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해트트릭 아깝다' 9·10호 멀티골 대폭발!→허리 통증 교체... "큰 부상 아니다, 아시안컵 뛸 것"
울버햄튼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EPL 19라운드에서 브렌트포드를 4-1로 크게 이겼다. 황희찬은 전반전에만 두 골을 터트리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상승세가 매섭다. 황희찬은 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과 토트넘 홋스퍼의 캡틴 손흥민(11골)과 단 한 골 차이다.
이날 경기에서 황희찬은 전반전 추가 시간 교체됐다. 해트트릭을 기록할 만한 상황에서 진한 아쉬움을 남겼을 듯하다.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허리 부상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불행 중 다행으로 부상 정도는 심하지 않았다. 황희찬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큰 부상은 아니다. 괜찮다. 골을 넣어 행복하다. 놀라운 동료들과 함께하고 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후 게리 오닐(40) 감독도 직접 부상 정도를 설명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오닐 감독은 "허리 경련이 확인됐다"라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출전도 괜찮을 것이다. 에버튼 경기에서도 황희찬이 뛰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며칠 간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팀 내 최다 득점자를 향한 찬사도 잊지 않았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은 울버햄튼에 10골을 안겨줬다. 믿을 수 없는 발전이다"라며 "나는 모든 선수를 믿는다. 23세 이하나 21세 이하 선수도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전반전만 뛰고도 최고의 활약을 인정받았다. 스포츠 통계 전문 매체 '풋몹'은 멀티골을 기록한 황희찬에 평점 8.7을 주며 경기 최우수 선수(MOM)로 선정했다. 1골을 넣으며 풀타임을 뛴 마리오 르미나(8.4점)보다 0.3점 높았다.
황희찬은 브렌트포드 원정 경기에서 왼쪽 윙어로 나섰다. 마테우스 쿠냐, 파블로 사라비아와 스리톱에서 호흡을 맞췄다. 라얀 아이트 누리, 르미나, 주앙 고메스, 넬송 세메두가 중원을 구성했다. 스리백에는 토티 고메스, 산티아고 부에노, 맥스 킬먼이 포진했다. 골키퍼 장갑은 조세 사가 꼈다. 이에 맞서 홈팀 브렌트포드는 닐 무페이, 킨 루이스 포터, 요아네 위사를 스리톱에 넣었다.
전반 8분 만에 황희찬이 날카로운 움직임을 선보였다. 상대 측면을 흔들며 재빠른 스프린트를 시도했다. 12분에는 침투 후 절묘한 크로스까지 올렸다. 동료 공격수가 발만 갖다 댔다면 득점으로 이어질 뻔했다. 13분에는 르미나가 선제골을 기록했다.
추가골은 바로 나왔다. 황희찬이 승부를 두 골 차로 벌렸다. 선제 득점 후 황희찬은 상대 후방 지역을 강하게 압박했다. 수비수가 골키퍼에게 패스를 시도하자, 재빠르게 공을 가로챘다. 골키퍼를 제친 뒤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황희찬의 9호골이었다. 이후 울버햄튼은 한 골을 내줬다.
26분에도 황희찬은 절묘한 움직임으로 브렌트포드 수비 사이를 뚫었다. 골키퍼까지 끌고 나오더니 톡 찍어 크로스를 올려봤다. 상대 수비가 헤더로 걷어냈다. 컷백으로 쿠냐의 슈팅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기어이 멀티골까지 작렬했다. 28분 황희찬은 토티 고메스의 헤더가 박스 안으로 들어오자, 침착한 터치로 수비를 제친 뒤 낮게 깔아 찬 슈팅으로 골문 왼쪽 하단을 뚫었다. 황희찬은 두 손을 치켜들며 세리머니했다. EPL 진출 후 첫 두 자릿수 득점이었다.
후반전 울버햄튼은 쐐기 득점을 넣었다. 황희찬 대신 투입된 벨르가르드가 역습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쿠냐가 절묘한 크로스를 올려 도움을 기록했다. 울버햄튼이 네 번째 득점 직후 브렌트포드 관중들은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황희찬의 맹활약에 힘입어 울버햄튼은 2연승을 달렸다. 지난 경기에서는 후반전 연속골로 첼시를 2-1로 꺾었다.
