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故이선균, 먹먹한 생전 마지막 인터뷰 "내게 연기란 일기"
[텐아시아=이하늘 기자]
故 배우 이선균은 생전 마지막 인터뷰가 공개됐다.
27일 뉴스매거진 시카고는 2023년 12월 27일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의 정식 마지막 인터뷰(2023년 10월 7일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촬영)를 마지막 부분을 발췌해 방송했다.
2023년 10월 7일 자 인터뷰는 배우 이선균이 27일 사망 이전에 진행됐던 정식 마지막 인터뷰로 당시 그는 미국 아시안팝업시네마에 초청돼 최우수 공로상 수상 이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선균은 27일 오전 10시 30분 즈음 서울 종로구의 공원 인근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인터뷰는 뉴스매거진에 10월 10일 자로 방송되었고, 배우 이선균의 '기생충' 수상과 앞으로의 연기 인생에 대한 향후 방향성에 대한 질문과 답변으로 이뤄졌다. 본 기사는 12분가량의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제17회 아시안팝업시네마 영화제에서 '최우수 성취상'을 수상한 소감에 대해 이선균은 "일단 너무 감사하고 이렇게 초대해주신 것도 너무 감사하고 뭐 이 상이 어느 한 작품 갖고 받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욕심이 있다면 다양한 필모를 쌓아가는 게 욕심이었던 것 같아요. 이게 어느 일기장, 배우 일지에 대한 상 같아서 더 뜻깊고 의미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제17회 아시안팝업시네마 폐막작으로 선정된 '킬링 로맨스'의 코믹 연기에 도전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선균은 "어. 일단은 대본을 너무 재밌게 봤고요. 굉장히 엉뚱하고 지금까지 제가 보지 못했던 코미디의 대본이었기 때문에 궁금하기도 했고, 이거 연출을 맡으신 이원석 감독님의 데뷔작이죠. '남자사용설명서'를 굉장히 재밌게 봤기 때문에 궁금했어요. 감독님도 되게 궁금했고. 원래부터 알고 있었지만, 개인적인 친분이 깊지는 않았는데. 원래는 감독님 만나고 거절하려고 미팅을 하러 갔다가 얼떨결에 막 치얼업 해주고 그래가지고 한 번 더 고민을 해보겠다고 하고 결정하게 됐는데. 결정하고 난 다음에는 이 대본을, 이 역할을 왜 나한테 줬을까 뭐 그런 고민이 시작되잖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보통 연기할 때는 캐릭터를 저한테 좀 가져와서 나라면 어떻게 할까를 고민을 더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이거는 제가 그려지지 않는 어떤 인물을 제가 만들어놓고 가야 하니까 그 과정이 좀 반대였는데. 그게 또 새로운 경험이었고 어느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까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좀 더 자유롭게 과감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고 그때 시간이 많이 남아서 다양한 시도를 했던 것 같아요. 즐거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킬링로맨스'의 독특한 매력에 대해 이선균은 "잘 볼 수 없었고 많이 보시지도 않은 것 같아요(웃음) 이런 영화도 한 편은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굉장히 독특한 영화이기때문에. 이원석 감독님 캐릭터를 아시는 분들은 '아 굉장히 감독님과 많이 닮아있다' 뭐 그런 느낌을 많이 받으실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했다.
조나단 캐릭터를 어떤 식으로 표현하고 싶었느냐는 질문에 "굉장히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나르시즘을 갖고 있잖아요. 그런 게 굉장히 엉뚱하고 우스꽝스럽고 광대 같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의상이나 분장도 그런 식으로 참고를 많이 했고요.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시계태엽 오렌지'의 그 역할의 광기가 문득문득 보이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원석 감독님의 연출 방식이 약간 배우들 의견도 많이 들어주시고 굉장히 같이 고민하고 열려있기 때문에 그 어느 작품보다 제가 의견도 많이 내고 감독님이랑 대화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이 역할은 누가 맡느냐에 따라 굉장히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같이 열연한 이하늬와의 호흡에 대해 "너무 멋진 배우입니다. 드라마 '파스타'에서 거의 같이 시작했는데 지금 너무 엄청난 배우로 성장해있고 연기뿐만 아니라 현장을 아우르는 긍정적인 에너지도 있고. 동생이지만 정말 많이 의지도 됐고 고맙기도 한 친구다"라고 말했다.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를 통해서 아카데미 시상식을 방문하기도 했던 이선균은 한국 영화의 위상에 대해 느끼고 있느냐는 질문에 "많이 느끼고 있고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받을 때가 한국 영화 100주년이었는데, 뭔가 100주년의 방점인 작품인 것 같기도 하고 새로운 또 한 세기를 시작하는 의미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한국 영화 뿐만 아니라 아시아 영화. 미국 중심의 영화가 굉장히 가유했다면 다른 나라의 다양한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OTT가 많아지면서 다른 쪽으로 더 접근하기가 더 좋아진 것 같아서. OTT 때문에 영화 시장이 좁았다고 하지만, 다른 쪽으로 보면 더 넓어진 것이라고도 생각해요"라고 언급했다.
20여년 차 연기 경력을 지닌 이선균에게 처음과 비교해서 본인은 어떻게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너무 잘됐죠(웃음). 제가 생각한 것보다. 그 당시 생각하면 제가 이거는 뭐 꿈도 꾸지 못 할 일을 경험한 거잖아요. 아카데미 시상식을 가서 거기에 작품상을 받아서. 그 많은 헐리웃 셀럽들에게 박수받고. 정말 꿈꾸는 것 같았어요. 이번에 상 주신 게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한 것에 대한 상을 주신 것 같아요. 굉장히 뜻깊고 의미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고 싶냐는 질문에 이선균은 "앞으로도 뭐. 또 다른 일기를 써나가야죠. 어떤 것을 굳이 막 하고 싶다고 욕심을 하는 것이 아니고 한 작품, 한 작품 캐릭터 하나가 또 하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니까. 헛되이 하지 않고 감사히 여기면서 만들어가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영화 일을 하면서 나도 몰랐던 내 안에 내재된 감각을 발견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일단은 배우들의 장단점이 텍스트에 대한 인물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면서 저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제가 느끼지 못했던 간접 경험을 통해서 감정을 고민해보고 나라면 어떻게 할까. 이거를 또 가정해보고 그런 과정들이 많기 때문에. 몰랐던 것을 끄집어낸다기보다 그런 과정들이 굉장히 소중하고 재밌는 것 같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지금, 이 순간 이선균 배우에게 연기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런 질문을 받으면, 그전에는 연기란 저한테 계속 주어지는 숙제. 뭐 그렇게 생각을 했거든요. 제가 계획적인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예습이나 복습은 잘 안 하지만 저한테 주어진 숙제는 좀 잘하고 싶다는 욕심은 있는데, 그러다 보면 굉장히 숙제만 잘해도 굉장히 풍성해지고 커지잖아요. 그렇게 만들어준 것 같아요. 제 삶의 어떤 동력을, 어떤 양식을 주어지는 것이 연기였는데. 지금 시점이라고 이야기하면 어떻게 보면 일기 같아요. 이번에 상 받은 게 어느 일기장에 그냥 겹겹이 쌓인 것들을 보고 지금까지 한 게 나쁘지 않다. 그리고 좀 열심히 했다. 이렇게 주는 상이라면 또 다른 일기를 좀 잘 써나가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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