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49% 올린다" 선거 앞 표심 잡기?…파격 인상한 튀르키예

김희정 기자 2023. 12. 2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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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가 내년 3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저임금을 49% 올린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베다트 이쉬칸 튀르키예 노동부 장관은 내년부터 월 최저임금을 1만7002리라(약 578달러)로 인상한다고 간담회를 통해 밝혔다.

튀르키예 인구의 3분의 1인 8600만명이 최저임금 수준을 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지난 5월의 70%를 끝으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기대해왔으나,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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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AP/뉴시스] 지난 9월 29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참르자 사원 뒤로 슈퍼문이 떠오르고 있다. 2023.09.30.

튀르키예가 내년 3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저임금을 49% 올린다. 생활비 급증에 허덕이는 '표심'을 감안한 조치이지만 급격한 급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베다트 이쉬칸 튀르키예 노동부 장관은 내년부터 월 최저임금을 1만7002리라(약 578달러)로 인상한다고 간담회를 통해 밝혔다. 이는 연초 인상률의 2배이고, 연중에 추가 조정한 최저임금 대비로도 49% 높은 수준이다.

이쉬칸 장관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근로자들의 삶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다시 한 번 이행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튀르키예 인구의 3분의 1인 8600만명이 최저임금 수준을 번다.

2021년 말의 통화 위기는 튀르키예에서 25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촉발시켰고, 리라화는 올해 달러 대비 약 35%의 가치 하락을 기록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식료품, 공과금, 임대료가 모두 치솟아 대부분의 튀르키예 가정이 고통을 겪고 있다.

[이스탄불=AP/뉴시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각) 이스탄불에서 열린 제39차 이슬람협력기구(COMCEC) 경제상업협력위원회 회의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치르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가자의 도살자'라고 비난하며 전쟁 범죄로 기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3.12.05.

그러나 급여 인상은 지난달 이미 62%에 달한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지난 5월의 70%를 끝으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기대해왔으나,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 5월 재선에 성공한 뒤 새 총재를 임명하면서 6월부터 기준금리를 총 34%포인트 인상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경기 확장을 위해 금리를 한 자릿수로 인하하도록 전임 은행장에게 강요했었다.

한편 튀르키예는 내년 3월 31일 전국 시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올해 초 재선에 성공하며 집권 30년차를 맞이한 여세를 몰아 최대 도시 이스탄불과 수도 앙카라를 야당으로부터 탈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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