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 CREATOR 202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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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가 오르면 전국 단위 뉴스가 되는 세상이 왔다. 아마추어 크리에이터부터 신동엽과 이소라까지 모두 유튜브에 뛰어들어 ‘크리에이터’가 된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세상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초등학생이 되고 싶어 하는 직업 4위가 유튜브 크리에이터고, 이미 박막례 할머니나 밀라논나 등 복수의 노인 인플루언서도 태어났다. 누군가에게는 처음 보는 사람이 누군가의 영웅일 확률이 점점 높아진다. 개념적인 메타버스는 유튜브 세상을 통해 이미 와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레나>는 몇 달의 계획 끝에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코리아와 함께 오늘날의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찾아나섰다. 스튜디오에서, 야외에서, 식당에서, 각자의 현장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났다. 이번에 만난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총 조회수를 합치면 2000만 명이 넘는다. 오늘날의 크리에이터 생태계가 어떻게 움직이며 어디로 나아가는지, 새로운 시대의 창작자들을 보며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01 2023년 초등학생 희망 직업
창작자(크리에이터)
02 하루 평균 1인 크리에이터 영상 시청 시간
만 15~40세, 900명 남녀 | 출처: 대학내일연구소 2021
평일 1.9시간
주말 2.5시간
03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
시간 단위: 억 분
출처: 와이즈 앱 2023 상반기
1.유튜브 917
2.카카오 347
3.네이버 226
4.인스타그램 147
04 한국인 중 유튜브 사용자 비율
한국인 5163만 명, 인구 출처: KOSIS(2022)
출처: 모바일인덱스(2023)
81% 4183만 명
01 | 김계란의 가면 속에 있는 것
피지컬갤러리 구독자 309만 명 ˚ 콘텐츠 1편 최다 조회수 1241만 회 (2023년 12월 16일 기준)
“솔직하게 말해서 이 일이 제일 재미있습니다.”
피지컬갤러리가 초창기에 확 뜬 게 미국 카이로프랙틱 유튜버 닥터 만델 더빙 콘텐츠였어요. 닥터 만델에게 메일을 보내 당신 영상 더빙을 해도 되겠냐고 허락을 받아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더빙을 할 때 “난 닥터 만델이야”라고 하기보다는 “빡빡이 아저씨야~” 식으로 재미있게 해봤습니다. 그때는 개그 더빙하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처음부터 얼굴을 가리려고 했던 게 아니었나요?
애초에 그런 목적은 없었어요. 빡빡이 아저씨라는 브랜드로 알려진 거죠. 그러다 닥터 만델에게 “이제 내 영상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는 메일이 왔어요. 빡빡이 아저씨로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데 어쩌지 하다 머리를 정말 밀 수는 없으니 차선책으로 특수 가면을 제작했습니다.
지금 이 귀 모양도 그럼 본인 귀 모양입니까?
다 제 본을 뜬 겁니다. (특수 제작본이) 한 20개 있을 겁니다. 한 번 만들 때 여러 개 찍어놔서요. 어찌 보면 저에게는 아이언맨 수트 같은 거죠.
얼굴에 땀이 난 적도 있습니까?
피부과에 들어가는 비용이 어마어마합니다. 캐릭터로 활동하며 얻는 이점도 많지만 감내해야 할 부분도 있어요. 가면 활동을 하고 건강이 굉장히 안 좋아졌습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옛날 가면은 가슴까지 가렸거든요. 한 번 쓰면 몇 시간 동안은 코가 아니라 입으로만 숨을 쉬면서 말하고 운동하며 영상을 찍다 보니 한 번 촬영하면 거의 탈진할 정도였어요.
아이언맨 수트의 버전이 업그레이드된 것처럼요?
마크 3가 된 것처럼 가면 길이가 점점 짧아져 이제는 목까지 왔습니다. 그래서 약간의 비강 호흡이 되는데, 그게 컨디션에 엄청나게 좋은 영향을 줍니다. 왜 이걸 몰랐을까 싶을 정도로 인생이 달라졌어요. 가슴까지 오는 가면은 하나에 1백만원이라 잘라볼 생각을 못했습니다.
듣기 쉬운 설명과 정확한 발음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평소에 발음 연습을 하셨습니까?
꽤 노력했습니다. 스피치에 관심이 많아서 소리를 빼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예전에는 목소리가 앞으로 뻗어나기지 않았는데(이선균 목소리와 비슷했어요) 연습을 많이 했죠(원래 목소리가 되었어요). 발음은 제가 경상도 사람이다 보니 서울말 연습하려고 지나가는 간판을 몇 시간 동안 계속 읽었어요. 그런 연습을 10년 넘게 했습니다.
자신의 인기 비결을 분석해보신 적도 있습니까?
최대한 최근 트렌드를 따라가려 하는 것. 건강 정보라는 건 다소 딱딱하잖아요. 근데 누구에게나 사실 필요한 정보입니다. 유행은 있지만 건강은 유행이 아니니까요. 평생 풀어야 할 숙제지만 공부하기는 너무 어렵고, 그렇다고 병원에 가면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다 보니까 보통 사람들은 의료 정보나 건강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아요. 그런 딱딱한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알려준 게 호응을 얻었다고 봅니다.
일로써 하면 약간 피로하지 않습니까?
솔직하게 말해서 이 일이 제일 재미있습니다.
운동은 어릴 때부터 좋아하셨어요?
어릴 때는 강력계 형사가 되고 싶었습니다만 애초에 몸에 관심이 많았어요. 운동을 하면 몸의 변화가 일어나죠. 운동만큼 몸의 변화가 빨리 일어나는 게 없습니다. 컨디션이 난조여도 러닝머신을 가볍게 5분만 뛰면 에너지가 확 올라오며 신진대사가 활성화되는 게 느껴집니다. 그러면서 운동중독이 되고, 어떻게 해야 운동을 더 잘할까 생각하며 그쪽 진로로 가게 돼요. 생리학적 공부를 하는 길이 대부분 그런 것 같아요.