어느새 10위 안쪽도 바라보게 됐다. 울버햄튼은 19경기 7승 4무 8패 승점 25로 10위 첼시(19경기 25점)를 맹추격했다. 9위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18경기 27점), 8위 뉴캐슬 유나이티드(19경기 29점)와 격차도 크게 좁혔다. 브렌트포드는 18경기 승점 19로 14위에 머물렀다.
프리미어리그 10호골을 넣은 황희찬은 득점 선두권 경쟁에 합류했다. 전체 득점 6위로 공동 4위 손흥민과 재러드 보웬(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이상 11골)을 한 골 차이로 추격했다.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14골), 도미닉 솔랑케(본머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이상 12골)가 각각 1등과 공동 2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 황희찬은 엄청난 상승세 덕에 현지 매체의 극찬을 받고 있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지난 23일 EPL 전반기 베스트 11을 선정했다. 댄 브레들은 황희찬을 스리톱 중 한 자리에 넣으며 치켜세웠다.
소속팀 울버햄튼은 황희찬에 푹 빠졌다. 오닐 감독은 구단의 공식 발표에 앞서 황희찬 재계약 소식을 전했다. 핵심 선수를 향한 애정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닐 감독은 "챠니(황희찬)는 재계약 후 코칭 스태프를 찾아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라며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잭팟'이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황희찬은 팀 내 최고 수준의 주급을 받게 된다. 유럽축구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황희찬은 울버햄튼과 2028년까지 계약한다. 연장도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사라비아의 주급 9만 파운드(약 1억 4800만 원)를 웃도는 금액으로 추정된다. 황희찬의 종전 주급은 3만 파운드(약 5000만 원)였다. 3배 가량이 뛴 셈이다.
황희찬의 재계약 소식은 영국 현지에서 주목했다. 영국 'BBC' 이적 가십란 한 자리에 황희찬의 상황이 전해지기도 했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황희찬과 울버햄튼 사이의 대화를 집중보도하기도 했다.
계약은 순탄히 흘러갔다. '디 애슬레틱'은 "황희찬은 울버햄튼의 보상을 받는다. 27세의 그는 전성기에 접어들며 울버햄튼의 핵심이 됐다"라며 "울버햄튼은 계약을 제시하려 한다. 보다 좋은 조건을 내걸 것"이라고 알렸다. 황희찬의 최고 계약은 2026년까지였다.
'디 애슬레틱'은 "구단과 선수 사이의 합이 맞았다. 황희찬도 울버햄튼 잔류를 원했다. 오닐 감독과 같은 팀에 있는 것을 만족하고 있다. 협상은 긍정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유력지가 보도한 듯 황희찬은 2028년까지 재계약을 맺었다. 울버햄튼은 공식 채널을 통해 소식을 전했다. 황희찬의 조국인 대한민국 태극기까지 내걸었다.
황희찬의 맹활약은 빅클럽도 예의주시 중이다. 울버햄튼이 재계약을 빠르게 체결한 이유다. 영국 '스포츠몰'은 "몇몇 대형 구단이 황희찬에 관심을 보였다"라며 "프리미어리그 구단 중 아스널이 황희찬에 접근한 것이 확인됐다"라고 전했다. 울버햄튼은 팀 내 최다 득점자를 쉽사리 내주지 않으려 했다. 빠르게 재계약에 착수하더니, 약 한 달 만에 합의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아스널은 미켈 아르테타 감독 지도 아래 2023~2024시즌 우승을 정조준한다. 지난 시즌에는 맨체스터 시티와 경쟁에서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주요 선수들의 부상이 뼈아팠다. 선수 보강을 통해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 숙원을 풀고자 한다.
프리미어리그는 한 시즌 총 38경기다. 절반 만에 10골을 넣었다. 오닐 감독이 기대한 15골~20골도 기대해볼 법하다.
브렌트포드전이 첫 멀티 공격 포인트였다. 황희찬은 꾸준한 득점과 도움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한 경기에 몰아치기보다 다양한 경기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스포츠몰'은 "황희찬은 매 다른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선수로 평가받을 자격이 있다는 주장을 증명하고 있다"라고 조명했다.
울버햄튼의 복덩이다. 구단도 황희찬의 행보를 연일 조명하고 있다. 10월에는 울버햄튼 이달의 선수상을 받았다. 빅클럽들의 주요 타깃으로 알려진 페드루 네투와 치열한 경쟁 끝에 2% 차이로 수상했다. 황희찬은 3경기 2골 1도움을 올렸고, 울버햄튼은 이 기간 1승 2무를 기록했다.
