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대 최악의 한파…내년 여름엔 양쯔강 대홍수?
기상학자들 "내년 더 강력 기상이변 가능성"
역대 가장 추운 중국이 내년 여름엔 가장 더울 수 있다는 중국 현지 기상전문가들의 관측 결과가 나왔다. 이상기후로 인해 최고기온 신기록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상화하는 엘니뇨 여파로 중국 대륙이 가뭄과 홍수가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적 재난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28일 환구시보 등 중국 관영언론에 따르면 중국 현지 기상학자들은 2024년이 엘니뇨의 두 번째 해인 만큼 더 더울 뿐 아니라 더 강력한 기상이변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12월 초 중국은 말 그대로 얼음장이다. 베이징기상대는 지난 25일 베이징의 기온이 300시간 연속 영하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1951년 기상 관측 시작 이후 가장 오래 계속된 추위였다. 이 기간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날도 9일에 달했고, 베이징에서 찾아보기 힘든 폭설도 동반돼 도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기도 했다.
중부 허난성은 1961년 이후 12월 중순 기준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했다. 산둥성 옌타이와 웨이하이에도 폭설로 눈이 쌓였다. 옌타이엔 50cm, 웨이하이엔 74cm의 적설량을 기록, 두 도시 모두 적설량 기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후 집계된 다른 도시들의 상황도 심각했다. 12월 중순부터 전국 78개 기상관측소에서 측정한 최저기온이 한 달간 역대 최저치 아래로 떨어졌다. 산시성과 허베이성, 내몽고, 후난 등 지역 12개 관측소는 관측소 설립 이래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12월 한파는 중국 전 국토의 34%를 덮쳤다. 중국 중앙기상관측소는 눈보라, 한파, 결빙에 대한 경보를 동시 발령했다. 중국 기상과학원 선샤오 박사는 "세 가지 경보가 동시에 발령된 건 이번 기상현상의 극단적 성격을 잘 보여준다"며 "지구 기온 상승과 온실가스 배출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내년이다. 중국엔 지난 여름 베이징과 광둥성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유례없는 물폭탄이 터져 인명피해를 포함해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폭우와 태풍 다음엔 타는 듯한 무더위가 찾아왔다.
내년엔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장타오 중국 기상청 수석예보관은 "내년엔 고온과 폭우, 가뭄, 태풍, 극심한 모래폭풍과 운무 등 극단적 기상현상이 예상될 수 있다"며 "올해 기상이변보다 많을지 적을지 불확실하다는 점이 더 문제"라고 말했다.
핵심은 엘니뇨다. 엘니뇨는 페루와 칠레 연안 등 동태평양, 내지는 중태평양에서 수온이 평년에 비해 높아지는 기후변화 현상인데 보통 12월 말 경 발생해 크리스마스와 연관시켜 아기예수의 의미를 가진 엘니뇨로 불린다. 중국에 영향을 준 엘니뇨는 지난 7월 발생했다. WMO(세계기상기구)는 지난 7월 7년 만에 처음으로 엘니뇨가 발생했다고 선언했었다.
엘니뇨 2년차를 맞는 중국의 긴장감은 높다. 엘니뇨는 중국에서 홍수와 가뭄을 동시에 발생시킨다. 지난 여름 상황이 대표적이다. 특히 중국에선 지난 1998년과 2006년 양쯔강 유역 대홍수가 발생했는데, 모두 엘니뇨 2년차에 발생했다. 중국과학원 대기물리연구소 정페이 연구원은 "이번 겨울 엘니뇨 현상이 일정 기준을 충족한다면 양쯔강 유역 홍수 확률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맹추위와 기록적 더위가 반복되는 가운데서도 중국의 평균 기온은 서서히 올라가고 있다. 선샤오 박사는 "이번 극심한 한파에도 불구하고 올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의 전국 평균 기온은 1991~2020년의 같은 기간 평균에 비해 높을 것"이라며 "북극 온난화와 편서풍 약화의 복합적 영향 탓인데, 전반적인 기온이 올라가는 가운데 날씨 급변이 더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기후센터의 주빙 연구원은 "국가 전반적으로 기후변화 적응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하고 기후변화 예방을 국가안보시스템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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