<가짜사나이> 등에 출연하시며 김계란 님을 비롯한 전직 특수부대원들의 방송 출연이 활발해졌습니다.
그렇습니다. <가짜사나이> 이후로 <강철부대> 등에 많이 나왔으니까 그런 면에서는 좋아요. 군인 출신이 방송하는 걸 특수부대 이미지의 훼손이라며 안 좋게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미국 등 외국에서는 그런 군인 출신 유명인이 장르가 되었습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자 하는 분들께 드릴 현실적인 조언도 있습니까?
효율을 무조건 따졌으면 좋겠습니다. 유튜브의 노출도는 알고리즘에 따라 결정되는데, 알고리즘은 저희가 예측할 수 없어요. 내가 정말 공들여서 영상을 준비해 업로드했는데 그 시점에 인기 있는 영상들이 동시에 갑자기 여러 개가 올라와서 트래픽을 다 가져갈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힘들게 일하면 보상을 받고 싶어 하기 때문에 보상심리가 제대로 충족되지 않으면 빨리 지쳐버린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효율적으로 조금 더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요즘 시작하시는 분들은 최대한 힘을 빼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최대한 영상을 많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오히려 인기 영상 등을 많이 보면서 어떤 키워드에서 사람들이 반응하는지를 살피는 것도 필요해요. 제작 측면에서는 너무 공들이지 말고 일주일에 하나 만들 노동량으로 3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좋습니다.
훈장이나 국가 표창 같은 걸 받는 상황에서도 가면을 안 벗으실 겁니까?
그 훈장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뭔가를 내려놓으면 돌아오는 게 있어야 하니 그걸 저울질할 것 같아요. 가면이 그렇게 큰 신념은 아닙니다. 캐릭터를 유지하는 게 우선이어서 계속 벗지 않았던 거고, 이제는 이걸 벗어서 김계란이라는 캐릭터를 잃어버렸을 때의 단점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럴 뿐이지, ‘절대 벗지 말아야지’ 하는 건 아닙니다.
그럼 머리카락이 있습니까? 머리 길이까지는 안 여쭙겠습니다.
저는 머리카락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만은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친형은 탈모가 이미 중반부를 넘었고요. 아버지는 이미 탈모가 마무리됐습니다.
공혁준 씨와의 친분은 유명합니다. 유튜브 크리에이이터끼리 실제로 계속 친하게 지내십니까?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신종 직업, 신종 유명인이니 애환을 나누기도 용이하시겠습니다.
크리에이터끼리 취미별로 모임 단톡방이 따로 있습니다. 이 직업 자체가 정의 내릴 수 없잖아요. ‘팔로워 몇 명 이상, 구독자 몇 명 이상’도 아니고. 그러다 보니 애매모호한 직업이긴 합니다. 연예인도 그런 면이 있으니 그쪽 직업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는 정도로 생각합니다.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으십니까?
인류 최강의 대머리로.
김계란이 가장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 5
1 메타코미디클럽웃깁니다.
2 앤드류 휴버만
뇌과학자 유튜브. 최근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3 약사가 들려주는 약 이야기
‘약들약’님 채널 늘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4 사내뷰공업
개인적으로 보고 느끼는 게 많습니다.
5 빵빵이의 일상
천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02 | 히밥과 곱창 10m
히밥heebab 구독자 157만 명 ˚ 콘텐츠 1편 최다 조회수 875만 회
“임신부들이 입덧이 심할 때 제 영상으로 치유를 받았다고 들었어요.”
이곳에서 ‘곱창 챌린지’를 할 거라고 했다. 챌린지 내용은 곱창 10m 다 먹기. 곱창 1인분 양은 길이로 약 40cm쯤 된다고 곱창집 사장님이 말했다. 챌린지에 성공하면 곱창 가격이 무료에 100만원 식사권을 준다고 했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 곱창이 나왔다. 곱창이 너무 많이 담겨 있어서 프라이팬 가운데에 들어갈 부추무침과 김치를 얹을 수 없을 정도였다. 곱창을 얼마나 좋아하고 식사량이 얼마나 되든 저걸 다 먹을 수 있을까 싶었다.
히밥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그는 사장님에게 물었다. 시간 제한이 얼마인지. 오히려 곱창집 사장님이 움찔했다. 성공할 챌린지라 생각하지 않았는지 시간 제한을 정해두지 않은 것이었다. 즉석에서 제한 시간을 정했다. 1시간. 부엌에 있던 타이머를 가져와 히밥의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60분에 맞춰둔 타이머의 스위치를 눌렀다. 히밥이 곱창을 먹기 시작했다.
보통 곱창집의 곱창은 남자 손가락 기준 두 마디 정도, 약 5cm 전후로 잘라 먹는다. 히밥은 곱창을 손가락 하나 정도인 8~9cm로 잘라 떡꼬치 먹듯 두세 개씩 한 입에 먹었다. 계속 멈추지 않고. 내가 아는 곱창과 다른 건가 싶어 사장님이 옆 테이블에 만들어둔 시식용 곱창을 하나 먹어보았다. 쫄깃하고 기름진, 내가 아는 그 곱창 맞았다. 저 곱창을 저런 기세로 먹는다면 저건 별도의 재능이다. 강속구 투수의 어깨나 타고난 킥 능력 같은 별도의 소화기관이다. 히밥의 과식 먹방에는 감탄할 수밖에 없는 카리스마가 있었다. 그의 보스 분위기도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콘텐츠 분량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천천히 먹었다고 했다. 천천히 먹었다고 한 시간이 30분. 그는 30분 만에 곱창 40인분을 남김없이 먹었다. 느끼하니까 콜라 두 캔을 곁들여서. 우리 모두 그 자리에 입회자처럼 있었지만 히밥의 스태프를 제외한 우리 촬영팀과 식당 사장님은 보고도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히밥은 이날 <골 때리는 그녀들> 촬영이 있어서 바로 방송 촬영장에 간다고 했지만 집에 들른다는 것 같았다. 너무 빨리 먹어서 시간이 남은 것이었다. 그는 스케줄 때문에 가야 한다고 정중히 인사를 건넨 뒤 서면 답변을 보내왔다.
