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휩쓸려 맨홀 빨려 들어가 숨진 남매…法 "구청이 16억원 배상"

김동현 2023. 12. 28.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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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중부지방 집중호우 당시 서울 강남역 일대 맨홀에 빠져 사망한 남매 사고와 관련, 서초구청이 유족에게 16억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33부(허준서 부장판사)는 해당 사고로 사망한 남매의 유족이 서초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총 16억4700여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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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지난해 8월 중부지방 집중호우 당시 서울 강남역 일대 맨홀에 빠져 사망한 남매 사고와 관련, 서초구청이 유족에게 16억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33부(허준서 부장판사)는 해당 사고로 사망한 남매의 유족이 서초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총 16억4700여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기습 폭우가 쏟아진 1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횡단보도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걸어가고 있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뉴시스]

남매 A씨와 B씨는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해 8월 8일 오후 10시 49분쯤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의 한 도로 맨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 실종됐다.

이들은 당시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폭우로 시동이 꺼지자 잠시 차에서 내려 대피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동생 A씨는 실종 이틀 만에, 누나 B씨는 실종 사흘 만에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6개월 뒤 남매의 유족들은 맨홀 관리 책임 소홀과 추락 방지 시설 미설치 등을 이유로 서초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구청은 '기록적 폭우'라는 천재지변 때문에 사고를 예측할 수 없었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빗물 역류로 인한 수압 등으로 맨홀 뚜껑이 열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 빗물이 역류하더라도 쉽게 뚜껑이 열리지 않도록 설치, 관리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중부지방 집중호우 당시 서울 강남역 일대 맨홀에 빠져 사망한 남매 사고와 관련, 서초구청이 유족에게 16억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중앙지법 전경. [사진=최란 기자]

이어 "과거 비가 더 적게 내렸을 때도 맨홀 뚜껑이 열렸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사고가 천재지변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맨홀 설치·관리의 하자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만큼 해당 도로의 관리청인 서초구는 피해자 유족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고인들은 사고 당시 폭우의 심각성을 충분히 알고 있었고, 도로에 빗물이 가득 차 있었던 만큼 상태를 주의 깊게 확인하고 건넜어야 했다"며 숨진 남매의 과실도 20% 있다고 판단해 최종 배상액을 책정했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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