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개봉無"…故 이선균 유작된 '탈출'→'행복의 나라'(종합) [단독]
[OSEN=김보라 기자] 배우 이선균의 사망 소식에 모두가 애도를 표하고 있는 가운데, 유작이 된 ‘탈출: PROJECT SILENCE’와 ‘행복의 나라’는 당초 내년에도 개봉할 예정이 없었다.
이선균이 캐스팅돼 이미 촬영을 마친 새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 ‘행복의 나라’는 당초 2024년 개봉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27일 OSEN 취재 결과 확인됐다.
한 관계자는 OSEN에 “추창민 감독님이 이선균 배우와 끝까지 함께 가겠다고 결정했고 내년엔 새 작품 ‘탁류’에 들어가야 해서 한동안 ‘행복의 나라’를 언제 개봉할지 논의하지 않을 거 같다”고 전했다.
먼저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 제공배급 NEW, 제작 파파스필름·오스카10스튜디오)는 대한민국 현대사를 뒤흔든 사건 속에 휘말린 한 군인(이선균 분)과 그를 살리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변호사(조정석 분)의 치열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선균은 군인 박태주 역을 맡았다.
또 다른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감독 김태곤, 제공배급 CJ ENM, 제작 블라드스튜디오·CJ ENM 스튜디오)는 한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붕괴 직전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그 안에 도사리고 있는 예기치 못한 위협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76회 칸영화제(2023) 비경쟁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진출해 개봉 전 해외 관객 및 평단을 먼저 만났다. 이선균은 공항대교에 갇힌 대통령 보좌관 차정원을 연기했다.
다만 이선균의 분량면에서 두 작품은 약간의 차이를 갖는다. ‘탈출’은 공항에서 딸을 배웅하던 청와대 직원 역할로 분해 극 전체를 책임졌고, ‘행복의 나라’는 변호사 정인후 역의 조정석 분량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 이에 ‘행복의 나라’ 측에서 편집이 논의되기도 했던 이유다.
이선균의 마약 투약 의혹 혐의가 처음 보도됐던 지난 10월 20일 두 작품 측은 “수사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전했던 바.
그러나 ‘탈출’은 이선균이 주연으로서 출연 분량이 많아 전면 편집은 물론이고, 다른 배우로 캐스팅해 재촬영 하는 것은 완전히 불가했다. 이에 “2024년 개봉은 염두하지 않았다”고 한다.
반면 ‘행복의 나라’는 상황이 달랐다. 수사 결과를 보고 논의를 해야 하는 것은 같았지만, ‘탈출’에 비해 이선균의 분량이 적어 다른 배우가 출연하는 안건도 검토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영화 관계자는 OSEN에 “‘행복의 나라’에서 이선균은 15회차 정도 촬영을 진행했다고 한다. (보통 주인공에 비해 회차가 적으니) 다른 배우를 투입하자는 얘기도 나온 것으로 안다”고 조심스럽게 귀띔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OSEN에 “15회차 분량보다는 약간 더 되는 것으로 안다. 근데 비중으로 따지자면 조정석이 맡은 캐릭터만큼 중요하다”며 “사실 11월 중순쯤? (이선균 대신) 다른 배우를 알아봐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배급사 측에서는 제작사 측의 의견에 동의하는데 내부적으로 배우를 바꿔서 찍는 방법도 알아 봐야 한다더라. 근데 그게 기술적인 부분이고 제작비가 추가로 더 들어가는 상황이어서 완전히 새롭게 다시 찍을 수는 없으니, 인공지능으로 얼굴만 바꾸어넣는 방법에 대한 제안도 여기저기서 받았다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행복의 나라’는 이선균이 다른 배우가 대체할 수 없는 좋은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에 출연자 교체 없이, 처음 촬영한 버전 그대로 마무리 짓는 것으로 확정했다.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행복의 나라’는 처음 찍은 대로 2024년 2월 말~3월까지 후반작업을 완전히 완성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더라. 배우 변경 없이 후반작업을 마무리 한다는 것”이라며 “일단 내년 3월까지 작품을 완성해 놓고 언제 개봉할지 그 이후에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24년은 아니”라고 밝혔다.
‘행복의 나라’가 2024년, 더 길게는 2025년까지 개봉 시기를 내다볼 수 없었던 또 다른 이유는 추창민 감독이 디즈니+ 새 드라마 ‘탁류’(극본 천성일)의 촬영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2024년 3월 말까지 ‘행복의 나라’ 후반작업을 마치고, 그 이후 신작의 촬영에 투입된다. 이에 “2024년으로 개봉을 결정할 수 없었다”는 전언이다.
이선균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등졌다. 2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시 와룡공원 인근에 세워둔 SUV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및 소방 당국에 따르면 발견 당시 의식이 없던 상태였으며 조수석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있었다.
이날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돼 죄송하다. 이선균 배우가 12월 27일 세상을 떠났다.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고 밝혔다.
이선균의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2월 29일 오전 0시다.
한편 이선균은 마약 투약 혐의로 세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마약 공급책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강남의 한 유흥업소 실장과 스캔들에 휘말렸다. 그러나 이선균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진행된 마약 정밀 검사에서 모두 ‘음성’ 결과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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