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크라에 2억5000만 달러 규모 군사 지원···‘돈줄’ 말라가는 우크라 “공무원 월급도 못 줄 판”

선명수 기자 2023. 12. 2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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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회담 후 기자회견장에 도착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이 우크라이나에 2억5000만달러(약 320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을 승인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미 의회 승인없이 정부가 집행할 수 있는 올해 마지막 무기 지원이다.

27일(현지시간) 미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2억5000만달러 규모의 무기와 군사 장비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는 우크라이나군이 주권과 독립을 수호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의 가장 시급한 요구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54번째 우크라이나 원조인 이번 패키지에는 스팅어 대공미사일과 하이마스 탄약, AT-4 대전차미사일, 포탄 및 소형무기 탄약 등이 포함돼 있다.

이번 무기 지원은 미국 정부가 의회의 승인 없이 집행할 수 있는 올해 마지막 군사 원조로, 대통령 권한을 통해 국방부 재고에서 무기를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미국 내 회의론이 고조되면서 정부가 제출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은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미 백악관은 지난 10월 이스라엘에 143억달러, 우크라이나에 614억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을 하고 인도·태평양 전략 차원의 대만 지원, 미 국경 관리 강화 등을 패키지로 묶은 1050억달러 규모의 안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의 이견 속에 이 안건은 여전히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우크라이나 지원보다 미국 남부 국경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예산 투입과 이스라엘 지원을 더 우선시하고 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2일 미국을 세 번째로 방문해 ‘돈줄’을 쥐고 있는 의회 설득에 나섰으나, 이전과 달라진 분위기를 확인했다.

이후 미국 상원은 지난 20일 교착 상태에 빠진 예산안 협상이 연내 타결될 수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추가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쟁 수행이 어려운 것은 물론 물론 공공 재정까지 파탄날 위험에 놓였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현재 정부가 430억달러(약 55조원) 규모의 재정 적자에 직면한 상태며, 서방의 추가적인 군사 지원이 없을 경우 공무원 급여와 연금조차 지급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동맹국의 지원이 우리에게 매우 긴급하게 필요하다”며 “공무원 50만명과 교사 140만명, 연금 수령자 1000만명이 돈을 제때 못 받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EU)의 자금 지원이 내년 2월에는 승인돼 3월에는 지급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EU는 지난 14일 열린 정상회의에서 500억유로(약72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을 논의했지만 ‘친러’ 헝가리의 반대로 합의가 불발됐다.

이에 EU는 회원국 전체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은 방식으로 우크라이나에 200억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는 ‘플랜 B’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일부 회원국이 EU 예산에 보증서를 발행, EU 의회가 자본시장에서 대출을 받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국가신용등급이 높은 몇몇 회원국의 보증이 있으면 실행 가능하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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