다양한 먹방 영상 중 히밥 님 채널의 특징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제가 대식가인 편이라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주는 것 같습니다. 메뉴도 다양하고요. 도전 먹방 신기록을 달성하는 모습에서 갈증 해소가 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팬이 있습니까?
초창기부터 어떤 팬은 제가 좋아하는 음료를 알아서 주기적으로 보내주세요. 어떤 사장님 팬은 코로나 때문에 힘들어서 가게를 접으려던 시기에 제 덕에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고 하셨어요. 제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셨던 게 기억에 남아요.
3년 전 인터뷰에서 구독자 10만 달성이 목표라고 하셨는데 이제 구독자 157만 명입니다. 앞으로도 목표가 있으신가요?
앞으로는 숫자에 연연하기보다는 좀 더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스스로를 미디어 기업 CEO라고 말씀하신 걸 봤습니다. 콘텐츠 제작 말고 어떤 일을 하시나요?
모든 일에 최종 결정을 합니다. 직원 관리와 스케줄 관리도 직접 하고요.
드신 음식도 많고, 언젠가 요식업을 해보고
싶다는 말씀도 했습니다. 어떤 요식업을 해보고 싶은가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정말 자신 있는 음식이 나타나면 그 음식으로 도전할 것 같아요. 아마 한식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생각해보지는 않았어요.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성공하시면 즐거운 일도 많지만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예상치 못한 일엔 어떻게 대처하십니까?
제가 늘 많이 먹을 거라 생각하시는지 식당 사장님께서 “이것밖에 안 드셨어요?”라고 하실 때가 있어요. 저는 그 자리가 3차였지만요.
모르시는 분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가끔 한잔하시고 아무 말 없이 다가오시는 분이 있는데 이미 영상통화를 걸어놓은 거예요. 영상통화를 해달라고 폰을 들이밀며 저를 강제로 바꿔주시는 거죠. 이것도 당황했지만 ‘저를 많이 좋아해주시는구나’라고 생각해서 감사했어요.
업무 스트레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푸세요?
저는 아무래도 먹는게 제일 큰 행복이라 먹을 걸 찾으러 밖으로 나가요.(웃음) 맥주 한 잔을 곁들일 때도 있고요. 맛있는 걸 먹다 보면 스트레스도 잊게 되더라고요.
히밥 님의 시청자는 누구일까요?
임신부들이 입덧이 심할 때 제 영상으로 치유를 받았다고 들었어요. 항암 치료를 하는 등 아프신 분들께서 대리만족으로도 많이 본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다이어터도 많이 보시고요.(웃음)
앞으로 더 만들어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습니까?
전국의 시장을 다니는 콘텐츠요. 어르신과 소통도 하고 시장도 홍보가 되도록요. 저만의 토크쇼 콘텐츠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유튜브를 만드는 사람들
1인 크리에이터는 말 그대로 혼자서 기획과 촬영, 편집과 업로드 스케줄을 모두 소화한다. 점차 채널이 성장하면서 크리에이터는 각 역할에 필요한 사람을 직접 고용하기도 하는데 PD와 매니저, 영상 편집자가 대표적이다. 크리에이터들이 생산하는 시장가치가 급진적으로 늘어나면서 이들을 지원, 관리하며 수익을 공유하는 MNC 사업도 등장했다.☞ 유튜브 편집자
유튜브에 업로드되는 촬영본을 편집하는 직업으로 유튜버의 편집 방식이나 톤앤매너를 이해하며 영상을 재치 있게 제작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각종 유행과 밈에 밝아야 하며 이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센스가 중요하다.
☞ 매니저
크리에이터 옆에서 스케줄을 조율하고, 홍보와 마케팅 등 매니지먼트 역할을 수행한다. 크리에이터의 1호 팬으로서 정신적 유대를 함께하며 그들이 언제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 콘텐츠 제작사
‘전과자’를 제작하는 ootb STUDIO와 ‘또간집’ ‘아침먹고가’를 제작하는 스튜디오 수제 등이 있다. 대표 출연자를 앞세워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며 TV 정규 방송처럼 지정된 날짜와 시간에 영상을 업로드한다.
☞ MCN 회사
Multi Channel Networks의 약자로 크리에이터에 초점을 맞춘 연예기획사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유튜브 채널의 컨설팅과 브랜딩, 기획과 제작에도 참여하며 행정, 법률, 홍보, 마케팅 등을 지원한다. 국내에는 DIA TV(CJ ENM), 샌드박스 등이 있다.
03 | 잉여맨은 여전히 즐겁다
잉여맨 유튜브 구독자 113만 명 ˚ 콘텐츠 1편 최다 조회수 811만 회
“처음에는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그냥 재미있어서 계속했던 거예요.”
당연하죠. 제가 게임 크리에이터가 된 것도 어렸을 때부터 워낙 게임을 좋아해서였어요. 지금도 녹화 마치고 영상 업로드하고 나면 남은 하루 대부분을 게임하는 데 써요.
촬영 시간 외에는 주로 어떤 게임 하세요?
요즘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 <로스트아크>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웃음)
게임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정말 많잖아요. 다른 채널과 비교했을 때 잉여맨만의 재미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유튜브 게임 채널 중에는 실력을 보여주는 크리에이터 비중이 상당히 높아요. 저는 게임 실력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거든요.(웃음) 그러다 보니 승패가 나뉘는 게임보다 무언가 창작할 수 있도록 자유도가 높은 게임을 예전부터 좋아했어요.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제가 어렸을 때 좋아하던 애니메이션 요소를 게임에서도 느끼길 바랐고요. 이를테면 <검정 고무신> <짱구는 못말려> <네모바지 스폰지밥> 등의 작품들이요. 그런 점에서 잉여맨 채널은 시트콤 같은 재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지난 8년 동안 유튜브에서 약 3000편의 콘텐츠를 선보이셨어요. 그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좀비:아포칼립스’를 가장 좋아합니다. 지금은 상황극 스토리를 팀원들과 함께 준비하는데, ‘좀비:아포칼립스’ 전에 7년 정도 혼자 스토리를 썼거든요. 그런데 아이디어가 더 이상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즈음 어떤 분이 아주 짧은 시놉시스로 아이디어를 주셨는데 그게 ‘좀비:아포칼립스’가 됐어요. 러닝타임 2시간짜리 영상을 만든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반응도 정말 좋았고, 출판사에서 먼저 연락하셔서 종이책으로도 발행하게 됐어요. 여러모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게 해준 작품이에요.
