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의 아이콘 이영애 vs 이영애
신비주의의 대명사 이영애가 완전히 달라졌다.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봄날은 간다’와 ‘대장금’ ‘친절한 금자씨’를 지나 파격 변신을 꾀했던 ‘구경이’와
최신작 ‘마에스트라’까지, 한눈에 보는 이영애 변천사.
데뷔 34년 차 이영애는 작정이라도 한 듯하다. tvN 새 드라마 '마에스트라’ 홍보에 열을 올리며 과거에 안녕을 고하는 중이다. 그도 그럴 만한 게, 2009년 결혼과 2011년 출산을 거치며 장시간 휴식기를 가진 이영애는 2017년 SBS '사임당 빛의 일기’로 복귀했지만 예전의 그 흥행보증수표가 아니었다. '사임당 빛의 일기’는 동시간대 드라마 절반도 안 되는 시청률로 초라한 종영을 했고, 관객 수 전국 64만 명에 그친 영화 '나를 찾아줘’와 1~2%대 시청률을 거둔 JTBC 드라마 '구경이’까지 줄줄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작품 고르는 안목과 연기력만은 여전했다. '친절한 금자씨’ 이후 14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인 '나를 찾아줘’는 이영애에게 제25회 춘사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경찰 출신의 은둔형외톨이 배역을 소화한 '구경이’를 통해서는 팬 아트를 선물하는 젊은 팬들이 생겼다. 특히 폐인처럼 사는 전직 형사 구경이를 연기하며 자신감을 얻은 게 큰 수확이었다. "SNS에서 팬들의 반응을 재미있게 찾아봤다"는 이영애는 "‘내가 다섯 살 때 '대장금’이 나왔는데, '구경이’로 이영애의 연기를 제대로 봤다’는 반응을 보고 정말 심쿵했다. 어떤 역할을 해도 자신 있게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작품 종영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구경이’로 미약하게나마 시동을 걸었다면 이제는 '마에스트라’ 속 비밀을 감춘 세계적인 지휘자 '차세음’으로 피치를 올려야 할 때다. "특정한 이미지나 상징적인 역할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 가늘더라도 길게 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이영애의 바람이 이뤄지려면 말이다. 워낙 출중한 이영애들이 많아 쉽진 않겠지만, 이영애는 과거의 이영애를 넘어서야 한다.
이영애가 넘어야 할 이영애의 순간들
"라면, 먹을래요?" | 봄날은 간다(2001) |
국민 배우와 한복 퀸의 시작 | 대장금(2003~2004) |
"너나 잘하세요" | 친절한 금자씨(2005) |
하지만 '친절한 금자씨’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은 탓일까. 이영애는 이후 작품 활동을 하지 않다가 돌연 20세 연상의 사업가와 결혼했다. 이에 대해 최근 패션지 '엘르’ 화보에서 "가정을 꾸린 뒤 다시 배우로서 나만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 속에 결정을 내렸다"며 "일이 좋아서 조금씩 그 시기를 미뤘다면 아마 지금과는 많은 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엄마와 아내 그리고 배우, 완벽한 삼박자 | 구경이(2021) |
‘강마에’를 잊게 할 '차마에’ 등장 | 마에스트라(2023~2024) |
#이영애 #마에스트라 #대장금 #여성동아
사진 출처 각 작품 홈페이지 및 SNS, 까르띠에, 리아네이처 SNS
윤혜진 프리랜서 기자
Copyright © 여성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