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생산·소비 늘고 투자 줄어…"지표와 체감경기 간 온도 차"(종합2보)

생산 0.5%↑·소비 1.0%↑·투자 2.6%↓…반도체 생산 12.8%↑
"경기 회복 흐름 재확인…부문 간 회복 속도는 달라"

1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12.1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세종=뉴스1) 손승환 김유승 기자 = 지난달 산업 생산과 소비가 전월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고, 투자에선 두 달 연속 감소세가 나타났다.

10월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가 나타난 이후 생산과 소비 부문에선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정부는 경기 회복 흐름이 재확인됐다면서도 부문 간 회복 속도가 달라 지표와 체감 경기 사이에는 온도 차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6(2020=100)으로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건설업(-4.1%), 공공행정(-0.9%), 서비스업(-0.1%)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광공업(3.3%)에서 생산이 늘면서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광공업 중 제조업 생산은 1차금속(-5.7%), 자동차(-3.3%) 등에서 생산이 줄었지만, 반도체(12.8%), 기계장비(8.0%), 통신·방송장비(14.8%) 등이 늘어 전월 대비 3.3% 늘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반도체 생산 증가와 관련해 "기저효과와 더불어 최근 인공지능(AI) 서버 수요가 확대 되면서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증가했다"라며 "메모리 반도체의 수출과 가격 측면에서도 회복하고 있어 11월 수출이 증가하면서 생산이 크게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출하는 석유정제(-1.0%), 의약품(-2.8%) 등에서 줄었으나, 반도체(30.2%), 기계장비(7.8%) 등이 늘며 전월 대비 5.2% 증가했다.

반면 제조업 재고는 통신·방송장비(19.3%), 고무·플라스틱(2.1%) 등이 늘었으나, 반도체(-3.8%), 1차금속(-5.2%) 등이 줄어 전월 대비 2.4%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1.0%) 등에서 늘었으나, 금융·보험(-0.7%), 운수·창고(-1.4%) 등에서 줄어 전월보다 0.1% 감소했다.

평택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공장. 22.09.07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03.0(2020=100)으로, 10월보다 1.0% 증가했다. 지난 10월(-0.8%) 이후 한 달 만의 증가 전환이다.

특히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0.4%)에서 판매가 줄었으나, 승용차 등 내구재(2.6%),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6%)에서 판매가 늘었다.

김 심의관은 "소매판매, 특히 재화부분 경우 고물가 등으로 (최근)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11월에는 여러가지 세일 행사와 승용차, 가전제품 판매가 늘면서 증가했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항공기 등 운송장비(-5.7%) 및 컴퓨터사무용기계 등 기계류(-1.5%)에서 모두 줄어 전월 대비 2.6% 감소했다. 전월(-3.6%)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3.0%) 및 토목(-7.3%)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보다 4.1%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8.9로 전월 대비 0.1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 6월(-0.2p) 이후 6개월 연속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향후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9.9로 전월보다 0.2p 올랐다. 이는 지난 8월(0.0p) 제자리 걸음을 한 뒤 9월(0.1p)부터 이어진 3개월 연속 상승세다.

김 심의관은 최근 경기 상황과 관련해 "제조업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면서도 "생산 측면에서 회복됐는데 다른 부분 회복이 같은 속도가 아니라 동행지수는 소폭이지만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5~6개월 후를 예고한다고 볼 수 있는데 제고도 감소하는 흐름이고 8월 보합을 제외하면 5월부터 플러스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이 재확인됐다"며 "다만 여전히 부문 간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어 지표 경기와 체감 경기 간 온도 차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가계부채, 공급망 안정 위험 등 취약 부문의 잠재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겠다"며 "민생·내수 취약 부문 지원을 강화하고, 지역경제 회복 지원을 통해 체감 경기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s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