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불법 도용해 수조원 손해 입혀”... NYT, MS·오픈AI에 소송

11월 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OpenAI의 첫 번째 개발자 컨퍼런스에나온 샘 알트먼(왼쪽) OpenAI 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AP 연합뉴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선두 업체인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양사의 AI 챗봇을 훈련하는데 자사의 뉴스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하며 저작권이 침해했다는 것이다.

2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NYT는 이날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자사가 발행한 수백만 개의 기사가 오픈AI의 ‘챗GPT’와 MS의 ‘코파일럿’ 등 챗봇을 운련하는데 무단으로 사용됐다”며 “이들 기사는 연간 수억 달러를 써 고용한 기자 수천명이 작성한 작품으로, 오픈AI와 MS는 이를 허락 없이 사용하며 수십억 달러를 아끼는 효과를 얻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개발된 AI서비스는 타임스의 웹 자산으로 이동하는 트래픽을 빼앗으며, 회사의 광고와 구독 수익을 박탈한다”고도 했다.

12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타임스(NYT) 건물. 미국 뉴욕 남부 지방 법원에 따르면 뉴욕타임스는 저작권 침해 혐의로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를 고소했다./EPA 연합뉴스

NYT는 이날 “이번 소송은 미국 주요 언론사가 저작권과 관련된 문제로 주요 AI개발사를 고소한 첫 사례”라며 “지난 4월부터 수개월간 양사와 콘텐츠 계약에 대한 우호적 해결을 모색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소송에는 정확한 배상 규모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수십억 달러 규모의 법정 손해 및 실제 손해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명시했다”며 “배상과 함께 뉴욕타임스의 콘텐츠를 학습한 챗봇 모델과 데이터를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WSJ는 “이번 소송은 인터넷 경제를 두고 기술 기업과 미디어 기업이 수년 동안 벌여온 싸움에 새로운 전선을 열어준다”고 평가했다. AI훈련에 쓰이는 텍스트·이미지·동영상 등에 대한 정당한 사용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뉴스 산업 중 가장 큰 기업 중 하나가 AI기업들을 상대로 싸움에 나서며 업계에 힘을 보탰다는 것이다. NYT가 승소할 경우 수많은 미디어·출판사 등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들이 콘텐츠 사용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는 가운데, NYT를 따라 법정 싸움에 나서는 미디어 기업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