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처럼 버스 타보고 싶었는데...시카고 등 8곳 도시 버스터미널 폐쇄

한재범 기자(jbhan@mk.co.kr) 2023. 12. 2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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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등 미국의 도시에서 시외버스 정류장들이 대거 폐쇄된 가운데, 대도시 시카고마저 버스터미널이 문을 닫을 위기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카고는 그레이하운드 시외버스 터미널을 잃게 되는 미국 내 가장 큰 도시가 될 것"이라며 "버스 터미널이 폐쇄되면 승객들은 어디에서 버스를 기다리게 될지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시외버스 터미널이 잇달아 폐쇄되면서 부담은 고스란히 승객들이 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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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등 8개 도시 이어
대도시 시카고도 시외버스 터미널 폐쇄
버스 운송사 전 소유주, 수익 악화에 매각
전문가 “미국 내륙 버스 네트워크 혼란 예상”
[사진출처=연합뉴스]
필라델피아 등 미국의 도시에서 시외버스 정류장들이 대거 폐쇄된 가운데, 대도시 시카고마저 버스터미널이 문을 닫을 위기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카고는 그레이하운드 시외버스 터미널을 잃게 되는 미국 내 가장 큰 도시가 될 것”이라며 “버스 터미널이 폐쇄되면 승객들은 어디에서 버스를 기다리게 될지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그레이하운드는 모기업 ‘플릭스버스’가 미국에서 운영하는 시외버스 회사다. 매년 약 50만 명의 사람들이 시카고 그레이하운드 버스 정류장을 이용하고 있다.

다만 시카고의 그레이하운드 버스 승객들은 향후 궂은 날씨에 그대로 노출된 채로 버스를 기다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헤지펀드 앨든 글로벌 캐피털의 자회사인 트웬티 레이크 홀딩스가 그레이하운드 터미널을 무서운 속도로 매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그레이하운드의 전 소유주인 영국 ‘퍼스트그룹’은 지난 2021년 플릭스 버스에 1억7200만 달러를 받고 그레이하운드 버스 서비스를 매각했다.

다만 그레이하우드의 버스 터미널 등 부동산 자산은 더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플릭스 버스에 매각하지 않았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승객이 급감해 터미널 수익도 감소했다. 이에 퍼스트그룹은 2021년 15개의 터미널을 매각해 1억1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듬해에는 1억4000만 달러를 받고 33개의 터미널을 트웬티 레이크 홀딩스에게 매각했다. WSJ는 이들 터미널이 아파트 혹은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외버스 터미널이 잇달아 폐쇄되면서 부담은 고스란히 승객들이 짊어지고 있다. 버스를 갈아타기가 어려워질 뿐더러, 버스를 기다릴 곳도 마땅치 않아 궂은 날씨에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일부 노선도 폐쇄될 가능성도 있다. 항공·철도편이 없던 지역의 경우 유일한 교통수단인 시외버스 서비스가 사라지는 셈이다.

실제로 최근 그레이하운드 역이 폐쇄된 도시 탬파에서는 승객들이 고속도로 고가도로 아래에서 기다려야 했다. 일부 지역의 경우 터미널이 아닌 도로변에서 대담하게 승객을 태우고 있어 안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미국 전역에서는 시외버스 정류장이 폐쇄되는 추세다. 지금까지 필라델피아,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플로리다주 탬파를 포함해 최소 8개 도시에서 정류장이 폐쇄됐다.

시외버스는 저렴한 교통수단이 필요하다거나 항공이나 기차 서비스가 없는 곳으로 여행하는 승객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16년 드폴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시외버스 이용객 수는 연간 약 6200만 명으로, 미국 여객철도인 암트랙의 약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최대 운영사인 그레이하운드가 그 중 약 3분의 1을 수송했다.

시외버스 시스템을 연구하는 조셉 슈비터만 교수는 “시카고 터미널이 사라지면 미국 내륙의 전체 버스 네트워크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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