게임에서 새로운 공간과 스토리를 만드는 게 일이잖아요. 영화나 책도 자주 보시나요?
둘 다 자주 보는 편인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뮤지컬 관람이 도움이 되더라고요. 물리적으로는 한정되어 있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공간과 상황이 펼쳐지잖아요. 현장에서 배우들이 대사를 주고받고, 음악도 이야기 전개에 큰 몫을 하고요. 제가 만드는 콘텐츠와 비슷한 면이 있죠.
채널 상단에 적혀 있듯 ‘매일매일 영상을 올리고’ 계시죠. 휴일은 아예 없습니까?
정해진 휴일은 없습니다. 영상은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13개 정도 제작하고 있어요. 하루에 2편에서 많게는 3편까지 올리는데요.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여전히 콘텐츠 만드는 게 재미있고, 시청자 반응 보는 게 즐겁기 때문이죠.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직업 만족도를 별점으로 매기면 몇 점 정도 되나요?
다섯 개 만점 중에 네 개 정도? 별 하나가 빠진 건 아이디어가 안 나올 때는 정말 고통스럽거든요. 사람이 피폐해지더라고요. 소파에 앉아 있든 화장실에 있든 계속 다른 생각에 빠져 있어요. 그럼에도 만족도는 굉장히 높죠. 제가 19세부터 방송을 시작했으니까 크리에이터 일을 한 지도 10년이 넘었거든요. 아직도 재미있어요. 처음에는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그냥 재미있어서 계속했던 거예요. 지금은 책임감도 많이 느끼지만 여전히 7:3 정도로 재미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요.
말씀 주셨듯 게임 BJ로 크리에이터를 시작하셨죠. 라이브 방송을 다시 할 생각이 없다고 들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라이브 방송을 3년 넘게 하다 보니 조금 더 준비되고 정제된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즉흥성도 좋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에피소드가 되려면 그만큼 준비가 필요하니까요.
상황극을 함께하는 크루 멤버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세요?
일단 목소리가 좋은 분. 그리고 사석에서도 재미있게 대화할 수 있는 분. 이야기를 나눠보면 대충 느껴지잖아요. ‘아, 이 사람은 녹화를 할 때나 안 할 때나 가식없이 재미있는 사람이구나’ 하고요. 그런 생각이 들면 저도 마음 편하게 아이디어를 주고 받을 수 있고, 그런 편안함에서 재미있는 콘텐츠가 나온다고 생각해요.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분들이 많아요. 직접 채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게임 전문 채널만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게임 채널의 장점은 집에 컴퓨터 한 대, 마이크 한 대만 있으면 누구라도 당장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에요. 저는 유튜브 처음 시작할 때랑 지금이랑 장비가 바뀐 게 없어요. 진입장벽이 낮은 거죠. 단점이라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미 하고 있다는 거겠죠? 이 채널에서만 볼 수 있는, 혹은 이 채널이 정말 잘하는 차별점이 있어야 돼요. 저 역시 그걸 찾아 해내는 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에요.
시청자 중 70%가 구독자가 아니라고 밝히셨잖아요. 수익 면에서는 구독자와 시청자가 일치하는 편이 더 유리한가요?
유튜브 수익은 사실 구독자 수와 크게 상관이 없어요. 조회수가 잘 나와야 됩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구독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당장 영상을 안 보더라도, 구독자는 언젠가 한 번 들어오면 두 번, 세 번 시청할 수 있을 테니까요.
유튜브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저는 팀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지금 이대로가
너무 좋아요. 만일 제 채널이 인기 없어지면 이 친구들과도 함께 못 하잖아요. 아직도 잉여맨 채널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계시고 덕분에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하죠.
잉여맨이 가장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 5
1 MrBeast(미스터비스트) @MrBeast나사 엔지니어 출신의 크리에이터예요. 저희도 따라 하고 싶을 만큼 신선한 메이킹 소재를 정말 많이 소개합니다. 물리 법칙을 아이들도 알기 쉽고 재미있게 알려준다는 점에서 배울 점이 많은 채널입니다.
2 악어 유튜브 @acau
저처럼 마인크래프트를 주로 하는 크리에이터예요. 악어 유튜브 콘텐츠 중에는 한 편 만드는 데 1~2년씩 걸리는 작품도 있어요. 같은 일을 하는 입장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지 보이니까 더 대단하게 느껴져요.
3 빵빵이의 일상 @b2ang
언제 어디서든 아무 생각 없이 봐도 재미있어요. 저는 이상하게 빵빵이를 실제로 행동이나 말투까지 따라 하고 싶더라고요. 제가 알게 모르게 실제 성격이 빵빵이랑 닮은 구석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자꾸 찾게 되는 게 아닐까 싶네요.(웃음)
4 씨맥 @cvMaxTV
씨맥 채널에 ‘맥문철’ 시리즈가 있어요. 한문철 변호사님은 도로에서 사고 났을 때의 과실 비율을 알려주시잖아요. 맥문철 시리즈는 게임에서 누가 더 잘못했느냐를 따지거든요. 상당히 흥미진진합니다.
5 미남재형 @sigmajjj
원래도 즐겨 봤는데 결혼하고 나서 더 많이 보게 됐어요. 채널 소개 문구가 ‘미친완벽유부남’이잖아요. 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수많은 유부남이 공감하면서 보지 않을까요? 특히 쇼츠에서 보여주는 스토리 전개가 정말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04 | 사내뷰공업의 사회적 효능
사내뷰공업 beautyfool 구독자 102만 명 ˚ 콘텐츠 1편 최다 조회수 1082만 회
“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같은 메시지와 댓글을 주실 때 제일 뿌듯해요.”
