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독도=분쟁지’ 파문…“주어는 우리 아닌 주변국” 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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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최근 발간한 장병 정신교육 교재에 대한민국 고유 영토인 독도를 영토 분쟁 진행중이라고 적어, "독도에 대한 영토분쟁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정부 공식 입장을 어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28일 국방부가 이달 말 전군에 배포하는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기본교재) 197·198쪽을 보면, '한·미동맹이 동북아와 인태지역의 평화·안정에 기여한다'고 강조하면서 "한반도 주변은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강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해외로 투사하거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쿠릴열도, 독도 문제 등 영토분쟁도 진행 중에 있어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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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니라 주변 국가 주장 인용”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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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최근 발간한 장병 정신교육 교재에 대한민국 고유 영토인 독도를 영토 분쟁 진행중이라고 적어, “독도에 대한 영토분쟁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정부 공식 입장을 어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28일 국방부가 이달 말 전군에 배포하는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기본교재) 197·198쪽을 보면, ‘한·미동맹이 동북아와 인태지역의 평화·안정에 기여한다’고 강조하면서 “한반도 주변은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강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해외로 투사하거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쿠릴열도, 독도 문제 등 영토분쟁도 진행 중에 있어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중국해에 있는 무인도인 댜오위다오는 일본과 중국간 영토분쟁이 있고, 러시아 캄차카 반도와 일본 홋카이도 사이에 있는 쿠릴열도는 일본과 러시아 간 영토분쟁이 있다. 국방부가 독도를 댜오위다오, 쿠릴열도처럼 영토분쟁이 진행 중인 지역으로 기술한 것이다.
이와 달리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이고 독도에 대한 영토 분쟁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 공식 입장이다. 지난 2021년 6월 일본 자위대가 자신들의 외국어 홍보 영상에서 독도를 ‘영토 분쟁’ 지역으로 표기하자 당시 한국 정부는 일본에 유감과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날 국방부는 “서술된 문장의 주어가 ‘이들 국가’라 주변 국가의 주장을 인용한 것인지 우리 주장이 아니다”며 면피성 해명을 했다. 하지만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국방부가 기본교재에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인 것처럼 기술한 것을 보고 받고,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크게 질책하고 즉각 시정 등 엄중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기본교재가 독도 관련 영토분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우리 정부 방침에 반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영토 문제를 저희가 언급하는 게 아니고, 기술된 주어가 이들 국가인데 주변 국가들이 영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주장을 하고 있다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우리 국가가 독도를 영토분쟁으로 인식한다는 기술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전 대변인은 “댜오위다오와 쿠릴열도 분쟁하고 독도 문제가 동일선상으로 읽힌다”고 질문이 이어지자 “그 문장의 주어를 보면 주변 국가들을 지칭하는 것이라서 저희 주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도에 독도 표기조차 없어
하지만 “어쨌든 이들 국가들이 주어라고 해도 독도가 일본하고 중국의 갈등은 아니므로 독도를 영토분쟁에 넣은 것은 정부가 영토분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 아니냐”는 추가 질문이 나왔고 전 대변인은 “전혀 그렇지 않다. 중국과 일본이 댜오위다오 문제, 이런 여러 가지 영토분쟁에 대해 국제적으로 각국의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 가지 국제정세를 기술하고 있는 것이라, 그런 것(독도가 영토분쟁)을 저희가 장병들에게 교육할 리가 있겠느냐”고 부인했다.
이와 함께 기본교재 속 한반도 지도들에서는 독도가 표기되지 않았다. 기본교재에는 한반도 지도가 11번 등장하는데 독도를 표기한 지도는 하나도 없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어 “새로 발간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서 역사를 기술한 부분의 지도에 울릉도와 독도를 전혀 표기하지 않거나, 울릉도만 표시하고 독도는 표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본교재는 한·일관계를 기술한 대목에서 5년 전 문재인 정부 때 발간한 교재에는 있던 한·일 역사 문제 관련 내용이 삭제됐다. 이번 기본교재는 “미국, 일본을 비롯한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국가들과 연대와 협력을 더욱 긴밀히 다져야 한다”, “일본과는 신뢰 회복을 토대로 공동의 이익과 가치에 부합하는 미래협력과 동반자적 관계 발전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한·일 협력만을 강조했다.
이와 달리 5년 전 기본교재는 한·일관계와 관련해 “영토문제와 역사 요인으로 불편한 한·일관계가 한·미·일 협력관계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기술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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