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이선균 보도’ 질타···사적 대화 KBS 보도 등 지적
정치권이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날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 관련 언론 보도를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의원들은 KBS가 마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이선균과 유흥업소 실장의 사적인 통화 내용을 공개한 보도를 문제로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은 “KBS는 범죄 사실과 연관이 있다고 볼 수도 없는 내용을 방송해서 고인이 생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모멸감을 느끼게 했던 것”이라며 “분명히 국가가 문제제기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방송이든 온라인이든 가짜뉴스에 대한 사전 단속과 사후 처벌을 강화하지 않고서는 제2의, 제3의 이씨 같은 안타까운 일이 또 일어날 수 있다”며 “더 엄격하게 처벌하는 기준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이씨 관련 보도가 석 달간 2천872건에 달한다고 한다”며 “특히 언론이 이씨의 사생활을 무차별하게 폭로했다는 것이 밝혀지고, 마약 사건과 직접 관련 없는 사적 대화가 나왔는데 이게 뉴스 가치가 있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KBS가 선정적 보도를 하고 있었다”며 “공영방송으로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고민정 의원은 “인천경찰청이 마약 투약 혐의로 이씨를 조사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게 됐다”며 “이러한 피의사실 공표를 근절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은데 지켜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또 “KBS가 이씨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고, 유튜브에 선정적인 제목과 함께 공개되면서 더 확산했다”며 “방통위원장으로서 KBS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해당 보도에 대해 “뉴스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챙겨보고 재발하지 않도록 저희가 할 수 있는 조치를 하는 게 옳다”고 답했다.
한편, 이선균은 이날가 27일 서울 종로구 한 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2분쯤 그의 매니저로부터 ‘(이씨가)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고 한다. 어제까지는 연락이 됐다. 차량도 없어졌다’는 내용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매니저는 그와 연락이 닿지 않자 이선균의 강남구 청담동 거주지를 찾아간 뒤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아려졌다. 경찰은 수배차량 자동검색시스템(WASS)과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위치를 특정했고, 오전 10시 30분쯤 종로구에 있는 와룡공원 인근에서 이선균의 볼보 SUV 차량을 발견했다. 이선균은 이미 차 안에서 사망한 상태였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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