저 혼자 출연하는 방식이다 보니 제가 제일 잘 나타낼 수 있는 걸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역시 제 경험을 가장 쉽게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고요. 대단한 분석이 선행되지는 않았어요.
인터뷰를 위해 이력을 찾아보며 뭘 해도 잘했을 분이라 생각했어요.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도 전액 장학금 받아 가시고, 열심히 살고 운동도 많이 하고. 왜 이 직업을 택하셨어요?
PD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고, 빨리 취업을 해야 해서 준비하다가 저희 회사 공고를 봤어요. (옆에 있는) 팀장님이 만드신 건데 엄청 웃겼어요. 공고가 너무 매력적이라 큰 고민 없이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지원했어요. 마침 PD를 뽑았는데, 제가 대학생 때도 혼자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거든요. 그래서 내가 한번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지원했다가 얼렁뚱땅 여기까지 왔어요.
사내뷰공업의 지속적인 성공을 가능하게 한 동기부여는 무엇이었어요?
저는 일을 할 때 먼 미래의 계획을 안 세우는 편이에요. ‘내가 살을 엄청 빼서 몸매가 엄청 좋아질 거야’가 아니라 ‘오늘 땀 흘려서 운동하고 샤워하고 맛있는 거 먹어야지’까지만 생각해요. 일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구독자 100만까지 키워서 돈 많이 벌어야지’가 아니라 ‘나는 매주 쇼츠를 3개 올린다’고 약속했으니 그걸 지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매일 쇼츠 제작에만 집중하다 보니 세계관도 생기고 광고도 들어오고, 그런 식으로 눈앞에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PD님과 팀장님 두 분께서 찍으시나요? 제작 효율이 상당히 좋네요.
다큐 같은 단편 콘텐츠는 아예 <인간극장> 형식을 차용하는 거라 일부러 카메라 한 대로만 찍어요. 예능 찍듯 할 때는 프로덕션 감독님들을 모아 진행하고요. 영상 품질을 높인다기보다는, 저희가 쓰는 형식에 맞게 제작비를 투입해요. ‘이 형식이다’라는 약속이 돼 있으면 그 형식으로 촬영하면 되니까요.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자 하시는 분들께 드릴 현실적인 조언이 있습니까?
이 채널을 시작한 지 2년이 다 되어가는데 도파민 중독이 엄청나요. 터지면 기분 좋은데 콘텐츠가 등락이 있잖아요. 결과가 안 좋으면 왜 이렇게 안 나오지 싶고. 개설한 지 2년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그런 게 있어요. 비우려고 해도 일주일에 세 번이나 조회수와 댓글로 평가를 받잖아요. 내가 노력한 결과물이 바로 평가받는 게 자주 반복되죠.
그렇지 않아도 콘텐츠의 결과가 숫자로 나타나는 일에 얼마나 초연해지셨는지 궁금했어요. 더 초연해지기 위한 정신 건강 수양법이 있으세요?
결과가 안 나왔을 때 곧바로 다음 콘텐츠를 준비해요. 한 번은 진짜 열심히 준비했고 돈도 좀 썼는데 생각보다 결과가 안 나왔어요. 그래서 좀 침울하다가 재빨리 다른 콘텐츠를 내서 좋은 반응을 이끌며 넘어갔어요. 이게 저처럼 쇼츠 위주로 제작하는 분들의 장점일 수도 있어요. 안 나와도 바로 다음 걸 또 내고, 그렇게 회복해서 금방 또 다음 거 내면 되니까. 영화처럼 긴 시간 투자하는 게 아니다 보니 그 같은 회복 탄력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장르 같아요.
소재는 어떻게 찾으세요? 처음에는 자기 경험이었다고 해도 이제는 취재를 하십니까?
아예 안 해본 건 지인한테 물어보거나 일단 무조건 검색을 해요. 그리고 제 영상에 댓글을 남겨주시는 분들 이야기를 봐요. 저는 커뮤니티에서 유명한 내용을 영상으로 만드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남들이 다 아는 거잖아요. 그래서 제 영상에 있는 사람들의 실화를 보고 그 경험을 영상으로 만들어요.
영상 모니터링도 하신다는 말씀이군요. 유튜브는 못된 댓글도 걱정인데, 그런 댓글에는 어떻게 대처하세요?
방법이 있어요. 업로드하자마자 댓글을 확인하면 이상한 댓글 필터링이 안 되니까 상처를 받을 수 있어요. 업로드하고 하루쯤 지나면 상위 댓글은 좋아요를 많이 받은 웃기거나 좋은 댓글이에요. 그래서 상위 20개 정도만 보면 대충 감이 와요. 그러면 상처 안 받을 수 있어요.
영상과는 별개로 운동을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창작 직군의 스트레스가 있을 텐데요, 운동이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되나요?
엄청 도움이 됩니다. 창작하시는 분들은 다 공감하시겠지만 퇴근해도 머리의 스위치가 꺼지지 않는 기분이잖아요. 계속 생각하게 되고. 그때 제가 하는 운동이 강도가 센데, 그러면 너무 힘드니까 생존에만 신경을 쓰게 돼요. 숨차니까. 그래서 운동을 하다 보면 그 생각의 스위치가 딱 꺼져요. 더 이상 일 생각이나 콘텐츠 생각을 안 하게 돼서 운동을 거의 매일 해요. 예전에는 고중량 운동을 했는데, 요즘에는 다칠까 봐 저중량 고반복을 하고 있어요.
실제 생활형 캐릭터로 유튜브 창작을 하시며 보람 있는 순간이 있었습니까?
