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한민국' 부르며 평화 공세…서울의봄 전후 회담문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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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과 12·12 전후 혼란기에 이뤄진 남북회담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료가 일반에 공개됐다.
통일부는 '남북대화 사료집' 제9권과 제10권 중 1979년 1월부터 1981년 12월까지 정치 및 체육 분야 남북회담문서 965쪽 분량을 28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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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통전화도 3년반만에 재개통…북, 5·18 후 회담 철수하며 전두환 맹폭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10·26과 12·12 전후 혼란기에 이뤄진 남북회담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료가 일반에 공개됐다.
통일부는 '남북대화 사료집' 제9권과 제10권 중 1979년 1월부터 1981년 12월까지 정치 및 체육 분야 남북회담문서 965쪽 분량을 28일 공개했다.
공개된 회담문서에는 ▲ 남북 간 변칙접촉(1979년 2~3월, 3회) ▲ 남북 간 탁구협회 회의(1979년 2~3월, 4회) ▲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 방한서 남북미 3당국 회의 제의(1979년 7월) ▲ 남북 간 총리 회담을 위한 실무대표접촉(1980년 2~8월, 10회) ▲ 남북한 당국 최고책임자회담 제의(1981년 6월) ▲ 남북한 체육회담 제의(1981년 6월) 등이 포함됐다.
공개 문서를 보면 12·12 직후인 1980년 1월 북한은 신현확 당시 국무총리 등 각계 인사 12인에게 만남을 제의하는 서한을 보내면서 극히 이례적으로 남한의 국호 '대한민국'을 사용하는 등 유화적이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북한은 또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 만행 후 일방적으로 단절한 남북 직통전화 재개통도 수용했다. 재개통 협의 과정에서 남한이 직통전화 단절 기간 내내 매일 시험통화 시간에 북측을 호출했고 24시간 북한의 호출신호를 기다리며 감청기록을 보유해온 사실도 드러났다.
만남 제의 서한, 직통전화 재개통, 모스크바 올림픽 단일팀 회의 제안 등 10·26 이후 다양하게 전개된 북한의 평화 공세는 신군부의 군사 반란과 5·18 민주화운동을 계기로 반전했다.
5·18 직후 열린 남북 간 총리회담을 위한 제8차 실무대표접촉에서 북한 대표가 신군부의 군사 반란과 민간인 학살 등을 성토하자, 남한 대표는 이를 '내정 간섭', '내부사정에 대한 시비'라고 반발하면서 비상계엄조치 등 극도의 혼란을 '홍역·감기'에 비유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 태도도 확인됐다.
전두환 대통령은 1981년 신년 국정연설에서 김일성을 '주석'으로 존칭하며 최고책임자 상호방문과 회담을 제의하지만 북은 "전두환이 감히 남조선의 최고책임자로 자처하면서 상호방문을 떠드는 것은 그야말로 앉을자리 설자리도 가리지 못하는 무뢰한의 망동"이라며 일축했다.
회담사료 중 북한의 전두환 실명 비난 부분은 이름이 그대로 기재되지 않고 '전○○'으로 기호로 표기됐다.
이와 함께 제35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유치한 북한이 대회를 불과 두 달 남겨둔 1979년 2월에야 갑자기 단일팀 구성을 제의하고 관련 논의를 핑계로 한국 선수단의 참가를 저지하는 과정도 상세히 기술됐다.
남북회담문서 공개는 작년 2차례(제2~6권 4천680쪽)와 올해 상반기(제7·8권, 1천678쪽)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다만 공개 대상 965쪽 가운데 30%가량은 회담문서공개심의회 검토를 거쳐 비공개로 분류됐다. 비공개율이 지난 상반기(14%)의 2배를 웃돈다. 당국의 회담 전략 같은 기밀뿐 아니라 1979~1981년 당시 취재진에 공개하지 않았던 회담 내용 대부분이 이번에도 비공개 결정돼 검은 칠로 가려졌다.
남북회담문서 공개 심의는 3년 주기여서 비공개 분량의 공개 여부는 2026년에 다시 논의된다.
공개된 남북회담문서는 통일부 남북관계관리단, 통일부 북한자료센터, 국립통일교육원, 국회도서관 내 남북회담문서 열람실에서 열람할 수 있다.
남북회담문서 공개 목록과 방법은 남북관계관리단 누리집(https://dialogue.unikore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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