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인 엔트리 발표 아시안컵 본격 출정, 클린스만 감독 “(우승) 목표는 뚜렷, 일본과 결승에서 만나길 희망한다”[스경X현장]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과 이재성, 조규성이 28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최종 명단 발표식’ 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2.28. 정지윤 선임기자

“우리의 목표는 뚜럿하다. 좋은 선물을 드리겠다.” “일본과 결승에서 만나길 희망한다.”

축구대표팀 클린스만호가 64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을 향한 여정에 본격 돌입했다. 역대 최강 전력을 꾸린 만큼 자신감은 높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8일 서울 용산 CGV에서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 나설 26명의 태극전사 명단을 발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발표 직후 “상당히 기대가 된다. 대회가 기다려진다”며 “우리의 목표는 뚜렷하다. 훈련 때 선수들 눈빛을 보면 목표에 대한 의지가 느껴진다. (국민들에게)좋은 선물을 드리는게 목표”라고 우승을 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예상대로 최종 명단에서 ‘깜짝 발탁’은 없었다. 1년 전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주역들이 주축으로 유지됐다. 하지만 그사이 각 소속팀에서 커진 위상과 부쩍 성장한 활약상을 보면 한국 축구 역사상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프턴)은 현재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서 각각 11골과 10골을 넣는 등 절정의 득점력과 경기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대표팀 수비와 중원의 열쇠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도 유럽 빅리그의 빅클럽에서 주축 선수로 뛴다. 여기에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이재성(마인츠), 조규성(미트윌란),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홍현석(헨트) 등도 유럽 각 리그 정상급 팀에서 주전급으로 뛰며 좋은 경기 감각을 유지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여기에 양현준(셀틱), 오현규(셀틱), 김지수(브렌트퍼드) 등 차세대 한국 축구의 기대주로 평가받는 유럽파 젊은 피들도 합류시켰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28일 서울 용산 CGV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최종 명단을 공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2.28. 정지윤 선임기자

한국 축구는 ‘아시아 최강’의 지위를 지켜오면서도 아시안컵에서는 첫 대회인 1956년 홍콩 대회와 1960년 한국 대회를 2연패한 뒤로 아직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다. 그리고는 무려 64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사이 준우승만 4차례했다.

대표팀만 놓고 보면 우승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지만, 경쟁국 전력도 만만치 볼 수 없다. 한국축구는 아시안컵에서 늘 중동축구에 막혀 고배를 들었는데, 이번에 우승하기 위해서는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맞대결이 큰 고비가 될 수밖에 없다. 일본의 경기력은 현재 아시아에서 최강으로 평가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은 23위, 일본은 17위로 거리가 멀지 않지만, 일본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스페인, 독일과 속한 죽음의 조에서 조 1위를 차지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이후 A매치에서도 엘살바도르, 페루, 독일, 튀르키예, 캐나다 등을 상대로 경기마다 4골 이상을 넣으면서 5연승을 달리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일본과 함께 호주, 우즈베키스탄, 이란, 카타르 등을 경계 대상으로 꼽으면서 “일본은 대한민국의 라이벌이다. 독일 대표팀 시절 잉글랜드와 네덜란드전, 미국 대표팀 시절에 멕시코와의 관계 등 라이벌전은 뭔가 특별하다. 기다려지는 경기”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 좋은 팀이고, 성장세가 뚜렷한 라이벌팀이다. 상대보다 중요한건 우리다. 현재 우리 선수들의 몸상태와 컨디션, 퍼포먼스를 보면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의)팀이다. 특별한 순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과 축구대표팀 이재성, 조규성이 28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최종 명단 발표식’ 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2.28. 정지윤 선임기자

대진상 일본은 결승에 올라야 만날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일본을 결승에서 만나길 희망한다. 다른 팀들과 함께 일본 경기도 지속적으로 체크하면서 준비하고, (전략을)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린스만호는 내달 2일 전지훈련지인 아랍에미리트(UAE)로 떠나 아부다비에서 현지 적응을 위한 전지훈련에 돌입한다. 손흥민, 이강인 등 유럽파 핵심 선수들이 현지에서 합류한다. 1월6일 아부다비에서는 이라크를 상대로 마지막 모의고사를 치른다.

클린스만호는 10일 결전지인 카타르 도하에 입성한다. E조에 속한 한국은 15일 바레인, 20일 요르단, 25일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를 치러 1차 관문인 16강 통과를 노린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