제 생애주기를 주제로 영상을 많이 만들다 보니 학생 시절이나 알바 경험을 소재로 써요. 저랑 비슷한 상황에 처하신 분들께서 ‘언니나 누나 영상을 보고 내가 이런 힘든 일이 있었는데 잘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 혹은 ‘아니면 사람들 다 이렇게 사는구나,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같은 메시지와 댓글을 주실 때 제일 뿌듯해요.
모두가 스스로 편집할 수 있으니, 많은 젊은이들이 자기가 아닌 무언가가 되려 하잖아요. 무리해서 화려한 곳에 가거나, 사진을 위해 내 형편에 안 맞는 비싼 옷을 입거나, 카푸어가 되는 사람들이 있죠. PD님은 누군가 숨기고 싶어 할지도 모르는 모습을 드러내신 점이 너무 멋졌어요. 서울 출신이 아니라거나, 알바를 많이 하셨다거나 그런 것들이요. 있는 그대로의 내가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모습을 숨길 생각을 안하셨던 거죠?
저는 일단 수치심이 없어서 거기에 대해 딱히 창피함을 느끼지는 않아요. 그런데 사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약간은 느낀 적도 있었을 거예요. 그래서 이걸(사내뷰공업) 선례로 내 사진을 오픈해서 더 승승장구하면, 지금 힘든 처지에 계신 분도 ‘20대 초반 정은이도 저렇게 살았는데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라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해요.
유튜브 세계 성공의 상징, 골드 버튼
☞ 유튜브 크리에이터 어워즈(YouTube Creator Awards): 유튜브가 크리에이터에게 채널 성장과 책임감 있는 커뮤니티 구축에 쏟은 노력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구독자 수에 따라 각 버튼을 수상한다.실버: 채널 구독자 수가 10만 명 이상일 때 수여한다. 본인의 채널명이 각인된 액자와 유튜브 CEO 서명이 있는 편지를 받을 수 있다.
골드: 유튜버로서 성공의 상징이자 증표. 100만 명 이상 구독자를 보유하면 주어진다. 실버 버튼과 마찬가지로 유튜브 CEO의 편지를 동봉한다.
다이아: 구독자 수가 1000만 명 이상이면 받을 수 있다. 액자가 아닌 트로피 형식의 버튼을 수상한다. 더 정성스러운 버전의 CEO 편지와 전용 가방이 지급된다.
레드 다이아몬드: 유튜브 크리에이터 어워즈의 대상. 채널 구독자 수 1억 명을 달성할 때 수상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받은 사람은 없다.
☞ 유튜브 크리에이터 어워즈 배송이 불가능한 국가
러시아, 우크라이나, 북한, 이란 등.
05 | 요리용디의 주방
요리용디 Yori Yongd 구독자 174만 명 ˚ 콘텐츠 1편 최다 조회수 5128만 회
“패션만큼이나 SNS에서 유행하는 레시피도 빠르고 다양하게 변화해요.”
저희 콘텐츠의 목적은 딱 하나예요. 시청자를 만족시키는 것. 그게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영상을 보는 시청자가 행복해져야 저도 계속 콘텐츠를 만들 수 있잖아요. 시청자가 요리용디 채널에서 무엇을 보고 싶어 하는지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특히 숏폼 콘텐츠에서요. 많은 분들이 숏폼 콘텐츠를 보는 이유는 빠른 시간 안에 최대치의 행복을 충전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해요. 그 생각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요리하는 게 일이잖아요. 그래서 촬영장 밖에서는 어떤 음식을 가장 자주 사 먹고, 자주 요리해 드시는지 궁금하더라고요.
촬영할 때는 아무래도 고칼로리 음식을 많이 먹어요. 그러다 보니 평소에는 샐러드를 많이 사 먹습니다. 좋아해서는 아니고요.(웃음) 식단 관리를 하지 않으면 카메라 앞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어렵겠더라고요. 직접 해 먹을 때는 고기 요리 많이 합니다. 육류를 워낙 좋아해서 소고기 스테이크 자주 먹어요.
요리에도 트렌드가 있죠. 요즘 요리 유튜브 채널에서 특히 잘되는 소재가 있나요?
패션만큼이나 SNS에서 유행하는 레시피도 빠르고 다양하게 변화해요. 저희도 그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고 항상 연구하죠. 최근에 가장 뜨거웠던 트렌드는 탕후루였어요. 그전에는 로제 떡볶이, 마라탕이 꼭 다루어야 할 만큼 중요한 소재였고요.
요리용디 채널의 쇼츠 중 가장 많이 나온 조회수가 5116만 회더라고요. 1000만 조회수 쇼츠는 20편이 넘고요. 용디 님이 생각하는 ‘잘되는 쇼츠’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요리용디 채널의 전체 조회수 중 96% 이상은 국내 구독자들로부터 나와요. 그런 면에서 조회수 1000만 회가 넘는 콘텐츠들을 보고 있으면 때로 무섭다는 생각도 듭니다. 연령과 성별에 상관없이 온 국민이 보고 있는 셈이니까요. 시청자를 생각하는 저의 태도가 콘텐츠에 스며들어 있기 때문에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잘되는 쇼츠’에 공통점이 있다면요?
잘되는 쇼츠는 트렌드에 올라탄 콘텐츠라고 봅니다. 아무리 먹음직스러운 레시피라도 트렌드와 맞물리지 않으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는 어려워요. 시청자가 ‘나만 보기 아깝다’고 느끼면서 여기저기 퍼 날라야 1000만 조회수를 기록할 수 있거든요.
지금은 쇼츠로 유입되는 구독자 비중이 정말 크죠. 첫 영상을 올렸던 2020년과 비교했을 때, 요즘 더 신경 쓰는 점이 있나요?
말씀하셨듯 2020년과 비교하면 지금은 쇼츠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어요. 덕분에 영상 노출 범위도 엄청나게 넓어졌습니다. 제 콘텐츠가 시청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기 때문에 스스로 말과 행동을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누가 강조하지 않아도 자기검열이 엄격해지죠. 1인 미디어에서는 원하는 콘텐츠를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채널이 일정 규모 이상으로 커지면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브를 하다 보면 다른 분야에도 도전해보고 싶을 것 같아요. 용디 님처럼 서브 채널을 개설할 수도 있을 텐데 그로 인한 리스크는 없습니까?
