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21~2022?' 서서히 조각 맞아가는 '득점왕 SON' 시나리오, 아시안컵 이후 본격승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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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2021~2022시즌 다시 한번?'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보면 흥미로운 시나리오가 한 가지 떠오른다. 물론 시점상 너무 이르기 때문에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기대감이 조금씩 커져가는 걸 부인할 수는 없다.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부풀어오르는 최고의 시나리오. 이번 시즌 다시 정상 페이스를 되찾은 토트넘 홋스퍼의 '캡틴' 손흥민(31)이 다시 한번 'EPL 득점왕'에 오르는 것이다. '2021~2022시즌의 재림', 현재 정황상 전혀 허황된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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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2022시즌에 손흥민은 시즌 막판까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과 치열한 득점왕 경쟁을 펼친 끝에 총 23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의 일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부상 등으로 폼이 저하되며 10골에 그쳤다. 손흥민의 부진은 팀 성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토트넘 역시 리그 8위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시즌 손흥민은 완연히 페이스를 회복했다. 특히나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뒤 팀의 주장이자 득점 해결사 역할을 도맡으며 18경기를 치른 현재 11골을 터트렸다. 지난해 전체 시즌보다 많은 골이다. 또한 득점왕을 차지했던 2021~2022시즌보다 득점 페이스가 더 좋다.

물론 득점 순위는 공동 4위로 아직은 선두에 못 미친다. 그런데 강력한 변수가 발생했다. 리그 득점 선두이자 지난 시즌 득점왕인 엘링 홀란(맨체스터시티)이 스트레스성 골절 부상으로 이미 3주째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 게다가 홀란은 아직도 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 복귀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1월 복귀를 희망한다'고 했지만,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부상 회복 기간이 길어질수록 홀란의 득점왕 2연패 가능성은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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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리그 득점 1위가 득점레이스에서 이탈할 기미를 보이며 후속 주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홀란을 제외하고 보면, 손흥민은 득점 공동 2위 그룹이나 마찬가지다. 현재 살라와 도미닉 솔란케(본머스)가 나란히 12골로 득점 공동 선두고, 손흥민과 자로드 보웬(웨스트햄)이 11골로 그 뒤를 추격하는 형국이다. 그런데 살라와 솔란케는 손흥민보다 1경기 더 많은 19경기를 치렀다. 손흥민이 19번째 경기에서 1골 이상을 넣는다면 단숨에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넘어설 수 있다.

16일 서울월드컴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 싱가포르전. 손흥민이 세 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 기뻐하고 있다. 상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11.16/

현재 손흥민의 컨디션나 토트넘의 3연승 분위기를 감안하면 아시안컵 대표팀 합류 이전에 치르는 19라운드(29일 브라이튼전)와 20라운드(31일 본머스전)에서 골을 터트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손흥민이 19, 20라운드에 골을 넣어 살라-솔란케와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이들을 넘어선다면, '득점왕'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울 수 있다.

물론 홀란이라는 강력한 '득점괴물'의 복귀 변수가 있지만, 손흥민이 격차를 충분히 줄여놓는다면 아시안컵 이후 본격적인 득점왕 경쟁이 펼쳐질 듯 하다. '캡틴 SON'의 득점왕 복귀, 기대감을 갖고 지켜볼 만 한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