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있어도 갈 수 없었던 시절…해외 출장 유망 직종 무엇? [옛날잡지]

김지윤 기자 2023. 12. 2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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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2월, ‘해외 출장 갈 수 있는 직종 베스트 7’는 무엇일까요.

방학과 연말을 맞아 해외여행 준비하는 분들 많으시죠? 지금, 당장, 아무 조건 없이 어디든 갈 수 있다면 어디로 떠나고 싶으신가요? 미국? 유럽? 동남아? 크아,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집니다.

그러나 돈과 시간이 있어도 떠날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불과 40년 전인데도 말이죠. <기록으로 만나는 대한민국>에 올라온 자료에 따르면 해외여행이 자유롭게 된 것은 1983년 1월 1일입니다. 그마저도 50세 이상 국민에게만 200만원을 1년간 예치하는 조건으로 연 1회 유효한 관광 여권이 발행됐죠.

유망 직종 중 하나는 패션디자이너였습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 현지 출장만이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죠.

전면적인 자유화는 1989년, 88서울올림픽 이후 경제 성장, 국민의 생활 수준 향상 덕에 이뤄졌다고 합니다. 민주화 이후 사회 전반에 경직된 분위기가 완화되고 자유로워진 것도 한몫했고요. 덕분에 ‘국룰’처럼 여겨지던 제주도나 설악산에서 해외로 눈을 돌린 신혼부부, 배낭여행을 떠나는 대학생이 늘어났습니다.

다만 제약이 있긴 했습니다. 반공교육을 받아야 했거든요. 여권 신청자는 수강료 3천원을 내고 하루 동안 소양 교육을 받아야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관광객들의 숫자가 더 기하급수적으로 늘다 보니 사실상 1992년에는 폐지가 됐는데요. 오늘 <옛날잡지>가 들여다볼 시간은 이 과도기, 1990년 2월입니다.

“돈만 있다면 누구나 외국으로 나갈 수 있지만 자기 돈 하나 안들이고 외국에 나갈 수 있다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최상의 직업일 것이다. 수년 내 이런 직종이 붐을 일으킬 것이다.”

기사 제목부터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해외 출장 갈 수 있는 직종 베스트 7’. 진짜 수년 내 붐을 일으켰는지, 한번 볼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아무래도 항공사 승무원이겠죠? 흥미롭게도 기사는 항공사 승무원이 아닌 지상직 직원을 꼽았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항공권 판매원은 항공권 예약 및 판매하며 고객의 요구에 따라 여행에 대한 제반 정보를 알려주며 여정에 대한 여러 가지 조언을 하며 고객이 바라는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므로. 조언을 위해 여행 경험이 도움이 되므로 업무상 해외 출장을 가게 된다.”

두 번째 직종은 패션 디자이너입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 현지 출장만이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죠. 기사 속 동일레나운 한혜선 디자이너님은 “간부 디자이너는 1년에 3~4번씩 계절마다 해외 출장을 가며 보통 디자이너들도 연 1회 정도는 간다. 왜? 디자인이란 감각적인 직업이고 유행을 민감하게 타므로”라고 설명했습니다.

세 MC도 출장지에서 겪은 고달픈 사연들이 참 많은데요. 뒷이야기도 털어봤습니다.

다음 직종은 컴퓨터 전문가인데요. “정보 홍수 시대를 맞아 컴퓨터 기술자의 수요는 날로 증가하는데 외국과의 합작회사나 여러 나라에 지점이 있는 회사에서는 각 지점의 업무 통일과 정보교류를 위해 정기적으로 국제회의를 해서 이 분야 전문가들이 업무상 출장과 연수를 목적으로 외국을 가기도 한다”라고 기술돼 있네요.

그렇지만 해외라고 모든 것이 다 좋기만 하진 않을 텐데요. NCR 코리아 컴퓨터 시스템 엔지니어였던 신미경 님은 “나는 신출내기이기 때문에 아직 한번 밖에 연수를 갈 기회가 없었지만, 올해는 두 번 정도 갈 계획”이라면서 “그러나 지난해 2주 정도 미국 연수를 갔는데 말이 해외 출장이지 온종일 세미나만 해서 국내에서 일하는 것보다 훨씬 고달팠다”고 토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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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MC도 출장지에서 겪은 고달픈 사연들이 참 많은데요. ‘국제 미아’와 ‘국제 호구’가 될 뻔한 눈물겨운 사연이 궁금하다면 유튜브 <옛날잡지>와 함께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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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ju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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