명장과 잊지 못할 이슈도 만들었다. 9월 황희찬은 맨시티를 상대로 확실한 인상을 심어줬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황희찬을 '코리안 가이'라고 지목했다. 이름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 듯했다.
이 경기에서 황희찬은 결승골을 넣으며 맨시티를 무너뜨렸다. 맨시티의 올 시즌 첫 EPL 패배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본인의 능력을 확실히 보여줬다.
로페테기 감독 체제에서 황희찬은 주전을 꿰차고 있었다. 감독은 햄스트링 부상이 잦은 황희찬의 몸 상태까지 고려하며 기용했다. 경기 후 황희찬을 안아주는 모습도 자주 포착됐다.
허나 로페테기 감독은 시즌 시작 직전인 8월 울버햄튼을 떠났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로페테기 감독은 울버햄튼과 마찰을 빚었다. 이적시장 정책에 대한 불만이었다. 울버햄튼은 주축 스트라이커 라울 히메네스와 후벵 네베스를 각각 풀럼과 알 힐랄로 내보낸 바 있다.
이에 울버햄튼은 공식 채널을 통해 로페테기 감독의 사임 소식과 함께 "로페테기 감독은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지만, 9개월 만에 떠나게 됐다"라며 "감독과 의견 차이가 있었다. 로페테기 감독도 받아들였다. 계약을 상호 해지했다"라고 전했다.
코칭 스태프도 싹 바뀌었다. 파블로 산즈, 후안 페이나도, 다니엘 로페테기 등 모두 팀을 떠났다. 울버햄튼은 "차기 감독과 함께 사단을 곧 선임할 예정이다. 협상이 몇 주간 진행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울버햄튼은 며칠 뒤 본머스를 이끌었던 오닐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다.
초반에는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오닐 감독은 쿠냐와 사라비아를 투톱으로 기용했다. 황희찬은 경기가 기울 때 후반전 교체 투입되는 정도였다.
특히 강팀에 강했다. 황희찬은 리버풀전에서 전반전 네투의 크로스를 그대로 차넣으며 울버햄튼에 선제골을 안겼다. 각도가 넓지 않은 상황에서 절묘하게 구석을 잘 노렸다. 강하게 때린 슈팅은 골키퍼 알리송 베케르를 뚫었다. 맨시티전에서도 득점을 올렸다. 알리송, 에데르송 같은 프리미어리그 탑급 골키퍼를 상대로 골맛을 봤다.
백미는 뉴캐슬전이었다. 강한 정신력까지 보여줬다. 황희찬은 전반전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페널티킥을 내줬다. 울버햄튼은 2실점 하며 끌려갔다. 이대로면 팀 패배의 원흉 중 하나로 지목될 수 있는 상황.
황희찬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전 울버햄튼 구세주가 됐다. 개인 능력이 빛났다. 황희찬은 뉴캐슬 측면 수비를 허물더니 절묘한 접기 동작으로 상대를 제쳤다. 왼발로 제친 뒤 왼발 슈팅으로 빠르게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 6골째를 넣은 황희찬은 포효했다. 프리미어리그 진출 후 한 시즌 최다 득점이었다.
자신감이 한껏 올랐다. 울버햄튼의 페널티킥 키커까지 자처했다. 풀럼전 황희찬은 페널티킥 상황에서 과감하게 가운데로 때려 넣었다. 7호골이었다. 하지만 울버햄튼의 수비가 아쉬웠다. 경기 종료 직전 한 골을 더 내주며 2-3으로 졌다.
번리전에서는 승리의 방점을 찍었다. 황희찬은 전반 42분 크로스를 받더니 슈팅을 바로 시도하지 않았다. 상대 태클을 침착하게 기다린 뒤 오른발로 꽂아 넣었다. 수비수는 이미 몸을 날려 황희찬의 슈팅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다만 울버햄튼은 1월부터 2월까지 황희찬을 기용할 수 없게 됐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은 카타르로 이동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치른다. 황희찬은 1월 카타르 현지로 합류할 예정이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이 없을 때도 울버햄튼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렌포드전이 끝난 뒤에도 황희찬의 아시안컵 차출에 직접 답변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의 허리 부상은 심하지 않다"라며 "그는 아시안컵에도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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