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에 무단 사용됐다"...뉴욕타임스, 오픈AI·MS 상대 저작권 소송

미국 뉴욕에 위치한 뉴욕타임스 본사. 위키미디어 제공

미국 주요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챗GPT를 만든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뉴욕타임스가 출판한 콘텐츠를 챗GPT 학습에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이유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의 제작사인 오픈AI와 오픈AI의 최대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대해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언론사가 AI 기업을 상대로 저작권과 관련된 소송을 제기한 첫 사례다. 

뉴욕타임스는 자사가 발행한 수백만 건에 이르는 기사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의 원천으로서 챗GPT 학습에 무단으로 사용됐다며 '독특하며 가치있는 저작물의 불법 복제와 사용'을 들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법적·실제적 손해배상 금액이 청구될 것으로 보인다. 

법정에서 불법 복제 및 사용이 인정될 경우 오픈 AI는 챗봇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사용된 데이터 중 뉴욕타임스가 저작권을 가진 모든 데이터를 파괴해야 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4월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오픈AI에 자사 콘텐츠에 대한 지적재산권이 침해될 소지가 있음을 알리며 양사 간 합의를 도출하려 했으나 끝내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법정 공방까지 이르게 됐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이번 소송에 대한 언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린지 헬드 오픈AI 대변인은 "(오픈AI는) 건설적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소송에 대해 매우 놀라고 실망했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한편 자체 생성형 AI를 개발하고 있는 애플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언론사 및 출판사의 콘텐츠를 AI 학습에 이용하는 대가로 약 5000만 달러(약 650억 원)을 제시했다고 다수 외신은 보도했다.

애플은 보그, GQ, 더 뉴요커 등을 발행하는 미국 미디어 그룹 콘데 나스트, NBC뉴스, 피플지 등을 소유한 IAC 그룹에 이 같은 협상을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저작물 사용 범위, 구체적인 활용 내용 등을 놓고 애플과 언론·출판사 간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27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생성형 AI 학습을 위해 데이터를 사용하려면 저작권자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야한다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뉴욕타임스의 이번 소송처럼 콘텐츠 제작자와 AI 사업자 간 저작권 분쟁을 사전에 막기 위해선 AI 사업자가 미리 적법한 이용 권한을 확보해야한다는 것이 골자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소송을 통해 AI 기술에 활용되는 텍스트, 이미지 등의 대규모 데이터에 대한 법적 내용을 시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뉴스 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