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6위' 태영건설마저…건설사 줄도산 폭풍 위기 터진다

김평화 기자 2023. 12. 2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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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건설업계 전반에 공포분위기가 확산된다.

1년여 전 '레고랜드' 사태 때부터 균열이 생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에서 폭탄이 터진건데, 다른 건설사들의 상황도 태영건설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신평사들의 건설사 신용등급 조정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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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은 내년까지 총 3조6000억원에 달하는 우발채무 만기를 앞두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 2023.12.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건설업계 전반에 공포분위기가 확산된다. 1년여 전 '레고랜드' 사태 때부터 균열이 생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에서 폭탄이 터진건데, 다른 건설사들의 상황도 태영건설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다.

아파트 브랜드 '데시앙'으로 잘 알려진 태영건설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업계 16위로 중견사다. 대중들에게 익숙한 브랜드를 가질만큼 큰 건설사도 PF 부실로 무너질 수 있다는 사례가 현실화되자 공포감이 더 커진다.

28일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주 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결정한 이유는 만기가 도래하는 PF 우발채무를 막지 못해서다. 태영건설은 당장 이날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2 개발사업 관련 PF 채무 480억원을 갚아야 한다. 올해 안에 갚아야 하는 대출규모는 3956억원이다. 내년엔 우발채무 3조6027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9월 말 별도 기준 태영건설 자본총계가 9538억원, 현금성자산이 4338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PF우발채무 부담은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태영건설은 자산매각 등 자구책에 나섰지만 채무를 모두 갚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후폭풍이 건설업계를 덮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등 건설사들이 맞닥뜨린 상황은 태영건설과 다를 게 없다. 우발채무 리스크가 높아 당장 워크아웃을 신청해도 이상하지 않은 건설사가 상당수다.

태영건설은 주택시장 호황기인 2019년 이후 개발사업을 공격적으로 수주한 게 독이 됐다. 이후 자잿값 상승과 금리 인상이 겹쳐 사업성은 떨어지고 부동산 경기침체로 미분양 사업장까지 늘어나면서 위기에 빠지게 된 것이다.

대형건설사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6개 건설사 합산 PF 보증 규모는 28조3000억원에 달한다. PF 만기가 짧아 1년 이내 도래하는 대출 비중은 60% 수준이다.

전망은 어둡다. 신용등급이 부여된 건설사 21곳 중 올들어 PF 위기로 등급이 강등(전망 포함) 건설사는 8곳에 달한다. 최근 신평사들은 GS건설과 동부건설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태영건설과 신세계건설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강등시켰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신평사들의 건설사 신용등급 조정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부도도 급증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12월까지 부도난 건설회사는 총 19곳으로 24곳이 부도났던 2020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달에만 8곳의 건설사가 부도 처리됐다

자진 폐업한 건설사도 늘고 있다. 올 들어 누적 종합건설사 폐업신고 건수는 567건을 기록, 지난해 연간(362건)보다 55% 증가했다.

지금껏 지방 중소형 건설사에서 부도가 났다면 이번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심각한 것은 태영건설이 시공능력평가 16위라는 1군 대형 건설라는 점에 파급 효과는 더 크다.

업계 관계자는 "2022년 4분기 때부터 PF 부실이 곧 터질 것이라는 분위기였는데 꾸역꾸역 막아오다 이제서야 터지는 것"이라며 "고금리와 물가상승 등 외부변수가 언제 해소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밑빠진 독에 물붓기를 할 수는 없고 결국에는 자연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될것"이라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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