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집행률 80% 역대 최고' 장애인스포츠강좌이용권 새해엔 만5세부터... 장애 유아체육 활성화 기대감↑
2021년 3305명, 2022년 6739명이었던 실제 이용자수가 2023년 12월 기준 1만5530명으로 폭발적 증가를 기록했다. 장애인 강좌 제공 가맹점 수도 지난해 2525개소에서 올해 4318개소로 1793개 늘었다. 40%대에 머물렀던 기금 실집행율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첫해인 올해 80.8%,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현장 호응에 힘입어 2022년 85억원, 올해 160억원이었던 '장스강' 예산은 내년 264억원으로 늘었다. 만 19~64세 장애인, 만 5~18세 저소득층 장애인을 대상으로 했던 '장스강'은 내년부터 소득 제한 없이 만 5~69세 장애인, 2만명 모집을 목표 삼고 있다. 9만5000원씩 12개월을 지원하던 방식도 월 11만원씩 12개월로 확대됐다. 지난 11월 말, 각 지자체별 '장스강' 모집은 빛의 속도로 마감됐다.
내년 달라질 '장스강'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혜택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장애 유·소년들이다. 재활과 놀이와 체육 사이 이 연령 아이들의 운동습관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내 아이에게 운동습관을 키워주고 싶은 학부모, 운동을 시키고 싶어도 사교육비가 부담이 되거나, 장애아를 위한 스포츠 프로그램이 부족해 아쉬웠던 지역의 학부모들에게도 희소식이다. 내년부터 유·청소년들이 '장스강'을 마음껏 쓸 수 있는 가맹시설과 프로그램 확보가 시급한 상황. 유아체육 맛집으로 소문난 충남 홍성군장애인체육센터 '튼튼체육교실'의 좋은 예를 찾았다.
▶새해 '장스강'은 만 5세부터
"채연이 잘한다!" "도원아! 괜찮아! 천천히." 크리스마스를 앞둔 충남 홍성군장애인체육센터, 홍성 느티나무어린이집 어린이들의 응원 열기가 뜨거웠다. 느티나무어린이집의 5~7세 장애-비장애아이들은 주 1회 충남장애인체육회, 홍성군장애인체육회가 운영하는 '튼튼체육' 교실에서 신나게 달린다. 40명의 아이들이 3팀으로 나뉘어 10명 안팎 아이들로 수업이 진행된다. 9명의 아이 중 5명은 장애, 4명은 비장애 아이였다. '신문지' 스케이트 릴레이에 이어 연탄집게 교구로 연탄을 나르던 아이들의 볼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여섯살 (이)도원이는 "연탄놀이 재미있어. 친구들이랑 놀 때가 제일 좋아"라며 활짝 웃었다. (문)채연이는 "다, 다~ 재미있어요!"라더니 "꺄악!" 신명나는 돌고래 함성을 내질렀다.
11년째 느티나무어린이집에서 일하는 문희범 특수교사는 "스포츠에서 장애-비장애는 의미가 없다. 잘 못하는 친구들도 끝까지 달리도록 서로 응원하고 '너와 나는 같다'는 동질감도 느낀다. 부모님들은 의사소통 능력을 중시하시지만 특수교사 입장에서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신체 움직임"이라고 했다. "신체활동을 통해 의사소통, 인지능력도 눈에 띄게 발달한다"면서 "아이들 중에 의사소통 능력이나 사회성은부족해도 운동재능이 아주 뛰어난 아이들이 보일 때도 있다. 여기서 국가대표도 나오면 좋겠다. 열심히 지도하겠다"며 미소 지었다. 특수체육을 전공한 강혜진 홍성군 장애인생활스포츠지도자는 "아이들이 40분 내내 집중하도록 계절 위주 스토리텔링 수업을 하고 있다. 처음엔 끝까지 못달리던 아이들이 완주해내는 걸 보면 뿌듯하다"며 보람을 전했다. "유아기 장애-비장애아이들이 함께하는 통합체육 수업은 아주 효과적"이라면서 "모방학습이 가장 뚜렷한 성과다. 친구들이 끝까지 완주하는 걸 보고 무조건 끝까지 해야 한다는 걸 배운다. 포기하는 아이들이 없다"고 했다. "수업 중 승패에 대한 이야기는 안한다. 마지막 친구가 들어올 때까지 끝까지 다같이 응원하면서 기다리는 게 체육수업"이라고 설명했다.
▶장애인 유아체육의 중요성, 가맹시설 확대 기대
충남장애인체육회는 도내 육아종합지원센터와의 업무 협약을 통해 2012년부터 도내 장애전문 어린이집에 장애인 생활체육 지도자를 배치해 장애 영유아들에게 체육활동을 지원하는 '찾아가는 튼튼교실'을 운영해왔다. 홍성군장애인체육회는 2017년 개관한 장애인체육센터 내 유아체육실을 따로 만들고 지역 어린이집과 연계, 체육 프로그램을 이어왔다.
배병현 홍성군장애인체육회 시설운영팀장은 "생애주기별 체육 관점에서 장애인 유아체육은 사각지대다. 우리는 2012년 이후 줄곧 유아체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면서 "어린이집 졸업 후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이 이 센터에서 운동을 계속한다. 느티나무 어린이집 출신으로 충남장애인학생체전에 나간 수영선수도 있다. 홍성 출신 꿈나무는 단 한 명도 놓치지 않겠다는 자세로 장애 유아체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데이터 베이스도 구축하고 있다"며 남다른 사명감을 전했다. 배 팀장은 '장스강' 대상이 유아 연령까지 확대된 것을 반겼다. "지금까지 성인 위주로 선정된 '장스강'이 내년부터 유·청소년들까지 확대되면 공공, 민간체육시설에도 아이들을 위한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2018년 전국 최초로 충남장애영유아체육대회를 시작하는 등 '유아체육'에 진심인 충남장애인체육회 박종욱 대리 역시"충남은 지역이다 보니 서울 경기권 만큼 영유아를 위한 사설 스포츠시설이 많지 않고, 가맹시설 개소수도 부족하다. '장스강' 대상 확대를 통해 더 많은 시설과 프로그램이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생활체육부 김성건 담당은 '장스강' 가맹점 확대와 개선을 위한 계획을 전했다. "기존 혹은 잠재적 가맹점인 일반 체육시설의 경우, 장애인 지도에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 매년 우수가맹점 10개소를 선정해 좋은 사례를 공유하고, 신규 지도 매뉴얼 개발을 통해 진입장벽을 완화하는 한편 강좌의 질 제고를 위한 종목별 지도 참고서도 준비중이다.이용자 대상 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 '장스강'의 질을 계속 개선해나가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홍성(충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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