채널 하나만 운영해도 리스크는 늘 있어요. 요리용디 채널은 개인이 아니라 회사 체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함께하는 크루들의 성장을 위해서도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해야만 합니다. 저희 팀은 새로운 시도 속에서 성장한다는 걸 경험으로 알기 때문에 회복 탄력성이 높다고 생각해요. 시청자의 니즈를 꾸준하게 잘 파악한다면, 몇 번의 실패를 겪더라도 결국에는 성공할 거라고 믿어요.
직장인이 그렇듯 크리에이터도 ‘그만하고 싶을 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용디 님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시청자가 행복을 느낄 때죠. 제 콘텐츠를 보고 우울함이 사라졌다든가, 슬픈 일이 있었는데 한바탕 웃었다는 댓글을 볼 때 정말 힘이 돼요. 두 번째는 함께하는 크루죠. 멤버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말 그대로 할 맛이 납니다.
직업으로서 크리에이터의 가장 큰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장점은 방송할 내용과 스케줄을 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월 단위로 촬영 스케줄을 미리미리 짜둬요. 월평균 20편 이상 콘텐츠를 만들기 때문에 스케줄이 상당히 빠듯해요. 하지만 다른 사람이 아닌 저 스스로 마감일을 정했기에 즐겁게 할 수 있어요. 단점은 휴가가 없다는 것입니다.
요리용디 채널의 최종 목표는 무엇입니까?
늘 제게는 최종 목표 대신 오늘의 목표만 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시청자를 만족시키는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해외 / 국내 개인 유튜버 구독자 수 TOP 5
해외: 1. MrBeast(2.18억 명):미국 국적의 지미 도널드슨이 운영하는 채널로 2021년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실제로 개최해 국내에서 화제를 모았다. 최근 아프리카에 우물 100개를 설치하는 등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챌린지 콘텐츠를 생산한다.
2. Kids Diana Show(1.17억 명)
3. PewDiePie(1.11억 명)
4. Like Nastya(1.11억 명)
5. Vlad and Niki(1.06억 명)
국내: 1. 김프로KIMPRO(2910만 명): 채널 개설 9개월 만에 국내 유튜브 쇼츠 크리에이터 최초로 1000만 구독자를 달성했다. 김동준과 사촌동생 유튜버 유백합이 함께 운영하는 채널로 그의 팀 멤버들과 익살스러운 쇼츠 콘텐츠를 생산한다.
2. BeatboxJCOP(2540만 명)
3. CuRe 구래(1830만 명)
4. Jane ASMR 제인(1780만 명)
5. JFlaMusic(1750만 명)
2023년 국내 최고 인기 동영상 TOP 3
1.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카리나 편’(1626만 조회수)
2. 딩고 뮤직 ‘킬링 보이스 악뮤(AKMU) 편’(1579만 조회수)
3. 뜬뜬 ‘설 연휴는 핑계고’(1013만 조회수)
06 | 노래하고 깨우치는 차다빈 차다빈은 뭐든지 혼자서 해낸다. 녹음부터 촬영, 편집, 기획까지. 막연히 노래가 좋아서 시작한 유튜브지만 이제 전 세계 542만 명이 지켜보는 크리에이터가 됐다. 그 과정 속에서 차다빈은 노래 잘하는 법보다 더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차다빈 Cha Dabin 구독자 542만 명 ˚ 콘텐츠 1편 최다 조회수 2.3억 회
“어떤 일이든 꾸준히 치열하게 하는 시기가 있어야 ‘떡상’이 오는 것 같아요.”
올해 6월에 구독자 100만을 넘겼는데, 현재 구독자가 542만 명입니다. 지난 6개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요?
저도 무슨 일인가 싶어요.(웃음) 채널을 2019년에 개설하고 실버 버튼(구독자 10만)을 2021년에 받았거든요. 그리고 올해 6월 골드 버튼(구독자 100만)을 받았어요. 돌이켜보면 그전까지는 그냥 노래만 했어요. 정체기가 길어지니까 새로운 걸 해봐야겠다 싶었죠.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자아를 받아들이면서 재미있는 게 만들어졌던 것 같아요.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자아라고 말씀하셨는데, ‘유튜브스러운 콘텐츠’는 무엇일까요?
콘텐츠 짠다고들 하잖아요. 초창기에는 사실 기획이라는 걸 거의 안 했거든요. 지금 유행하는 노래를 내 스타일대로 부르면 좋아해주겠지 생각했는 데 한계가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다국어로 노래를 부르거나, 화음을 넣거나 하는 식으로 기획하고 편집하면서 구독자가 빠르게 늘기 시작했어요.
녹음을 도와주는 엔지니어가 따로 없다 보니, ‘잘 녹음된 노래’를 고르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 같아요.
말씀하신 부분이 처음 유튜브를 할 때 가장 힘들었어요. 예전에는 30번씩 녹음하고 계속 반복해서 들었거든요. 결국 저한테만 들리는 차이더라고요. 누가 들어도 확실히 다른 변화를 주지 않는 한 큰 변화는 없다. 그런 마인드를 갖게 되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어요.
다빈 님께서는 가장 많은 외국어 댓글이 달리는 국내 유튜버 중 한 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구독자 비율은 어떻게 되나요?
안 그래도 조금 전에 찾아봤는데 한국이 7%. 나머지 93%는 외국 구독자예요. 10% 넘는 나라가 별로 없어요. 성비는 남자보다 여자가 조금 더 많습니다. 6:4 정도? 나이대는 10대부터 44세까지 나이대별로 20%씩 비슷해요.
정말 이곳은 의외다 했던 나라가 있나요?
인도하고 인도네시아요. 인도네시아가 구독자 비율이 특히 높아요. 거의 10% 되는데 한국보다도 높은 수치거든요. 인도도 7~8% 정도 돼요.
