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37년 만에 등장한 선동열 기록, 그리고 송진우와 이승엽을 넘은 사나이들[2023 결산]
2023년은 NC에서 뛴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가 장악한 시즌이었다. 페디는 30경기에 나가 20승6패 평균자책 2.00을 기록하며 국내 투수에 대한 기대치가 상대적으로 매우 떨어진 NC를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탈삼진도 209개를 따내 다승·평균자책·탈삼진 1위를 차지, 3관왕에 오르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골든글러브까지 독식하는 동안 가장 돋보인 발자취는 20승-200탈삼진 동반 달성이었다. 1983년 장명부, 1984년 최동원, 1985년 김시진, 1986년 선동열까지 프로야구 초창기에나 있은 뒤 뚝 끊겼던 전설의 기록을 37년 만에 외국인 투수 페디가 다시 불러냈다. 역대 5번째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사실상 안우진(키움)의 독무대였던 에이스 타이틀 경쟁은 올해 페디가 등장하며 2파전으로 전개됐다. 그러나 안우진이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한 뒤 군 입대, 압도적으로 휩쓴 페디는 단 1년의 대활약을 통해 빅리그로 돌아갔다. 내년 선발 투수들에게 경쟁의 문은 그야말로 활짝 열려있다.
개막 직후에는 KBO리그에서 처음 보는 숫자가 찍혔다. 한화 2년차 투수 문동주가 4월12일 광주 KIA전에서 시속 160.1㎞ 강속구를 던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기록 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의 트래킹시스템 PTS를 통해 160.1㎞로 측정된 이 공은 프로야구 사상 가장 빠른 구속이자 최초의 160㎞대 구속으로 기록됐다.
입단 전부터 강속구를 던지는 엄청난 신인으로 기대를 모았던 문동주는 첫해를 부상으로 제대로 못 뛰었지만 2년차 시작과 함께 이 공 하나로 리그 전체의 열기를 끌어올리며 미래 에이스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너무 일찍 나와버린 기록적인 구속에 심리적인 부담도 결과적으로 잘 이겨낸 문동주는 신인왕을 차지했다.
2023년은 오랫동안 프로야구 대기록의 상징이던 전설의 선수들이 2위로 물러나기 시작한 시즌이기도 하다.
KIA 양현종은 9월1일 인천 SSG전에서 통산 166승이자 164번째 선발승을 거뒀다. 이미 선동열, 이강철을 넘어 통산 최다이닝 3위, 최다 탈삼진 2위를 비롯한 다수의 대기록을 세운 양현종은 선발 투수 기록의 레전드인 송진우를 넘어섰다.
통산 승수에서 압도적 1위인 송진우의 210승 중 선발승은 163승이다. 그에 이어 통산 다승 2위인 양현종은 선발승수에서만은 송진우를 이미 넘으면서 통산 168승, 166선발승으로 이번 시즌을 마쳤다. 또한 시즌 9승으로 연속 두자릿승수 기록은 8년에서 멈췄지만 9년 연속 170이닝을 달성하며 꾸준한 에이스로서의 독보적인 기록은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타격의 레전드 이승엽도 2위로 물러났다. KIA 최형우가 6월20일 대전 한화전에서 2점 홈런으로 리그 최초 통산 1500타점을 달성해 그동안 1위를 지켜온 이승엽(1498타점)을 밀어냈다. 9월6일에는 SSG 최정이 대전 한화전에서 통산 1356득점째를 기록, 역시 이승엽이 갖고 있던 리그 통산 최다 득점 기록(1355득점)을 경신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오랫동안 활약했고 KBO리그에서 15년 동안 강렬하게 몰아쳐 대기록을 갖고 있던 이승엽의 타이틀을 이제 약 20년 선수 생활한 1980년대생 후배들이 가져가기 시작했다. 최형우는 1542타점, 최정은 1368득점의 통산 기록을 안고 내년을 준비한다.
삼성 오승환은 10월14일 대구 SSG전에서 통산 400세이브를 달성했다. 6년을 해외에서 뛰고도 KBO리그에서만 불과 13년 동안 668경기에 나가 400세이브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거뒀다. 통산 세이브 2위가 손승락의 271세이브고 현역 중에서는 정우람(197세이브), 김재윤(169세이브)이 뒤를 잇고 있어 ‘불멸이 기록’이 될지도 모를 숫자가 2023년에 탄생했다. 오승환은 현역 연장을 전제로 삼성과 협상 중이다. 내년에도 기록은 추가될 예정이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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