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재벌집 막내아들' 빰쳤던 SM 인수전, '갑을 선악 구도'가 깨진 피프티피프티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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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음악계는 예년보다 단조로웠다.
'제2의 방탄소년단'은 나오지 않았다.
기존 드라마의 중심 배경이었던 20세기의 재벌가는 한 명도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21세기 한국 산업을 상징하는 정보기술(IT)과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금융 기업이 숨 막히는 일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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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음악계는 예년보다 단조로웠다. '제2의 방탄소년단'은 나오지 않았다. 뉴진스, 아이브, 르세라핌이 대세를 굳혔고 그들의 자리를 위협하는 신인 걸그룹도 나오지 않았다. 임영웅은 혼자 웬만한 거대 기획사 매출에 육박하는 행보를 이어왔다. 호사가들이 좋아할 만한 새로운 빅이슈가 없었다. 음악만으로 치면 그렇지만 '산업'에 방점을 둔다면 분명히 격변이라 할만한 해였다. 많은 이슈들 중 3가지를 골라봤다. 음악 산업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어떤 변화들을 읽을 수 있는 이슈다.
1.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 '기업 드라마 플롯'의 새로운 형태
기업 드라마였다면 '재벌집 막내아들'을 능가하는 설정과 스토리였을 것이다. 기존 드라마의 중심 배경이었던 20세기의 재벌가는 한 명도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21세기 한국 산업을 상징하는 정보기술(IT)과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금융 기업이 숨 막히는 일전을 벌였다.
'딴따라판'이었던 가요계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나아가 가요계를 산업으로 승격시켰으며, 결국 내수용이었던 대중음악을 글로벌 수출 산업으로 바꾼 거인이 있었다. 그의 가족으로 20대부터 고모부 회사에서 일을 시작, 공동 대표까지 올라간 이의 오이디푸스적 전개가 있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후발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마침내 시총 1위로 키워낸 신흥 최강자가 있었다. 기업 지배구조의 부당함을 폭로하고 약한 연결고리를 쳐내려는 금융 전문가 집단이 있었다.
이 더할 나위 없이 드라마틱한 인물들은 매일 문화면과 산업면, 경제면을 넘나드는 행동과 발표를 이어 나갔다. 관련 회사들의 주식은 요동쳤다. 문화부 음악담당기자들은 산업부 기자가 된 것 같다며 앓는 소리를 했다.
엔터테인먼트 역사상 전무후무할, 에스엠이라는 매물을 두고 카카오와 하이브가 벌인 '쩐의 전쟁'은 의외로 시시하게 끝났다. 양사의 주가가 '떡상'하며 주주들이 만세를 부르던 때, 하이브가 발을 뺐다. 몇 가지 딜이 있었지만 카카오는 SM의 새로운 주인이 됐다. 지금 시점에서 보자면 카카오는 피로스의 승리를 거둔 것처럼 보인다. 인수 과정의 무리한 승부수들은 카카오 내외부의 여러 상황과 맞물려 결국 당국의 조사대상이 됐다. 창업자 김범수까지 검찰에 송치되는 수모를 겪었다. 한동안 무성했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IPO시나리오 또한 쏙 들어갔다.
SM 또한 '이수만 체제 종식' 이후의 후유증이 예상보다 깊다. 조직 정비 과정에서의 잡음은 무성했다. 소속 연예인들 중 계약 기간 종료 후 이탈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몇 년 전까지 시장을 선도하던 새로운 기획과 스타 파워도 예년만 못한 건 사실이다. 아이돌판이 세대교체가 되었건만, 그 선두에 SM 소속은 없으니 말이다. 드라마는 마지막 회가 끝나고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면 그만이다. 현실은 그때부터 또 다른 시작이다. '이수만 시대'의 공식적인 종언 이후, 새로운 질서가 찾아오려면 아직 먼 것 같다.
2. 피프티피프티 사태: '갑을 선악구도'의 종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는 '언더독의 성공담'을 사랑해 왔다. 무명 회사의 무명 신인이었던 피프티피프티는 이 서사의 새로운 주인공이 되기 충분했다. E.X.I.D, 크레용팝, 브레이브걸스로 이어져 온 스토리를 능가하는 거대한 성공이 눈앞에 있었다. 케이팝 시대, 해외 진출사의 분기점을 찍을만한 자격도 갖췄다. 그러나 벼락과 같은 성공에는 천둥과 같은 잡음도 딸려 오는 법. 그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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