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전 축하’ … 밤하늘 수놓은 야외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남자의 클래식]

2023. 12. 2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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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마지막 날, 연말이 되면 전 세계 곳곳에선 다가올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성대한 카운트다운 이벤트가 열린다.

이날의 성대한 이벤트는 다름 아닌, 전쟁의 종식을 축하하기 위한 범국민적 잔치였다.

영국 왕 조지 2세는 이 전쟁의 종식을 성대하게 축하하기 위해 불꽃놀이를 열기로 했고, 이 국민적 이벤트를 한층 화려하게 펼치기 위해 헨델에게 특별한 음악을 작곡해 달라고 위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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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남자의 클래식 - 헨델 ‘왕궁의 불꽃놀이’
1749년 런던 그린파크서 초연
호른 등 100여 대 악기 총출동
인파· 마차로 도로 3시간 마비
초연 이후 총 5곡 모음곡 편곡
英 찰스 왕세자 결혼식서 연주

한 해의 마지막 날, 연말이 되면 전 세계 곳곳에선 다가올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성대한 카운트다운 이벤트가 열린다. 매년 살을 에는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많은 인파가 한데 모이는 이유는 새해를 향한 벅찬 희망을 모두 함께 나누기 위해서일 테다.

어떤 이들에겐 1년 중 가장 설레고 벅찬 시간, 그 하이라이트는 마침내 자정의 태양이 떠올라 새해를 밝히는 순간 펼쳐지는, 찬란하게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다.

지금으로부터 274년 전 봄, 영국에서도 성대한 불꽃놀이가 열렸다. 많은 시민은 국가적인 경사를 자축하기 위해 런던 그린파크에 모였고, 이 성대한 이벤트를 위해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음악까지 등장했다. 바로 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Music for the Royal Fireworks, HWV 351)’란 작품이다.

이날의 성대한 이벤트는 다름 아닌, 전쟁의 종식을 축하하기 위한 범국민적 잔치였다. 1740년 오스트리아의 황제 카를 6세의 서거로 상속권을 둘러싸고 이른바 오스트리아계승전쟁이 시작된다. 이 전쟁은 유럽의 열강인 프랑스, 스페인, 프러시아, 영국까지 얽혀 무려 8년이나 지속됐다. 1749년 마침내 ‘아헨 조약’으로 이 지리멸렬한 전쟁의 불씨는 꺼지게 되고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이 왕위를 계승하게 된다.

오스트리아계승전쟁의 승리에 영국 시민들이 축제를 벌였던 이유는 영국이 이 전쟁에서 오스트리아의 편에 서서 싸웠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전쟁의 승리는 영국의 승전이기도 했던 것이다.

영국 왕 조지 2세는 이 전쟁의 종식을 성대하게 축하하기 위해 불꽃놀이를 열기로 했고, 이 국민적 이벤트를 한층 화려하게 펼치기 위해 헨델에게 특별한 음악을 작곡해 달라고 위촉했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이 바로 헨델의 만년을 대표하는 관현악곡인 왕궁의 불꽃놀이다.

조지 2세는 자신이 직접 참관할 이 불꽃놀이에 각별한 관심을 뒀다. 헨델에겐 새로 만들어질 행사 음악에 특별한 지시사항을 일러두었는데, ‘전쟁의 종식과 승리를 축하하기 위한 군악용 악기를 반드시 사용하라는 것’이었다. 헨델은 왕의 요청에 따라 대표적인 군악대의 악기인 트럼펫 9개, 호른 9개, 팀파니 3개, 작은북 2개, 거기에 오보에 24개, 파곳 12개, 콘트라파고토 1개 등 총 57명의 연주자가 등장하는, 당시로선 상상하기 힘든 대규모의 관현악곡을 작곡한다.

하지만 헨델은 이에 만족하지 못했다. 야외에서 열리는 공연을 위해서 더구나 불꽃놀이와 함께 연주되기 위해선 더 큰 사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결국 헨델은 관악기 등의 악기를 별도로 추가해 100여 대 이상의 악기를 총출동시켰다.

이 범국민적 불꽃놀이를 향한 영국 시민들의 기대도 상당했다. 이벤트가 열리기 일주일 전 복스홀 가든에서 리허설이 열렸는데 이때 몰려든 시민의 숫자가 1만2000명에 달했고 본 이벤트인 불꽃놀이 날에는 몰려든 수많은 인파와 마차들로 런던의 도로가 3시간 동안 마비 상태였다고 한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 오늘의 추천곡 헨델 - ‘왕궁의 불꽃놀이’

1749년 4월 27일 런던 그린파크에서 초연됐다. 초연 이후 헨델은 현악기를 보강, 수정해 일반 연주를 위한 작품으로 서곡을 포함해 총 5곡의 모음곡으로 편곡했다. 1981년 지금의 영국 왕인 찰스 왕세자의 결혼식에서 연주되며 다시 한번 유명해지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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