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에 운동화 ‘발로 뛴 3년’…“올림픽레거시포럼 개최 가장 뿌듯”

정세영 기자 2023. 12. 2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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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 서울올림픽 이후 국민체육진흥공단과 대한체육회 등 체육 단체가 업무시설로 사용했던 올림픽회관이 5년여 리모델링 공사 끝에 지난달 재탄생했다.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회관 본관 14층에서 만난 조현재 공단 이사장은 "이곳은 대한민국 스포츠 행정의 새 거점이자 향후 스포츠 가치 확산의 중심이 될 곳"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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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임 두달여 앞둔 조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35년만에 새단장 올림픽회관
대한민국 스포츠 행정의 거점
쉽게 운동할수 있는 토대 마련”
취임때 코로나 확산 매출 급감
온라인 발매 기획해 기금 조성
공단 안팎 “성공한 구원투수”
조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올림픽회관 본관 14층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1988 서울올림픽 이후 국민체육진흥공단과 대한체육회 등 체육 단체가 업무시설로 사용했던 올림픽회관이 5년여 리모델링 공사 끝에 지난달 재탄생했다. 새 올림픽회관엔 공단과 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를 비롯한 61개의 종목단체와 기타 체육 단체들이 입주, 명실상부한 체육 통합청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회관 본관 14층에서 만난 조현재 공단 이사장은 “이곳은 대한민국 스포츠 행정의 새 거점이자 향후 스포츠 가치 확산의 중심이 될 곳”이라며 웃었다.

2021년 2월 22일 임기를 시작한 조 이사장은 내년 2월 21일, 임기 3년을 채우고 퇴임할 예정이다. 조 이사장은 지난 3년간 고집스러울 만큼 ‘발로 뛰는’ 행정을 외쳤다. 양복 정장에 구두 대신 검정 운동화를 신고 다니며 하루 2개 이상의 외부 일정을 소화했다.

공단 안팎에선 이런 그에게 ‘성공한 구원투수’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조 이사장이 취임할 당시 공단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륜·경정 등 주요 사업의 매출이 급감해 2020년 적자가 무려 1013억 원에 달했다. 전례 없는 위기였다. 조 이사장은 즉시 경륜·경정 온라인 발매를 기획했고, 국회를 설득해 2021년 8월부터 실행에 옮겼다. 그 결과 경륜·경정은 지난해 645억 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또, 공단은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설립 이후 처음으로 A등급을 받았고, 2조3008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기금 조성에 성공했다. 아울러 집 근처 체육시설 설치, 국민체력 100과 같은 운동프로그램 보급, 스포츠강좌이용권 확대 등 국민의 스포츠 참여 기회를 늘리는 데 앞장섰다.

그런데 무엇보다 조 이사장이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올림픽레거시포럼. 전 세계 44개의 올림픽 개최 도시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개최 경험과 올림픽 유산의 활용방안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개최도시 연합회의가 열렸다. 서울올림픽레거시포럼에서 영감을 얻은 회의였다. 조 이사장은 “서울올림픽레거시포럼이 파리 회의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됐다”면서 “파리 회의에서 연합체의 구성과 포럼의 정례화를 건의했다. IOC에서도 매년 개최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가장 뿌듯한 일”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지난 10월 서울올림픽 유치단에 참여했던 주역들을 모아 감사의 뜻을 전했는데, 이 기념행사도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퇴임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조 이사장은 여전히 활력이 넘친다. 그는 “우리 국민이 최고 점수를 주는 기관이 되도록, 공단이 더욱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새집에서 더 분발해 모든 국민이 정말 쉽게 운동하고, 사회도 건강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기가 끝날 때 가장 듣고 싶은 평가에 대해서는 ‘소통’을 꼽았다. 조 이사장은 “내가 한 일의 평가는 제 후임자가 오고 나면 그때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 이곳에서 나갈 때 직원들에게 함께 일해 행복했다는 기억과 공단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줬다는 평가가 남는다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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