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 16위 태영건설, PF 위기 ‘워크아웃 신청’
프로젝트파이낸싱 채무 만기
정부, 고강도 자구 노력 주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태영건설이 28일 기업구조 개선작업인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시공능력 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이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건설업체들의 연쇄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유동성 문제가 심화됐던 태영건설이 결국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은 만기가 도래한 부동산 PF 대출 상환 문제 때문이다. 이날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 개발사업과 관련한 480억원 규모의 PF 채무가 만기되는 날이었다.
금융권 추산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순수 부동산 PF 잔액은 3조2천억원이며 이달까지 만기인 PF 보증채무는 3천956억원이다. 태영건설의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9천300억원, 부채비율은 478.7%이다. 이는 시공 능력 평가 35위 내 주요 대형·중견 건설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부채 비율이다.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채권단의 관리하에 대출 만기 조정, 신규 자금 지원 등을 받게 된다.
업계에서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부동산 PF에 따른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분양시장 침체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22조8천억원(한국기업평가·8월말 기준) 규모의 PF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날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대주주의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전제로 채권단과의 원만한 합의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회의를 열고 태영건설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태영건설 정상화 유도 ▲분양계약자 협력업체 등 보호 ▲시장충격 최소화를 골자로 하는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태영건설 및 PF사업장 정상화를 위해 대주주 자구노력, 채권단 협조 등을 통한 태영건설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분양계약자 보호를 위해 대주단협약 등을 추진한다. 또 시장충격 최소화를 위해서는 회사채·CP 매입, P-CBO 등 기존 시장안정 프로그램 확대 등을 통해 금융시장 안정화를 도모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경제의 규모‧여력을 감안할 때, 시장 참여자들이 협조해주신다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과 부동산PF시장의 연착륙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종합 대응반을 통해 시장 참여자와 지속 소통하고 상황을 점검하며 시장 안정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영준 기자 jjuny54@kyeonggi.com
김정규 기자 kyu515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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