤 탈레블루 선임연구원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며 “혁명수비대 대변인 발언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계속 군사 작전을 펼칠 명분이 될 수 있다”며 “하마스는 이런 상황을 피하려고 혁명수비대와의 관련성을 부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반면 이란은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망 이후 피를 피로 씻어내려고 노력해왔다”며 “솔레이마니 사령관 기일(1월3일)이 다가오고 있다. 지도자 죽음에 대응하려는 행위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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