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례(冊禮)를 아시나요"…동탄 푸른中 '감사·존경의 문화' 재현

차문화아카데미 이정현 대표와 학부모·교사 전통의례 참여
사라져가는 '책거리 문화' 되살려 학생들에게 문화교육도

헌다례 의식을 하는 이정현 대표와 학생들

[화성=뉴시스] 이준구 기자 = "책례(冊禮)를 아시나요"

그 옛날 서당에서 학동들이 책 한 권을 다 읽었을 때 스승과 동무들에게 한턱을 내는 유교의례를 말한다. '책씻기' 또는 '책거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경기 화성시 동탄의 푸른중학교가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인 '책례(冊禮)'를 1~3학년 전교생 29개 학급 960명을 대상으로 재현하고 있다.

지난 26일부터 시작돼 내년 1월 4일까지 이어지는 전통의례에는 담임교사는 물론 자원한 학부모봉사단이 함께 참여해 학급 별로 1시간씩 운영하고 있다.

책례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 푸른중 제공

서당에서는 천자문·동몽선습·소학 등의 책을 떼고 나면 국수·경단·송편을 비롯한 먹을 것을 장만, 서로 나누었는데 푸른중학교의 '책거리' 행사에서는 존중과 배려,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차를 올리는 헌다례 의식과 부화(浮花), 단자수신의 예를 가졌다. 단자수신은 학문이 느린 학생에게는 부지런히 가라고 부지런할 근(勤)을, 빠른 학생에게는 서두르지 말라고 참을 인(忍) 등의 글자를 스승이 주는 것이다. 부화는 물에 꽃을 띄우는 의식으로 함께 힘이 돼주기를 기원한다.

지난 1년 간의 공부를 마치는 학생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 입었고, 아이의 학문이 성장함을 부모가 축하하고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는 행복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시간이 되고 있다.

진행은 한국차문화아카데미 이정현 대표(전 화성문화원 예절관장)가 맡았으며 원활한 행사를 위해 학부모 봉사단은 사전 교육도 받았다.

이 대표는 "사라져가는 전통의례를 재현해 학생들에게 우리 고유의 문화를 알리고 새로운 학년을 다짐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가밀 교장도 "학부모가 함께 축하해주고,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시간이 되고 있다"며 "책례(冊禮)를 통해 학생들이 존중과 배려,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되새는 아름다운 추억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화(浮花)의식하는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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