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프 6개국, FTA 타결… ‘신 중동붐’ 터 닦았다

박수진 기자 2023. 12. 2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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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8일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6개국 협력 기구인 걸프협력이사회(GCC)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선언했다.

중국과 일본 등 주요국에 앞서 '오일 머니' 기반의 거대 GCC 시장과 FTA 체결에 합의한 것으로, 관세 철폐에 따라 석유·LNG 등 에너지·자원의 안정적 확보와 자동차·방산부터 화장품·K-푸드·바이오까지 다양한 분야의 수출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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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 25번째 FTA…中·日보다 앞서
韓 90%· GCC 76% 관세 철폐
석유·LNG 등 에너지 안정확보
자동차·방산·푸드 등 수출 도움
원유는 관세 철폐 대상서 제외
협력 안덕근(오른쪽) 통상교섭본부장(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과 자심 모하메드 알 부다이위(왼쪽) 걸프협력이사회(GCC) 사무총장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한-GCC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공동 선언문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28일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6개국 협력 기구인 걸프협력이사회(GCC)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선언했다. 중국과 일본 등 주요국에 앞서 ‘오일 머니’ 기반의 거대 GCC 시장과 FTA 체결에 합의한 것으로, 관세 철폐에 따라 석유·LNG 등 에너지·자원의 안정적 확보와 자동차·방산부터 화장품·K-푸드·바이오까지 다양한 분야의 수출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 세계 9위 규모인 GCC와 FTA를 체결함에 따라 신(新) 중동붐 확산을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으로 중동·아프리카 진출 확대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산업부 장관 후보자)과 자심 모하메드 알 부다이위 GCC 사무총장이 장관회담을 열고 한-GCC FTA 협상 최종 타결을 확인하는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한-GCC FTA가 발효되면 품목 수 기준 한국은 89.9%의 관세를, GCC는 76.4%의 관세를 철폐한다. GCC 측은 여기에 더해 4.1% 상품의 관세를 감축한다.

이에 따라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부품, 기계류, 화학제품 부문에서 상당수 관세가, 무기류 부문에서 대부분 관세가 즉시 또는 5∼20년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우선 GCC 국가는 한국의 완성차(5∼20년), 자동차 부품(10∼20년) 관세를 없앤다. 전기차 배터리는 관세를 50% 감축한다. 무기류의 경우 로켓 발사기, 미사일, 탄약, 포, 전차·장갑차의 관세를 철폐한다. 화장품이나 K-푸드 등 성장성이 높은 수출 유망 품목도 다수 관세 철폐 대상에 들어갔다. 선크림과 피부메이크업 제품(15∼20년) 관세가 사라지고 소염·진통성분이나 진통·해열제 원료(10년), 의료용 기기와 인공관절(10∼15년) 관세가 철폐된다. 소고기(즉시∼20년), 인삼류(즉시∼20년), 김(15년)·조미김(20년), 어묵(20년) 등의 관세도 없애 ‘K-푸드’의 중동 수출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한국은 LNG(15년)·LPG(5년), 중유·벙커C유 등 일부 석유제품(10∼15년) 등 GCC의 주력 수출품에 붙이는 관세를 단계적으로 줄여 없앤다. 다만, 양측 간 양허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가장 수입이 많은 원유는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했다. 또 농·축·수산물은 대추야자(20년), 홍차(15년) 등 국내 생산이 없는 품목의 관세를 없애 국내 시장 영향을 최소화했다.

2008년 시작된 한-GCC FTA 협상은 장기간 진전이 없다가 12년 만인 지난해 재개됐다. 올해 한국과 GCC 주요국 간 활발한 정상외교를 계기로 협상에 속도가 붙으면서 최종 타결까지 이어졌다. 한-GCC FTA는 우리나라가 체결한 25번째 FTA다. 한-GCC 간 교역액은 1026억 달러로 우리의 5번째 교역 대상이다. GCC가 현재 FTA를 맺은 곳은 싱가포르, 스위스 등 4국이 참여한 유럽자유무역연합체(EFTA)뿐이다. 안 본부장은 “GCC와 협력을 바탕으로 중동 전역과 인접한 아프리카 권역까지 산업 및 에너지·자원 협력을 집중적으로 추진해 통상과 산업·에너지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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