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집 사기 더 어려워진다…모든 대출에 ‘스트레스 DSR’ 본격 시행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12. 2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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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은행 주담대에 스트레스 DSR 적용
소득 5000만원 30년만기 대출한도
올해 3억3000만원→2025년 2억8000만원
서울 서대문 농협은행 본점영업점 모습 [매경DB]
내년부터 대출을 받을 때 시장금리뿐만 아니라 향후 금리 상승 가능성까지 고려해 한도가 정해진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스트레스 금리가 추가로 적용되면 이자 비용이 늘어나 대출 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2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4년 내 전 금융권의 변동금리·혼합형·주기형 대출에 대해 기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보다 엄격한 ‘스트레스 DSR’ 제도가 시행된다. 내년 초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시작으로 전업권·전체대출로 확대할 예정으로 대출한도는 최대 16%까지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DSR은 차주의 연 소득에서 차지하는 원금과 이자의 비율이 은행권 40%·비은행권 50%를 넘지 않도록 하는 대출규제다. 스트레스 DSR은 DSR을 산정할 때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하는 제도로, 기존 DSR제도의 미비점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행 DSR 제도는 대출 취급시점의 금리를 기준으로 차주의 연간 원리금 상환부담을 반영하고 있지만,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한 차주가 대출기간 중 금리가 상승할 경우에는 이러한 위험을 미리 반영하지 못해 DSR 규제를 넘어서는 높은 상환부담을 지게 되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가산되는 스트레스 금리는 은행·저축은행·여전사(카드사)·보험사·상호금융 등 모든 업권에 반영된다. 대상 대출은 신규취급되는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이며, 여기에는 대환과 재약정도 포함된다. 변동형은 물론, 혼합형·주기형 대출도 모두 적용될 방침이다.

가산되는 스트레스 금리는 과거 5년 내 가장 높았던 수준의 가계대출 금리와 현 시점(5월·11월) 금리 간 차이로 산정되며 매년 6월·12월에 두 차례 걸쳐 마련된다. 다만, 스트레스 금리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의 하한(1.5%), 상한(3%)을 둘 계획이다. 금리상승기에는 금리변동위험이 과소평가되고 금리하락기에는 반대로 과대평가되는 경향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고정금리 비율 높을수록 가산금리 낮아져
변동금리에는 스트레스 가산금리를 그대로 적용한다. 이에 비해 혼합형·주기형 대출에는 일부 고정금리가 반영돼 금리 변동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완화된 수준으로 가산금리를 적용한다.

혼합형 대출이란 일정기간 고정금리가 적용된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상품이다. 주기형 대출은 일정주기로 금리가 변경되고 그 기간내에는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먼저 혼합형 대출은 전체 대출만기 중 고정금리 기간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을수록 보다 낮은 수준의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된다. 30년 만기 대출의 경우 ▲고정기간이 5~9년인 대출은 변동금리에 적용되는 스트레스 금리의 60% ▲9~15년인 대출과 15~21년은 대출은 각각 40%·20%의 스트레스 금리를 가산한다.

주기형 대출은 변동형이나 혼합형 대출에 비해 금리변동위험이 낮은 만큼 더 완화된 수준의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한다. 30년 만기 대출의 경우 ▲금리변동주기가 5~9년인 대출은 변동금리에 적용되는 스트레스 금리의 30% ▲9~15년은 20% ▲15~21년은 10%에 해당하는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한다.

신용대출은 전체 잔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 한해 적용하지만, 스트레스 DSR 제도 안착상황을 봐가며 적용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신용대출은 대출만기가 주담대 대비 짧다는 특성을 고려해 스트레스 금리가 산정된다. 구체적으로는 만기 5년 이상 고정금리로 운영되는 경우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하지 않되, 만기 3년 이상 5년 미만인 고정금리 대출은 주담대 변동금리의 스트레스 금리의 60%를 적용한다. 그 외 신용대출은 변동형 대출에 준해 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한다.

스트레스 DSR은 대출한도 축소 부담이 과도해질 것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제도를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출한도는 상품별로 내년 상반기 2∼4%, 하반기 3∼9% 감소하고 2025년에는 기존보다 6∼1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30년 만기 분할 상환 대출을 받는다면 기존에는 대출 한도가 3억3000만원이었는데 내년 상반기에는 변동금리 기준 3억1500만원, 하반기에는 3억원으로 축소되고 2025년에는 2억8000만원으로 줄어든다.

1단계로 내년 2월 26일부터 은행권 주담대에 우선 시행하고 2단계로 내년 6월 중 은행권 신용대출 및 2금융권 주담대까지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어 3단계로 내년 하반기 동안 기타대출까지 순차적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제도 도입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는 조치도 취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스트레스 금리의 25%, 하반기 중에는 50%만 적용한다. 2025년부터는 스트레스 금리가 100%가 그대로 적용된다. 기존대출의 증액없는 자행대환·재약정의 경우에는 내년 스트레스 금리적용을 유예하고 2025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주요 정책수단으로 자리잡은 DSR 제도가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차주의 금리변동위험까지 반영하도록 한 단계 발전하게 될 것”이라며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빌리는 가계부채 관리 원칙이 보다 뿌리깊게 자리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도가 신속히 안착될 수 있도록 시행과정에서 과도한 대출위축 등이 발생하지 않게 세심히 챙겨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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