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산불 피해 70% 몰린 경북, 산불 예방 숲 가꾸기 등 800억원 투입

김현수 기자 2023. 12. 2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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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 및 동해안 일대에 산불이 발생한 지 1년이 돼가는 지난 3월1일 경북 울진 일대에 여전히 화마의 흔적이 남아 있다. 한수빈 기자

최근 산불 발생이 집중된 경북도가 내년 숲 가꾸기에 800억원을 투입한다고 28일 밝혔다. 기후변화가 산불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산림 2만9204㏊(2억9204만㎡)에 대해 온실가스 감축, 사유림 경영 활성화 등을 진행한다.

우선 풀베기·덩굴을 제거하며 조림지(1만3335㏊)를 가꾼다. 휴양림·수목원에 있는 나무 등 공익림(3530㏊)과 조림지에서 자란 큰 나무(3101㏊)도 돌본다.

특히 올해 산불에 취약했던 산림 8035㏊에 대해서는 대규모 산불 예방 사업을 할 예정이다. 최근 수년간 경북 지역에 산불이 집중된 점을 반영해 지난해(4700㏊)보다 규모를 2배 가량 늘린 것이다. 예산도 189억8437만원에서 305억728만원으로 61% 늘린다.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지역 산불 피해면적은 1만5201㏊로 전국 피해면적(2만2474㏊)의 67.6%에 달했다. 2021년 442㏊(전국 673㏊), 2020년 2004㏊(4339㏊)가 불에 타 전국 피해 면적의 각 65.6%, 46.1%를 차지했다.

앞서 국립산림과학원은 경북 산불 피해가 급증한 원인이 기후변화라고 분석한 바 있다. 산불의 기후학적 위험성 변화를 분석한 결과 2000년 이후 경북 지역은 위험도가 과거보다 30~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 예방 대상지에는 불에 잘 타는 소나무는 베어 내고, 활엽수 등을 새로 심는다. 소나무 잎 1g을 태우면 3400㎈, 참나무는 2500㎈의 열량이 발생한다. 소나무가 활엽수보다 불에 더 잘 타고 더 크게 번진다는 의미다.

이 같은 숲 가꾸기는 산지 소유주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보조 사업이다. 다만, 사업 완료 후 5년 안에 산지를 다른 용도로 바꾸면 사업비 일체를 반환해야 한다. 희망하는 산지 소유주는 산림이 있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시·군 산림부서 등에 신청하면 된다.

조현애 경북도 환경산림자원국장은 “숲 가꾸기 시기를 놓치거나 방치하면 산불이나 산림 병충해 등 재해에 취약해질 수 있다”며 “이 사업을 통해 다양한 수목 생육환경이 개선되고 목재의 경제적·공익적 가치를 높이는 만큼 산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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