아무래도 인구가 많아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최근에는 미국도 구독자 수가 많아져서 8% 정도 차지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구독자가 많다는 점에서 나름 장점과 단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인구가 많다 보니까 구독자 상승세가 엄청 빠르다는 장점이 있죠. 해외 구독자를 타깃으로 한 국내 크리에이터 중에 금방 구독자 수가 100만을 달성하는 분들이 많아요. 단점은 소통이죠. 공연을 해볼까 생각 중인데 그럼 ‘어느 나라에서?’ ‘어느 나라부터?’ 하는 고민이 있어요. 단점이라기보다는 지금 제가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이죠.
흔히 유튜브는 꾸준히 영상을 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말은 쉽지만 대단히 어려운 일 같습니다.
처음에 유튜브는 운이라고 생각했어요. 비정기적으로라도 꾸준히 하면 언젠가 운이 터지겠지 했는데 안 터지더라고요.(웃음) 채널 만들고 1년 정도 지났을 때 국비 지원 학원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배웠어요. 대학교도 졸업했겠다 일단 먹고살아야 되니 취직 준비를 했죠. 막상 해보니 또 재미있더라고요. 꼭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이 일을 잘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당장은 내가 하고 싶은 걸 조금 더 해보자 했습니다. 대신 기간을 딱 6개월로 정했어요. 그때부터 유튜브를 진짜 열심히 했죠. 어떤 일이든 꾸준히 치열하게 하는 시기가 있어야 ‘떡상’이 오는 것 같아요.
뜬금없는 질문입니다만, 골드 버튼 받을 때 기분은 어떤가요?
골드 버튼을 받을 무렵에 구독자 수가 정말 빠르게 늘었어요. 제일 많이 늘었을 때가 하루 11만 명이었는데, 그때 악몽도 꿨어요. 자고 일어났는데 전산 오류로 구독자 수가 잘못 계산됐던 거죠.(웃음) 골드 버튼을 받고서 ‘아, 오류는 아닌가 보다’ 하고 안심했어요.
영상을 만들면서 이것만큼은 꼭 한다, 혹은 안 한다 하는 것이 있습니까?
같은 녹음과 촬영을 다섯 번 이상 하지 않는다. 일주일에 영상 5개 이상은 꼭 올린다. 과한 화장을 하지 않는다. 화장은 제가 귀찮기도 하고 한 번 그 영상이 잘되면 계속 화장을 해야 되니까요.(웃음)
선곡은 주로 어떤 기준으로 하는 편이세요?
최근에 들어서는 SNS에서 많이 들리는 곡을 최우선으로 해요. 그게 아니더라도 3초 정도만 들으면 전 세계 누구나 알 만한 메가 히트곡 위주로 하는 편입니다.
올해 7월에는 첫 싱글 ‘언록’을 발매하셨죠. 원래 가수로 활동했던 만큼, 커버곡이 아닌 내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갈증도 느낄 텐데요.
사실 골드 버튼을 받기 전까지는 그런 생각을 못 했어요. 매일 쇼츠 열심히 만들고 채널 빨리 키워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거든요. 그러다 구독자 수가 500만 정도 되니까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댓글에서도 다양한 언어로 ‘너의 음악을 듣고 싶다’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생겼거든요. ‘내 노래를 부르는 게 구독자를 즐겁게 하는 방법이 될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내년에는 한국에서부터 작은 공연을 시작해보려고 해요.
새로운 노래는 계속해서 나오지만, 콘텐츠로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고민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요즘 그런 고민을 정말 많이 하죠. 다음 단계를 밟아야겠다고 느끼니까 ‘공연이라도 해야 되나?’ ‘나 앨범 더 내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제가 지난달에는 영상을 기존보다 조금 덜 올렸거든요. 그 시간 동안 새로운 걸 준비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스트레스만 더 쌓였던 것 같아요. 새로운 콘텐츠라는 게 일주일 쉰다고 뚝딱 머릿속에서 나오지 않잖아요. 기존에 해오던 콘텐츠 양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시도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보고 싶어요.
차다빈이 가장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 5
1 빠니보틀 @PaniBottle, 곽튜브 @JBKWAK, 원지의 하루 @im1G
제가 완전 ‘집순이’거든요. 여행을 좋아하는데 막상 마음먹긴 힘들어서 대리 여행을 잘 떠나요. 그럴 때마다 <지구마불 세계여행> 나왔던 세 여행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정말 많이 봐요.
2 그랜트의 감성 @grantgamsung
거실 한쪽을 식물로 가득 채울 만큼 식물 키우는 걸 좋아해요. 그랜트의 감성은 설명도 좋지만, 정말 식물에 푹 빠져 있는 모습이 보기 좋죠. 영상 보면서 힐링도 하고, 새로 들여올 식물도 골라요.
3 프응TV @honeybeefather
동물을 너무 좋아해서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아르바이트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곤충사로 배정받았거든요. 원래 곤충이라면 기겁했는데 이제 벌까지는 괜찮아요. 프응TV에 나오는 벌들은 뭐랄까. 너무 귀여워요.
4 제이플라 @JFlaMusic
제이플라 채널을 보면서 처음 유튜브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유튜브의 장점은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을 내 팬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일 텐데, 그걸 혼자서 해낸 분이잖아요. 저도 그걸 해보고 싶었어요.
5 원정맨 @oxzung
제가 틱톡에 입문하는 계기가 된 크리에이터예요. 국내 개인 틱톡커 중에는 가장 팔로워 수가 많은 분인데, 유튜브에 올라오는 영상도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해서 저도 늘 참고하는 분입니다. 무엇보다 재미있어요.
Editor : 박찬용(기획총괄, 인터뷰), 주현욱(인터뷰) | Guest Editor : 강성엽(각 페이지 박스 기사, 인포그래픽 자료) | Photography : 신동훈(히밥, 요리용디, 잇섭, 잉여맨, 조원희, 김계란, 사내뷰공업, 차다빈, 긱블) 표기식(ODG, 노성율, 커버 이미지) | Graphic : 이주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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